전문가 "우한 폐렴, 통제 불능 … 감염 규모, 사스 10배"
김윤구 특파원 / 2020-01-23
기사 원문
https://www.yna.co.kr/view/AKR20200123189300083
중국이,
23일,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를 전격적으로 봉쇄했지만,
이미,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한 전문가가 지적했다.
바이러스학 연구 분야 전문가로, 지난 21 ∼ 22일 우한을 방문했던,
관이 홍콩 대학 신흥 전염병 국가 중점 실험실 주임은,
우한 폐렴에 대해, "폭발하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 규명을 돕기 위해, 지난 21일 우한에 갔지만,
다음 날, 바로 돌아왔다.
그는,
이날, 차이신(財新) 인터뷰에서,
"나조차도, 탈영병이 되는 것을 택했다"면서, "극도의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통제 불능의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감염 규모는, 최종적으로 사스보다 10배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 주임은,
백전 노장인 자신은, 사스와 N5N1, 아프리카 돼지 열병 등을 겪었지만,
대부분은 통제 가능했다면서,
"이제까지 두려웠던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두렵다"라고 털어놨다.
이런 그의 말은,
우한을 직접 방문했던 전문가가 이제까지 내놓은, 가장 강력한 경고다.
그는,
봉쇄 조치가 너무 늦었다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최대 명절인 춘제( 春節 · 중국의 설 )를 앞두고,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21일, 자신이 우한에 왔을 때,
이미 거리에는 사람이 뚜렷이 줄었고, 춘제 대 이동은 막바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들이 고향에 돌아갈 때, 바이러스를 전국 각지로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17 ∼ 18일에 귀향길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잠복기를 고려하면,
오는 25 ∼ 26일 이후, 각지에서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관 주임은, 또,
우한 봉쇄 조치와 관련,
"이미, 황금 방역기는 놓쳤다"면서,
"결과에 대해선, 낙관적이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스와 비교하며 무력감과 두려움을 호소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스는,
감염자의 60 ~ 70%가 '슈퍼 전파자'들로부터 온 것이어서,
전파 사슬이 분명했으며, 슈퍼 전파자들을 접촉한 사람만 막으면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염원이 이미 넓게 퍼져, 역학 조사를 하기 어려워졌다.
아울러,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야생 동물을 도축해 판매한 화난(華南) 수산 도매 시장의 바닥이 씻겨져,
어느 야생 동물이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는지 알아내는 것이 어려워졌다면서,
"범죄 현장에서, 사건을 해결할 증거가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관 주임은, 보건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긴급 지시하고,
국가 위생 건강 위원회는, 법정 전염병 최고 수준인 갑(甲)류에 따른 조치를 하기로 했지만,
우한은, "방비되지 않은 도시"였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재래 시장의 위생 상태는 열악했고,
시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10%도 안 됐다.
공항에는, 단체로 관광을 떠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으며,
바닥은, 소독도 하지 않았고,
손 소독제가 비치된 곳은, 스타 벅스 뿐이었다.
또,
보안 검색 요원은, 허술한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상부에서, 이미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해서,
자신이 직접 준비한 마스크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전쟁 상태인데,
경보가 없어 사람들은 안심하고,
춘제를 보낼 준비만 하고 있고,
발병 상황에 대해, 완전히 무 감각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한이 9개 성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인 데다, 황금 방역기를 놓쳤고,
춘제 대 이동에, 당국의 부실 대응까지 더해지면서,
환자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국 내 확진자는 600명이 넘었으며,
이 가운데, 17명이 사망했다.
또, 해외에서도,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