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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20/2/12)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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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인스티즈


송재학,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홑치마 같은 풋잠에 기대었는데

치자향이 수로(水路)를 따라왔네

그는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무덤가 술패랭이 분홍색처럼

저녁의 입구를 휘파람으로 막아주네

결코 눈 뜨지 말라

지금 한쪽마저 봉인 되어 밝음과 어둠이 뒤섞이는 이 숲은

나비 떼 가득 찬 옛날이 틀림없으니

나비 날개의 무늬 따라 간다네

햇빛이 세운 기둥의 숫자만큼 미리 등불이 걸리네

눈뜨면 여느 나비와 다름없이

그는 소리 내지 않고도 운다네

그가 내 얼굴을 만질 때

나는 새순과 닮아서 그에게 발돋움하네

때로 뾰루지처럼 때로 갯버들처럼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인스티즈


양윤식, 가을에 보내는 편지

 

 

 

누이야, 이제야 내 집을 허물고

서까래를 태운다 얼핏 되돌아보면

한 번도 내 집이 아닌 것 같은

그저 숱한 바람과 날개들의 묘비명

캄캄한 날들을 탱탱하게 버텨주던 말씀들은

언뜻언뜻 꽃잎같은 침묵을 깨트리고

낯설지 않은 신음으로 뛰쳐나온다

누이야, 지금 내가 내 집을 태우는 것은

저 끝도 없는 하늘 공중에

나를 파종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한 걸음

또 한 걸음 불꽃을 안고

하지만, 어쩌면 좋으냐 누이야

종소리처럼 떠나지 못하는 내 발자국들은

아무리 태워도 태워지지 않으니

누이야, 부끄럽구나

정말 부끄럽구나 오늘 밤엔 꼭

어둠을 곱게 빗질하는 별빛에 허물어지는

맑은 귀뚜라미울음, 따라가 보련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인스티즈


문태준, 산 그림자와 나비

 

 

 

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왕성해지는

산 그림자의 내면을 나비가 폴락폴락 날고 있습니다

얇고 하얀 낱장을 넘깁니다

산은 창문 너비의 검은 커튼을 치고

나비는 쪽창 같은 하얀 깨꽃에 날개를 세워 접고 앉고

눈초리에

시린

모색(暮色)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인스티즈


조동례,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인 날

 

 

 

사랑노래 끝나기도 전에

이별노래 판치는 노래방에서

나는 사랑노래에도 아파서 울고

이별노래에도 아파서 울었다

 

걸리는 게 어디 한두 가지랴

사랑과 이별이 차고 이우느라

상처는 배경이 드러나지 않는 꽃이다

다가가도 아프고 다가와도 아픈 꽃

 

가만히 있는 너를 잘못 건드렸다 생아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여도

어둠을 배경으로 별이 뜨고

별을 배경으로 달은 살아 있더라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인스티즈


박영석, 둥글다는 것

 

 

 

전지되어 뭉툭한 사과나무에는 둥근 달이나 열려라

둥근 것은 얼마나 환하냐고

모서리를 버린 것들은 이렇게 환하다고

둥그렇게, 둥그렇게 열려라

 

웅크리고 앉아 먼 산 보는 노인의 등 같은 오랜 둥긂

보라 둥근 것은 얼마나 먼가

나무 아래 누워 나무로 돌아가고 있는 사과를 보면 알리라

껍질에서 씨방까지가 얼마나 먼지

씨방에서 씨앗까지는 또 얼마나 아득한지

그 모든 것들의 저녁은 얼마나 느리게 둥글리는지

 

둥글리면서 흐르는 개울물소리는 얼마나 쓸쓸한지

들판을 건너오는 저녁소의 울음소리

젖은 자갈돌이 몸 뒤집는 소리

파도가 붉은 해안선을 핥는 소리

목이 긴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가는 소리는

얼마나 멀고 둥그런지

 

발끝에 달빛을 매달고 동굴을 기어 나오는

등딱지가 검은 게의 연대기처럼

저기, 지층과 지층사이를 날아가는 새들의 둥근 길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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