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날을 셀 때 쓰는 단어가 '몇 일'이 아닌 '며칠'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수로 또는 무의식적으로도 '몇일'이라는 표기를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조금만 돌아다녀도 '몇일'이라고 표기한 글들이 많이 보이고,
어떨 때는 '며칠'보다 '몇일'이라고 표기한 글이 더 많이 보일 때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며칠'이 표준어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도대체 왜 '몇일'이 아니라 '며칠'인 것인가?
'몇 월'은 '몇 월'이면서 왜 '몇일'은 '며칠'이지??
(사실 몇 월은 한 단어도 아님)

국어사전을 찾아 보아도 '몇일'은 '며칠'의 잘못 표기라고 나와있다.
한글의 맞춤법은 '꽃잎'을 '꼰닙'이라 쓰지 않듯이, 뜻이 있는 단어 끼리 합쳐졌을 때엔 그 의미을 살려적는 분철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몇'과 '일'이 합쳐지면 '몇일'이 되는 것이 당연지사 아닌가?
일단 며칠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부터 보자.

국립국어원의 말은 즉슨 '며칠'의 어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써왔던 대로 '며칠'이라고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 양반들은 중요한 말은 하나 하는데,
만일 '며칠'의 어원이 '몇일' 이었다면 표준 발음법과 맞춤법에 따라 그 발음은 [며딜]이 되고, 표기 또한 '몇 일'이었을 것이다.
이는 '몇 월'을 [며 춸]이 아닌 [며 둴]이라고 발음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국립국어원도 '며칠'의 어원이 불분명하다고 하는 것이다.

자 그럼 왜 '몇일'이 아니라 '며칠'인가는 잘 알겠는데...
의문이 해결되자마자 다시 드는 또다른 의문이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며칠'의 어원은 무엇인가??
많은 국어학자들이 말하는 바로는
며칠은 '몇 + 일'이 아니라 '몇 + 흘' 이라는 것이다.

이는 생각보다 단순한 어원인데, 사흘 나흘 여흘 아흘 할 때 그 '흘'이다.
애당초 이 '흘'이라는 말도 순우리말로 날짜를 셀 때 사용하는 말이기에
사흘인지 나흘인지 등 정확하지 않은 날을 셀 때 '몇'과 +'흘'이 결합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결국 '몇 흘'은 '며츨'로 단어화가 되면서 자음동화가 일어났고
또다시 '츨 -> 칠'로 모음동화가 일어나 지금의 '며칠'이 되었다는 것이 유력한 설이다.
(국립국어원도 이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문헌에 정확히 적혀있지 않는 이상 그냥 어원이 불분명하다고 퉁치는 작자들이다.)

그럼 이만 마춤뻡빌런은 퇴장하면서 우리모두 '며칠' 더이상 헷갈리지 말아요
세줄 요약
1. 몇 일 X 며칠 O
2. 몇일이라 안쓰는 이유는 어원이 불분명해서
3. 며칠의 어원은 몇흘이라는 썰이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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