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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3840 출처
이 글은 4년 전 (2021/7/16) 게시물이에요

네가 낯설지 않아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좋아
내게서 너를 본떴거나
네게서 나를 훔쳐 왔다거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닮아 있어서,
너무 기쁜데,
이국적인 기분이 드는데,

너를 또는 나를 도대체 무엇을 사랑하는 게
이렇게 어둡고 숨 막히는 반짝임이었나,
우리는 골몰해 볼 필요가 있어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 인스티즈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빗소리가 뜨겁게 바닥을 달굴 때
물고기의 호흡법으로 간신히 생을 견디는 너와
부피도 없이 밀도만으로 살아남은 나를,
굳이 둘로 쪼개지 않아도 됨을 깨닫고,

나를 위로하기 위해
너를 내 풍경에 구겨 넣고,
나날이 낯빛이 흐려가는 카나리아처럼
우리는 우울한 식사를 하지​

“공기가 시들고 있어.”
“뭐가?”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 인스티즈

“우리가 불가능하다는 신호야.”​

함께일수록 서로를 칭할 말을 모르게 돼,
둘이어서 안되는 것이 불어날수록
깨끗한 환청이 매일 찾아와,
내 마음을 오려 교회에 숨겼지만
복사된 마음이 더욱 멀쩡히 살아 있고,
나부끼는 밤마다 너를 안았지만
차가운 네 빰이 말하고 있어

너의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 나의 끝,
나의 종말.​


/김하늘, 데칼코마니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 인스티즈

네가 아니면 나는 어쩌지
내가 아니면 너는 어쩌지
삶은 이렇게 간절한데
어떤 이름에 기대어야 하지
마음은 이토록 한순간에 무너지는데
영원같은 시간 동안 누구를 기다려야 하지
내가 아니면 너 홀로 어떻게 살지
네가 아니면 나 홀로 어떻게 죽지

​나는 꽃처럼 흔들리고 안개처럼 흐린데
너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지


/황경신, 네가 아니면 나는 어쩌지










너는 일생을 사랑하는 걸 취미로 삼는 사람이었다
본 영화도 읽은 책도 들은 음악도 많진 않았지만,
사랑만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했다
어느 날 고통에 못 이긴 듯 네가 중얼거렸다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 인스티즈

더 이상은 사랑하고 싶지 않아 병이야

그러나 내가 너의 병이 된 적은 없었다
너의 병이 나만은 비껴갔다
나는 이것을 두고두고 서운했다

/이희주, 환상통









입술이 겹쳐질 때마다 느껴, 이 관계가 나팔꽃처럼 시시해지지는 않을까 | 인스티즈

너의 예언으로
이 세계를 잃어버리고 싶어

벽들이 둘러진 이 미로에 마주서서
이름을 잃을 손목들이 짠 카펫을 펼치면 될까
벽이 가려지면 남겨진 정원이 열리고
네가 불러낸 예언들이 거기서 숲과 열매가 되어
서서 잠들어야 했던 시간을 향기롭게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잃어버린 세계로
너를 안아 가릴 수 있을까

밖이 어딘지 아는 예언이 숨은
숨쉬고 숨쉬어 엮는
한번은 손안에 있던 세계
펼치면 바람에 펄럭이는 잎들의 정원.


/김학중, 예언자 4












 

대표 사진
로날드 위즐리
미인들과 글의 조합이 휼륭.....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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