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곳 지구를 생각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마침내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작가의 말 중
최진영 소설
일주일
우리는 다른 교복을 입게 된다. 교복만으로, 우리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질 것이다. 어릴 때 우리는 일요일마다 비밀을 만들었다. 우리는 비슷한 이유로 웃고 겁내고 거짓말했다. 나는 우리가 멀어질까 봐 두려웠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고 어른들은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싶었다.
이혜미 시집
빛의 자격을 얻어
썰물 지는 파도에 발을 씻으며 먼 곳을 버리기로 했다. 사람은 빛에 물들고 색에 멍들지. 너는 닿을 수 없는 섬을 바라보는 사람처럼 미간을 좁히는구나.
수평선은 누군가 쓰다 펼쳐둔 일기장 같아. 빛이 닿아 뒷면의 글자들이 얼핏 비쳐 보이듯, 환한 꿈을 꺼내 밤을 비추면 숨겨두었던 약속들이 흘러나와 낯선 생이 문득 겹쳐온다고.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어쩌면 어떤 찰나들은 너무도 결정적인 동시에 사소해서, 눈치채지도 못한 사이 내 안쪽 어딘가에 박혀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 되었다는 것.
우리는 이런 우리가 되었다는 것.
혹은 되어버렸다는 것.
내가 그 찰나들을 붙잡아 기록해둔다면,
나의 소설 쓰기가 그런 작업이 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고고학자의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성냥불을 건네는 마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다른 소설들이 그러한 것처럼.
문진영 작가노트 중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천천히 뜯어보면 어떤 미움은 마치 실체 없는 거짓말인 것만 같아요. 이유 없는 미움에 맞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손수현
인생의 한조각 아름다운 순간들을 보면 애잔한 마음이 먼저 밀려옵니다. 우린 이렇게 사랑하고 웃고 그러다가 죽겠지. 헤어지겠지.
니키 리
이건 어느 날 언니가 내게 알려준 거야. 절망하되 증오하지 말고, 반성하되 자책하지 말라고.
유진목
급격히 추워진 날씨
책과 함께 따뜻하고 아늑하게 보내길 바라
모두 여성작가가 주축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