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싫어하는데...조카는 왜이리 예쁜걸까요
애들 싫어해요 부모한테 사랑 못받고 자라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없나봐요 애들 찡찡거리는 소리도 싫고 눈치없는것도 싫고 시끄럽고 말 많은것도 싫고 물론 그렇다고해서 애들을 괴롭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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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동생이 결혼하고 조카가 태어나면서
마음이 살짝 풀렸어요
나는 그저 예쁜 모습만 잠시 보다가는거니
그런거겠지 싶어서
애 낳을 생각은 꿈도 안꿨어요
그런데 작년에 동생 부부 대신에
조카랑 유치원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어요
제가 순간적으로 조카를 몸으로 끌어안아서
조카는 타박상만 입었고
저는 가벼운 뇌진탕에 갈비뼈가 부러졌죠
구급차는 왜그리 늦게 오는지
제 머리에선 피가 나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숨도 못쉴만큼
태어나 그런 고통은 첨일만큼 너무 아팠어요
그런데
무릎까져서 피 나는 조카를 보니
그게 더 걱정되는거에요
분명 조카는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그걸 알면서도
당장 움직이지도 못하는 내 상태보다도
조카가 걱정되는거에요
피는 내가 더 많이 흘리고 있는데도
조카 무릎까진게 더 마음이 아팠어요
사실 정신 잃고싶을만큼 너무 아팠는데
조카가 놀랐을까봐
구급차 올때까지
조카가 좋아하는 코코몽 노래 불러줬어요
지금 생각해도 제가 무슨 정신으로
버텼나 싶어요
병원에서 3개월간 누워있다가
퇴원한 뒤로 남편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딩크를 협의하고 결혼했지만
남편은 아이를 좋아하거든요
남편은 제가 아이를 워낙 싫어하니
그럼 우리 사이에 아이는 없어도 괜찮다 그런 마인드에요
조카가 예쁘면 내 아이는 더 예쁘게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그저 조카라서
단순히 나는 고모 입장이라 아이가 예쁜건지
어렵네요
아이 계획을 가지려고 해도
제 마음에 확신이 안서니 시도를 못하겠어요
참고로
올케가 조카 낳고 몸 상태가 안좋아져서
병원에 오래 있었는데
두어달을 저랑 엄마랑 24시간 내내 번갈아가며
조카 케어 한적 있어요
그때는 힘들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올케는 아파서 누워있고
동생은 병원비도 그렇고 돈 벌어야하니 일하러 가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여서
조카를 키웠는데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그냥 저도 모르게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고 있는.....
하루하루 커가는 조카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그런 예쁜 아이를 보고 있으니
내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