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oser Hemio · Dream (Ambient Piano Solo)
170308 푸른 밤 종현입니다.
공간이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의 위, 아래, 양 옆. 그리고 내가 발을 대고 서 있는 땅바닥.
모든 것은 공간을 이루는 요소가 된다.
물리적으로 그 공간을 이루는 것들.
예를 들어, 홀로 누워 있던 나의 방.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크게는 교실, 학원, 회사, 어떤 거리,
어떤 도시, 어떤 나라, 어떤 행성.
물리적 공간은 참 정직하다.
언제나 눈과 귀, 온 몸으로 느껴지고
변화는 감각을 통해 바로 보고되니까.
그렇다면, 공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무엇일까?
곰곰히, 그리고 차분히 생각해보니 공간은
내 모든 감각을 통해 인지되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심리적 범위였다.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난 언제나 같은 방, 같은 침대,
같은 향을 맡고 누워있었지만,
언제는 후회와 슬픔의 눈물로,
언제는 기쁨과 환희의 여운으로 그 공간을 채웠다.
한때는 외국의 호텔에서, 처음 본 그 도시의 야경에서,
나의 추억들이 불려 나와 홀로 누워도
전혀 춥거나 외롭지 않았고,
그 이불의 까슬거림이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변했다.
아직도 그 호텔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 순간, 그 공간을 채웠던 모든 것들을 기억한다.
경험상 물리적 공간은 날 지배하지 못한다.
하지만 심리적 공간은 나의 모든 것은 지배한다.
처음 라디오를 시작했을 때
어떠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당신이 물리적으로 어떤 공간에 있건,
함께 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그곳은 누군가가
그리고 내가 쉴 수 있는 곳이길 바랐다.
내가, 그리고 그 누군가가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을때,
혹은 쓰러졌을 때
서로의 등을 쓸어주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3년.
나에게 이 공간은 엄청난 세계가 되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알려줬고,
나도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을 털어놨다.
공간이란 참 묘하다. 앞으로도 난 12시가 되면,
그리고 2시까지 누군가와 함께 그 공간에 있겠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공간을 키워나가겠지.
어찌하면 좋을까, 이리 커진 나의 공간을.
쏜살보다 빠르게 지나가버린 나의 3년은,
내 인생에 엄청난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공간은 나에게 소속감과 동질감을 주었고,
우리는 함께라고 믿게 해 주었다. 아니,
함께있었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 공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12시가 아닌 다른 시간에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물리적인 것들은 우리의 공간에
아무렴, 상관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한다.
나와 당신의 공간 푸른밤이,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곳이길.
함께 한 기억들이 추억으로 살아나 당신을 안아주길.
오늘, 나의 상태메시지는,
"우리의 공간을 만드는 데 함께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 DJ 종현.
제가 이 글을 준비하면서,
이제 3주년 전부터 이제 준비를 해왔으니까.
참 이 글을 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근데.. 그 중에서 가장 선택하기가,
그리고 쓰기가 어려웠던 문장이
그리고 제 마음이 가장 많이 담겼던 어떤 그 문장이..
음.. '어찌하면 좋을까 이리 커진 나의 공간을'
이라는 문장이었거든요.
너무너무 사랑하고 너무너무 아끼고
너무너무 좋아하는 무언가가 나에게 생겼을 때
어.... 안절부절 못하고..
어떻게 아껴줘야 될지 몰라서
되게 당황한 적이 있잖아요 우리는.
푸른밤이 참 저한테 그런 존재가 돼버려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참.. 이 콘솔을 잡고 있는다는게 이렇게 무거운 일이었군요.
지금 부스 안에 제가 혼자 있는데요,
어... 그.. 하루의 끝 끝나고 노래를 들려드리고
마이크를 올려야 되는데 참...
제 오른쪽에 모니터가 있습니다.
모니터에는 노래가 몇 초 남았는지를
알려주는.. 칸들이 있는데요...
참..
안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이 노래가.
시작이 있으면 항상 끝이 있는 거겠죠?
노래를 소개해 드렸던 것처럼,
Silje Nergaard의
Based On A Thousand True Stories를 들려드렸고,
그 노래가 끝나고 제가 마이크를 올려야 했던 것처럼...
음.. 제가 전해드려야 될 얘기가 한 가지 있는데요...
제가 이제... 여러가지 이유로.. 푸른밤에서...
잠시 물리적으로 여러분과 떨어져야 될 것 같다는...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한테 가장 먼저 말씀드려야 되는게
맞다고 생각을 했구요,
'최대한 빨리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
라고 계속 좀 초조해하고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어... 계속해서 저는 이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같이 만든 어떤 심리적 공간에서 함께 있을 거고,
앞으로도.. 같이 있을거예요.
네... 날짜를 알려드려야겠죠.
4월 2일까지
제가 푸른밤을 함께하게 될 것 같구요, 물리적으로요.
그 이후에는 이제... 음...
저의 심리적 공간에서
같이 지내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 죄송해요... 이.. 제가 참...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겠다고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스케줄적인 것도 그렇고 저의 여러가지 컨디션도 그렇고...
더 서로에게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점이 있을 거라고 전 믿습니다.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것처럼,
DJ로서 이 자리에 있는 어떤
마음가짐같은 것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잘 생각해서, 그리고 더,
지금도 너무너무 부족한 사람이지만,
더 완벽하게 준비를 해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전 분명히 돌아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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