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축제 시작도 안했는데"…쓰레기로 몸살난 한강공원
"이게 많다고요? (웃음)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27일 오전 8시30분쯤. 소운섭 서울한강공원 사업본부 여의도지구 청소반장은 집게로 쓰레기를 줍느라 허리를 펴지도 않은 채 이같이 말했다.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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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쓰레기통 아닌 '음식물' 쓰레기통 내부)
소씨는 "어제도 밤 11시까지 야간 근무를 했는데, 그래도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오늘 아침엔 5시에 출근했다"며 "지금 있는 인력으론 너무 부족해서 당장 이번 주말에는 외부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청소 작업자들은 바람에 휘날리는 물티슈와 휴지들을 붙잡으러 이곳저곳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먹다 남은 음식물은 고개를 뒤로 한껏 젖혀서 하나하나 정리했다. 공원 테이블 위에는 먹고 남은 라면 찌꺼기와 치킨 등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떡볶이 포장 용기를 아예 뒤집어서 잔디밭 위에 음식물을 버리고 간 경우도 있었다. 작업자는 잔디밭에 묻은 떡볶이 국물을 집게로 한참 긁어댔지만 이미 말라 버린 상태였다. 비둘기들은 그 옆에서 5~6마리씩 떼로 모여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들을 주워 먹었다.
청소 작업자 김모씨는 "바로 옆에 대형 쓰레기통이 있는데 왜 여기에 버리고 가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실제로 잔디밭 바로 옆에는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할 수 있는 대형 쓰레기통이 있었지만 시민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듯했다.
음식물 쓰레기 통이 있다고 해도 이 역시 관리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소 반장이 음식물 쓰레기통을 열자 핫팩 봉투, 라면 용기, 나무젓가락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쓰레기통 안에 손을 깊숙이 넣고 일일이 포장 용기들을 하나씩 꺼냈다. 그는 "왜 생활 쓰레기들을 음식물 통에 버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조금만 신경 써주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귀찮아서 안 하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