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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치누아 아체베

나이지리아의 작가로, '아프리카 문학의 창시자'로 불릴 만큼 아프리카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였다. 그의 대표작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Thing fall apart)는 노벨 연구소 선정 세계 100대 소설이자, 가장 많이 읽혀진 아프리카 소설이었다.

아체베가 1959년에 출간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Things Fall apart)는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에 대한 받아치기였다.

어둠의 심연은 아프리카인을 강가에서 껑충거리며 뛰고 있는 야만인으로 묘사했는데, 이에 대해 아체베는 어둠의 심연이 아프리카에 ‘타자의 세계’라는 이미지를 투영시켜 유럽의 반대 이미지, 즉 반문명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고 비판한다.

후일 아체베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콘래드를 “철저한 인종차별주의자”라 평하며, 유럽인의 시각이 아닌 아프리카인의 시각으로 나이지리아를 묘사하기 위해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집필했음을 밝힌다. 덧붙여 이 책은 한 때 식민지 교육을 받은 엘리트로서 백인들을 추종하고, 아프리카인을 미개하다고 생각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속죄였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아프리카의 탈식민지적 견해를 조성하는데 치누아 아체베만큼 중요한 인물이 없었다. 그를 대표하는 작품,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전통적인 아프리카를 무너뜨리는 유럽 제국주의의 파괴적인 측면을 다루고, 인터넷에 아체베를 검색해봐도 대체로 반식민주의적인 내용 뿐이다.

실제로 오랜 경력 내내 아체베는 식민주의에 비판적이었다. 그의 1974년 에세이 '식민지주의 비평'은 ​​유럽 작가, 특히 영국의 유명 작가 콘래드가 약탈과 예속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를 표현한다고 비난했다. 그 후 아체베는 영국 작가 아이리스 안드레스키를 두고, 영국이 아프리카 여성을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견해에 대해 비난했다.

1988년 아체베는 '식민주의는 전체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라고 인터뷰했고, 식민주의가 아프리카의 자치와 전통을 파괴했다는 그의 견해는 2003년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즉 아체베는 생애 전반에 걸쳐 식민주의의 불법성, 폭력성과 그로 말미암은 아프리카의 무력함을 고발했고 그로 인해 아프리카의 반식민적 관점의 원천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그러나 반식민주의적 견해 만큼이나 아체베는 평생 동안 식민주의의 정치적, 사회적 결과에 대해 다양한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실제로 영국 교육을 받고 자란 아체베의 영국의 교육, 문화, 문학, 행정에 대한 사랑은 뚜렷했다.

대표적인 반식민적 작품으로 알려진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전통 문화가 유럽식민주의적 관점과 달리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서구의 것보다 낫다는 관점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미신적인 토속 신앙에 의문을 갖는 등장 인물도 나오고, 알려진 것처럼 결코 아프리카만의 민족주의만을 주장한 작품은 아니었다.

나이지리아의 탈식민 시대가 길어질수록 아체베는 독립 나이지리아의 대조점으로서 식민 시대를 더 자주 언급했다. 1966년과 1967년의 인터뷰이다.

"나는 식민지 시대에 아프리카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건 헛소리죠.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두 문화가 만나면 옛 문화의 최악의 요소 중 일부는 그대로 유지되고 새 문화의 최악의 요소가 추가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모든 사회는 성장해야 하며, 각자의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아체베의 삶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식민지 시대의 혜택을 상기시켰다. 그의 작품을 나이지리아의 이그보어로 출판하려는 노력은 이그보어 독자, 편집자, 출판사의 부재로 좌절됐고 서양 대학들이 아체베에게 명예 학위를 수여하는 동안 나이지리아 라고스 주립 대학에서는 다른 부족들의 반대로 학위 수여조차 취소됐다.

1990년대에 아체베는 나이지리아 부족의 격렬한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나이지리아로 갔다가 형편 없는 도로 상태로 교통 사고를 당했는데 영국문화원의 도움으로 영국 병원에서 치료받아 재활할 수 있었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1960년 10월 1일(독립기념일)을 기억할 만큼 나이가 많은 나이지리아인이라면, 누구라도 외국 통치로부터 자유의 여명을 알리는 숭고하고 강렬했던 희망과 낙관주의를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 당시 자주 여행을 했고, 특히 나이지리아인으로서 새롭고 흥미로운 녹색 여권을 가지게 된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기억합니다.

오늘날 나이지리아는 절망적입니다. 경제는 엉망입니다. 범죄는 만연합니다. 우리 사법부는 엉터리죠. 우리 대학은 무너졌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기본적인 시설도 약품도 없습니다.

한 때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던 사람들은 몇 년 만에 가난과 수치심에 빠졌습니다. 우리의 최고의 수재들은 캐나다에서 캄보디아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수의 해외 생활을 찾고 있습니다. 후회의 장황은 끝이 없습니다." (1993년 10월 1일 인터뷰)

요컨대 반식민주의적 사상이 그토록 경멸했던 서구의 시스템, 제도, 조직이 아체베를 인정하고 생명을 구했지만, 탈식민지 기간 동안 나이지리아는 아체베에게 끊임없는 좌절과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경험이 전환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1992년 그는 영국 대학에서 강의하며 나이지리아의 식민 관료들을 마치 '위대한 인간들의 이야기'로 묘사했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그런 한편 그는 죽기 6개월 전에 출판한 자신의 마지막 작품, '나라가 있었다'(There was a country)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라가 있었다'의 내용은 대체로 개인의 전쟁 회고록이지만 나이지리아의 역사와 국가 및 민족으로서의 약점에 대한 더 긴 묵상이기도 하다. 놀라운 점은 반식민주의의 원천이라던 아체베가 삶의 마지막 장에서 나이지리아가 취약한 이유는 영국으로부터 물려받은 식민지 유산을 너무 많이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체베는 아프리카 문제에서 반식민적 사고의 패러다임적 지위와 이것이 국가 건설과 국가 정체성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예상치 못한 교훈을 제공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일단 백인들만 축출하면, 나이지리아가 더 빠르게 움직일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큰 착각이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잘 나가는 나라들은 식민주의자들이 오래 머문 나라들입니다." (나이지리아의 독립운동가인 앤서니 애나호로의 아들이 한 말)

독립을 얻은 아프리카인들은 일단 독립만 하면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다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 정치적 무질서나 억압, 경제적 빈곤, 사회적 불평등, 문화적 예속 같은 모든 문제들을 다 식민 통치의 결과로 보았기 때문이다.

삶의 마지막 장에서 아체베는 식민주의가 아프리카 사회의 힘을 약화시킨 방식을 비난하면서도, 아프리카가 다시 힘을 얻으려면 식민주의 시대에 실행되었던 교육, 행정, ​​사회 등 많은 형태의 통치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달리 말하면, 아체베는 아프리카인들이 아프리카 국가 역량에서 식민지 유산 자체의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물론 이 작품에서도 그의 반식민주의적 견해는 드러난다. 아프리카를 향한 유럽의 쟁탈전은 아프리카 전통 사회의 폭력을 가져와 취약한 현대 국가를 초래했다는 것이고, 나이지리아의 민주주의는 태동부터 영국에 의해 조직된 선거로 삐걱거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식민주의의 긍정적인 유산을 여러 차례 서술한다.

"나는 식민지 교육 인프라가 근면과 높은 성취를 장려하는 시기에 자랐고 우리 가족과 지역사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이 모든 흥분에 둘러싸여 영국인들이 나를 위해 사방에서 놀라운 일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대학 건설을 포함해서 말이죠!"

"1940년대부터 나이지리아의 변화 속도는 놀라웠습니다. 나는 단지 마을이 도시로 변하는 발전 속도나 전기나 수돗물, 교통 수단과 같은 현대적인 편의 시설의 도래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유적으로나 말 그대로 우리가 새로운 시대가 동 트는 새벽에 서 있다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아체베는 '나이지리아의 가능성은 끝이 없었다'고 느꼈던 것을 회상한다. 자유로운 운명에 대한 확신, 더 나은 삶의 약속에 대한 압도적인 흥분.. 아체베가 기억하는 나이지리아는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곳이 아니었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사진은 영국 식민지 시대 당시의 라고스 대학.

"영국인들은 나이지리아 식민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통치했습니다. 국가 운영 방법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춘 매우 유능한 정부가 있었습니다. 이는 영국이 나이지리아에서만 달성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인도와 호주에서 더 큰 규모로 이를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인은 이를 유능하게 통치하고 수행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나는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영국 식민지가 어느 정도 전문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성장해 온 영국 시스템에 대해 엄청난 확신과 믿음을 갖고 있었고, 영국 제도에 대해서도 큰 확신과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이 보낸 곳으로 도착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우편물 도난, 변조 또는 문서 분실은 전례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늘날 [나이지리아에서는] 중요한 자료를 해외로든 국내로든 우편으로 보내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뚜렷한 질서가 있었습니다. 납치나 무장 강도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지 않았습니다."

탈식민주의 나이지리아 작가가 식민주의의 유산을 긍정하다- 치누아 아체베 | 인스티즈

또한 아체베는 영국 식민지에 형성된 '통일된 나이지리아'에 긍정적인 견해를 표현했다. 니제르 하류 유역에서 국가와 공동체 형성을 장기간 지도하려는 영국의 식민지 계획은 급한 '민족 해방'보다 현대화를 향한 더 실행 가능한 경로였다는 것이다.

위대한 탈식민주의 작가에 의한 식민 시대의 재평가는 모순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탈식민지 나이지리아가 탈식민지화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식민 시대로의 회귀를 위한 아체베가 긍정하는 것은 식민 통치 자체가 아니라 질서 있는 공동체를 어느 정도 보장하는 통치 형태에 대한 것이다. 그가 회복하고자 하는 국가 중 하나는 거주 가능한 공동체로서의 식민지 민족 형성이었다.

치누아 아체베는 독립 당시 버려진 식민지 유산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최종적으로 확언한 이 작품을 끝으로, 6개월 후 생을 마감한다.

아체베는 이 마지막 작품에서 식민주의 유산의 복잡성을 표현하려는 일생의 시도의 순환을 완성했다.

한 때 영국 교육을 받은 엘리트 중 한 사람이었던 아체베는 1975년에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 대해 '나의 과거에 대한 속죄 행위'라고 말했다. 그 작품에서 그는 청년 시절 자발적인 자기 식민지화에 대한 속죄를 하고 있었다. '나라가 있었다'를 통해 아체베는 정반대되는 속죄 행위를 수행한다.

이제 그는 50년간의 반식민적 선동과 아마도 식민지화되지 않은 나이지리아인의 현실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속죄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아체베는 반식민주의를 식민주의의 미덕을 피하고, 악덕만을 키우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아체베는 식민주의의 복잡한 유산과 식민주의가 없었다면 뒤따랐을 반사실적 문제 사이에서 고뇌하며 평생을 씨름했다.

그의 주장이 맞냐 틀리냐와 관계 없이, 식민주의에 대한 그의 견해가 얼마나 미묘했는지와 관계없이, 식민 시대와 탈식민 시대를 모두 경험한 지식인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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