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데뷔, 첫 작품…. 뭐든 처음은 어렵다. 두렵고 부담감도 크다.
심지어, 꼬리표까지 붙었다. '장다아'라는 이름보다 '장원영 언니'로 불렸다.
"장원영의 배우 버전? (작품을 보고 나니) 배우 장다아로만 보인다."(시청자 반응 中)
그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스스로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데뷔작 '피라미드 게임'에서 열연으로 입증했다. 대중의 색안경을 벗게 만들었다.
장다아는 "사실 처음에는 장원영의 언니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숨길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다. 제가 할 일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점차 자리 잡다 보면, 제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가 점점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꾸준히 노력하려고요."(이하 장다아)
'디스패치'가 신인 배우 장다아(본명 장진영)의 이야기를 들었다.
◆ "오래된 꿈"
장다아의 전공은 무용이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이화여대(체육과학부)를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진짜 '꿈'을 고민했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다. "초등학생 때 노트를 봤다. 마지막 문장이 '배우가 되고 싶다'였다. 혼자 대사를 외워 연기하고 촬영하는 게 취미일 정도였다"고 전했다.
"고등학교에 가서 제 마음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어요. 진지하게 고민했죠. '연기 아니면 안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장다아는 "학창시절, 후회가 남지 않도록 시간을 보내는 게 목표였다. 진로 변경에 대한 후회는 당연히 없다. 더 빨리 연기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먼저 데뷔한 동생의 조언은 없었을까. "장원영과 (일적인) 피드백은 전혀 없다. 현실 자매다. 각자의 영역에서 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연기에 대한 제 오랜 꿈을 잘 알고 있다. 방영 전부터 저보다 더 기대하며 기다렸다. 본방사수하며 응원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쟁취해낸 주인공"
'피라미드 게임'은 교내 서열 전쟁을 그린다. 학생들이 스스로 계급(A~F 등급)을 매긴다.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학폭에 빠져든다.
백하린이 주인공이다. 학급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절대 권력자다. 웃는 얼굴의 사이코패스다. 장다아는 2번의 오디션을 거쳐 백하린 역을 쟁취했다.
그는 "(주연) 부담감은 책임감으로 바뀌었다. 백하린 역을 맡은 뒤 치열하게 지냈다. 집착하는 수준으로 캐릭터를 공부하고 분석했다"고 떠올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욕망을 숨긴, 이중적 얼굴을 제대로 그려냈다. 분노는 눈 밑 작은 떨림으로만 표현했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었다.
장다아는 레퍼런스를 찾지 않았다. "누군가의 연기를 (따라)하는 것은 억지스럽거나 이질감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 부분을 경계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저 사람이 된다면 어떨까?' 사이코적인 면모를 상상하며 찍었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촬영장도 배움터"
첫 작품에 대한 기억은 어떨까. "현장이 처음이다 보니 연기는 물론이고, 카메라 앞에서 기술적 테크닉이 부족할까 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짚었다.
감독을 수시로 찾아갔다. 현장에서도 조언을 구했다. 장다아는 "감독, 출연 배우들이 친절히 답변해 줬다. 쉬는 시간에도 조언을 들었다"고 알렸다.
그는 "눈치껏 해보려 했지만 (신인이라) 답답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감독님들이 편하게 할 수 있게 기다려주고, 이끌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백)하린아 이렇게 몸을 풀고 들어가자", "이번 제스처 정말 좋았어"
장다아는 스태프들의 멘트를 그대로 기억했다. "디테일한 제스처, 이동 동선 등도 배웠다. 제 연기 인생에 밑바탕이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 "톤과 표정에 포커싱을 맞췄다. 일상에서 나오는 행동, 유연함이 굳었던 것 같다. 몸 연기가 (살짝) 아쉽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평가보다 객관적 지표를 봤어요. 그 부분을 보완해야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검토하고 고쳐나가는 배우가 되어야겠다 다짐했죠."
◆ "식지 않을 열정"
'피라미드 게임'은 해외에서도 제대로 터졌다. BBC를 비롯, 글로벌 평점 사이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는 평을 얻었다.
장다아는 "생각지도 못했다. 호평을 받아서 다행이고 뿌듯했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고생한 부분에 대해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웃었다.
다만, 들뜨지 않았다. "운이 주어지더라도, 기회를 잡을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놓친다는 걸 안다. 더 냉정해지고,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양한 얼굴로 보여지기를 소망했다. "여러 장르와 인물을 (소화)해보고 싶다. 하지만 제가 잘 어울린다고 느껴도 보는 입장에선 아닐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청자의 눈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려 한다. 만약 캐릭터가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계속 새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알렸다.
"무용할 때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사랑하면, 어려움을 행복하게 극복해 내더라고요. 연기하면서도 난관에 부딪히겠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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