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950107ll조회 3436l

섭섭함의 고리 끊기 | 인스티즈


일상 중에 오고가는 감정들 중 우리를 우울의 늪에 빠뜨리는 감정 중 하나가 ‘섭섭함’이다. 섭섭함은 분노나 슬픔이나 죄책감 만큼 커다란 무게로 마음을 압도하지는 않지만, 찰싹거리는 파도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평온한 마음을 흔드는 불편한 감정이다. 상담을 청할 만큼 심각한 감정은 아니지만 상담 중 내담자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듣는 감정 중 하나다.

화가 크게 나는 것도 아니고 죽도록 미운 것도 아니지만 계속 마음에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불편한 감정이 섭섭함이다.

스쳐가는 가벼운 섭섭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쌓아둔 해묵은 섭섭함은 한번쯤 분명 짚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섭섭함이 문제가 되는 건 추측과 상상이 더해지면서 머릿속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쓰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쯤 되면 처음 섭섭함을 느끼게 한 정황과는 상관없이 혼자 쓴 오해와 추측의 스토리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분노와 우울증으로까지 발전되곤 한다.



‘섭섭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기대에 어그러져 마음이 서운하거나 아쉽고 불만스럽다’ 이다. 섭섭함에는 항상 그 마음을 일으킨 대상이 있고, 그 대상에 대해 내가 품기 시작한 ‘기대’가 있다. 상대가 없이 스스로 섭섭한 경우는 없고,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마음이 섭섭한 경우 또한 없다.

어떤 이는 “전 진짜 기대가 전혀 없었어요”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이 섭섭했다면 거기에는 분명 의식하지 못한, 아니면 드러내기에는 너무 유치하고 창피해서 눌러놓은 무의식적 기대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섭섭한 마음은 그날의 컨디션과 자신의 심리상태가 얼마나 건강하고 성숙한가에 따라 두가지 방향으로 흘러간다. 첫째는 섭섭함을 느끼게 한 그 사람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추측하고 확대해석한 후, 스스로를 사랑받지 못한 존재로 느끼고 거부나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섭섭함을 토로하는 내담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하나도 안 도와주니 섭섭하죠. 날 싫어하는가 봐요” “생일인데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죠? 너무 섭섭해요. 사랑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죠.” “어떻게 키웠는데 … 고맙다는 표현도 없으니 섭섭하죠.”섭섭함의 연결고리가 이쯤에서 끝나면 그래도 다행이다. 더 심화되면 그 화살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의 옹졸함과 성격을 비난하면서 자괴감과 죄책감의 고리로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특히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일어나는데 처음의 소소한 섭섭함에 자괴감과 죄책감까지 얹어져 우울증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둘째는 “참 섭섭하네”하고 느껴지는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한 다음, 후에 따라오는 슬픔이나 미움 등 이차적인 감정들을 확인하고 마음속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섭섭함에는 ‘어그러진 기대’가 숨어있다고 하니, 혹시 나의 기대가 상대에게 적합한 기대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감정을 가라앉힌 후 상대의 입장에 한번 서보는 것이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과 처한 상황이 다르니,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의 전환을 연습하는 것이다.

가끔씩 섭섭함이란 불청객이 찾아올 때 두가지 중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나의 선택임을 기억하자.






한국일보 2015/08.05
모니카 이 심리 상담사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150817/935875




p,br,body,table,td,input,form,textarea {color:#212121; font-family: 'Nanum Myeongjo', serif;}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믿거나 말거나 출산율 나락가는 이유246 멍ㅇ멍이 소리06.08 15:0297782 1
이슈·소식 현재 반응 안좋은 마포구 경의선숲길 미감..jpg157 우우아아06.08 17:06103223 0
유머·감동 제자에게 케이크 선물받은 선생님 신고한 디씨인164 311095_return06.08 23:1458081 7
유머·감동 현재 반응터진 지구멸망 직전의 인터넷 모습 예상.jpg321 우우아아06.08 15:1185152
유머·감동 꽤 흔한 똥팬티 고민104 He06.08 14:4878342 2
'더 지니어스' 정종연 PD의 새로운 예능25 가나슈케이크 06.05 21:04 19329 3
치타짤에서 제일 열심히 웃는데 존재감 없는애2 원 + 원 06.05 20:57 2231 0
언론 장악 꼭대기엔 윤석열 대통령1 311324_return 06.05 20:49 2124 2
잠들기 전 세상 귀찮은 일들.jpg1 색지 06.05 20:43 2678 0
비엘 보다가 빡친 간호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73 JOSHUA95 06.05 20:43 55589 5
찰떡아이스 안에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jpg 태래래래 06.05 20:37 1119 1
정답률 15%라는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영어 문제11 대며ㅅ 06.05 20:25 3992 0
또 약을 거하게 한 KBS교향악단1 솔의눈아침햇 06.05 20:18 1959 0
[충주더비] 내가 '충주의 王'이 될 상인가?👑 | 덜 지니어스2 EP.6 4차원삘남 06.05 20:12 392 0
'맥주 축하주' 돌린 윤 대통령 "지나간 건 잊고 한몸 되자"2 세상에 잘생긴 06.05 20:12 1546 0
헛소리하는 사람들한테는 헛소리로 대답하는 게 좋네..11 류준열 강다니 06.05 20:12 10064 7
취향따라 갈린다는 호그와트 마술사 그랑프리 대전.ytb 치킨업고뛰어 06.05 20:12 682 0
동해 유전이 사실일 경우 일어나게 될 일14 어른들아이들 06.05 20:10 22419 2
무도가요제 보는데 지디형돈 너무,, 찐이다. 지디가 정형돈을 너무 좋아함4 킹s맨 06.05 20:10 2174 1
컴활 2급 후려치기 심하다고 생각하는 달글20 06.05 20:09 10690 2
해장하려고 컵라면에 물 부어놨는데.jpg5 장미장미 06.05 20:09 5825 0
이 언니 누군지 아는지 모르는지 투표해보는 글1 218023_return 06.05 20:08 1497 0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최애맛은?2 자컨내놔 06.05 20:07 720 0
의의로 덜 알려진 세종대왕님의 능력 중 하나2 오이카와 토비 06.05 20:07 1267 1
강풍으로 인해 공중에 날아다니는 창문 청소부들15 311341_return 06.05 20:06 15440 0
전체 인기글 l 안내
6/9 8:22 ~ 6/9 8:2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