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패딩조끼ll조회 3996l 1






스물셋에 죽고자 했으나 책을 내게 되어 다행이다.


죽은 사람의 글은 더 꼼꼼하게 읽힌다. 특히 그의 일생과 관련하여.
내가 죽어도, 내가 살아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내 글을 대충 읽어주면 좋겠다. 다음 작업을 기대해주면 좋겠다.
반대로 내가 살아 있을 땐, 죽은 사람처럼 나를 꼼꼼히 읽어주면 좋겠다. 이 사람이 어째서 죽게 되었는지, 이 사람이 죽기 전에 무엇을 썼는지,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그 이야기 속에서 화자는 분노하고 절망한다. 울고 소리친다. 무기력해하고 죽으려한다. 엉망진창이다. 삶이 그러하듯이. 이제야 나는 비로소 이야기 속으로, 삶 속으로 나다니는 법을 알았다.
아직 죽지 말아야겠다.


지금 엄마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과 더불어 나에 대한 배신감으로 연락을 하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 엄마가 나의 이야기를 이해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나의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라는 것을.


죽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에서 생겨나 어디로 흘러가지? 나는 항상 죽고 싶다.
엄마는 내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죽고 싶다는 말과 같을까?
가족과 제대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날이 언젠가 오게 될까?
아빠는 엄마와 오빠와 나를 때리고.
엄마는 오빠와 나를 때리던.
그 시간들을 각자의 입장에서 이해할 날이.
장도리를 든 아빠와, 구석에 몰린 엄마와
문틈 사이로 그걸 지켜보다가
잠들었던 나를,
이해하게 될 날이.
침대에 가만히 앉아 그 시간을 떠올리면
고여 있는 마음이 점점 썩어가는 게 느껴진다.
죽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어딘가로 흘러가는 날이 언젠가 오게 될까?


집으로 돌아가면 약 먹고 푹 자야지, 푹 자고 일어나서 씩씩하게 살아야지, 다짐했다.


나는 잘 살고 싶었다.


나는 이제 가족을 생각하면
이전만큼 아프지 않다.



작년에 요절한 시인이 쓴 에세이 읽는데 눈물난다 | 인스티즈


작년에 요절한 시인이 쓴 에세이 읽는데 눈물난다 | 인스티즈
추천  1


 
아직 죽지 말아야 겠다 잘 살고 싶었다......삶에 대한 의지와 미련이 덕지덕지 묻은 글이라 읽으면서 속상하다...어떻게 돌아가셨든 고작 1년 사이에 무슨일이 었었던건지 속상하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8일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오은영도 표정관리 못한 이번주 도벽 금쪽이.JPG (혈압주의)304 우우아아11:5483852 21
유머·감동 32살인데 비행기 타본적 없대.jpg183 담한별12:5551862 1
유머·감동 공능제인지 아닌지 논란이 되었던 카톡 답장155 돛다10:4272860 2
정보·기타 전세 관련 핫플간 유투버 달씨 사과문190 더보이즈 상13:1167161 2
유머·감동 50대 아저씨들 도넛 주면 먹나???109 임팩트FBI11:0366532 6
김태호 pd 새예능 예고속 박명수1 색지 17:57 2592 1
코첼라 이후 케이팝 최초 마와진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된 에이티즈 에이티니니니 17:43 874 0
진짜 올해 받은 카톡중에 제일 소름끼침.twt30 담한별 17:35 19092 4
너네가 보기엔 한국인 근본음식 뭐같음?1 수인분당선 17:35 1414 0
재밌게 본 팬픽 명대사 말하고가는 달글 ㅜ1 옹뇸뇸뇸 17:32 1269 0
수리기사님이 강아지 짖는소리 듣고 "아 저 강아지 좋아하는데" 이러시길래 방에서 강..6 태래래래 17:32 10312 1
목에 물혹생겨 컴백 스케줄 다 취소한 연예인.jpg WD40 17:31 3572 2
차은우 인스타 업뎃(feat.로버트 패틴슨) 둔둔단세 17:31 1087 1
이 시간에 딱 좋은 부대찌개.gif1 중 천러 17:31 1050 0
하나님 만나고 41킬로 뺐어 t0ninam 17:19 2971 0
사촌동생이랑 챌린지 찍은 나연1 콘콘 17:16 1706 1
기이한 증언으로 미국에서 밈으로 유명해진 탈북자6 NUEST-W 17:01 10923 1
Red Velvet 레드벨벳 'Cosmic' MV Teaser1 꾸쭈꾸쭈 17:01 495 1
대구 수형당 시그니처 능금빵(사과빵).twt5 알라뷰석매튜 17:01 6666 0
환자앞에서 웃음참느라 힘든 의사3 짱진스 17:01 8110 1
[네이트판] 계산적인 친구 손절하려구요 +추가 쿵쾅맨 17:00 5531 0
런쥔 관련 SM 공식입장 전문31 세기말 16:55 13824 0
당신은 당신의 닉네임에 의하여 죽게 됩니다2 311328_return 16:52 689 0
바닥에 똥이 있고 로봇청소기는 그걸 봤고...7 장미장미 16:44 8390 1
요즘 중고딩들이 쓰면 왕따 당한다는 SNS33 한국은 10년안 16:27 3517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