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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좀 봤다는 여시들은 한 번쯤은 이런 생각 해 봤을거야.

"주인공은 옷만 갈아입었을 뿐인데 주변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이유는 뭘까?"

아무리 봐도 옷만 바뀌고 얼굴은 안 바뀌는데 말이지.....

역시 그건가.... 안면인식장애....
이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설명 할 수 있을까?
사실 나는 문과라서 과학적으로 설명 못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과 여시들이 설명해주라. 잠은 자지 말고.
과학적 설명대신 비슷한 이야기 하나 들고왔음.
1906년의 어느 날.

당대 유럽에서 한창 센터를 달리는 나라 프로이센에서 일어난 일이었음.
프로이센의 한 육군 소대가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이었음.
군기가 바싹 들어있는 군인들 앞에 한 명의 군 장교가 나타났음.

"소대 주목!"
군기가 잘 들어있는 군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민첨하게 정렬했음.
대위 옷을 입은 군 장교가 말했음.
"지금부터 소대는 특별 임무를 수행한다. 본관의 지시에 따르도록."
대위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서 움직였고 갑작스런 명령을 받은 소대는 아무런 말 없이 그 뒤를 따랐음.
난생 처음 보는 대위였고 임무의 내용도 몰랐지만 까라면 까는게 군대의 법칙이니 그냥 하라는 대로 따른 것이었음.
일행은 오후 1시가 지나서 쾨페니크에 도착했음.
대위와 소대는 망설임없이 시청으로 향했음.
대위는 몇 병사들에게 시청의 비상구와 입구를 지키라고 명령을 내리고는 그대로 시장실로 돌격했음.

대위 : 시장각하, 체포하겠습니다.

시장 : 내가 잘못한게 뭔데 체포를 해요?

대위 : 공금횡령.
대위는 단호한 태도로 시장과 재무 담당자를 체포하고, 역시 단호한 태도로 금고에 있는 4천 마르크를 압수해갔음.
할 일을 마친 대위는 시장과 재무 담당자를 위병소에 감금하라고 지시한 뒤, 병사들에게 교통비와 특별 수당으로 맥주와 소시지를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주고 사라졌음.
그리고 대위가 사라지고 몇 시간 뒤,
대위가 사기꾼이었다는 것이 드러남.

뭐 대충 이런 느낌의 사건이었음.
저지르지도 않은 횡령사건으로 체포 된 시장은 몹시 빡쳤고
조용한 도시였던 쾨페니크는 뒤집어졌음.
경찰은 바로 수사에 착수해 목격자들의 증언을 수집했음.
대충 이런 진술들이 쏟아졌음.
[가짜 대위의 인상착의]
- 대충 30대 정도로 보임.
- 키가 큰 편
- 제복 간지 스고이...!
경찰은 이런 진술들을 토대로 현상수배서를 만들어 붙였지만 수사의 진전이 없었음.
그리고 사건 발생 9일째, 뜻밖의 증언이 입수되었음.
증인 자신이 형무소에 있을 적에, 이번 사건과 똑같은 줄거리의 연극을 해 보고 싶다고 하던 동료 수감자가 있었다는 증언이었음.
경찰은 사건발생 10일째에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음.
빌헬름 보이크트라는
57세의
키는 큰 편은 아닌
구두 수선공이었음.

보이크트는 10대 시절부터 절도와 위조죄로 감옥을 들락날락하던 인물이었음.
범행에 쓰인 의복은 중고 의상 가게에서 드래곤 볼 모으듯 조각조각 모아 온 것이었음.
다시 말해 이 아저씨가 마법 소녀라 주변 사람들에게 안면인식장애를 일으키고 다닌 것은 아니었음.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 사람을 30대의 키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심지어 대위인척 하던 빌헬름은 머리 길이나 수염의 길이 등등 몇 군데에서 눈에 띄게 군율을 어기고 있었음.
하지만 병사들 중 그 누구도 빌헴름이 대위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음.
대체 이 아저씨는 어떻게 이런 일을 했던 걸까?
마법을 부린 것은 아저씨가 아니라 옷이었음ㅇㅇ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제복을 입은 사람을 신뢰하게 되어있음.
똑같은 의사라도 흰 가운을 입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와 평상복을 입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는 것임.
왜냐면 제복은 그냥 단순한 옷이 아니라 '권위'라는 사회적 이미지와 매우 가깝게 밀착된 도구이기 때문임.
그리고 사람들이 권위에 얼마나 약한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잘 알고있을 것임.
거기에 당시 프로이센은 권위주의적인 분위기가 강한 딱딱한 사회였고, 규율과 복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사회에 깔려 있었음.
거기에 빌헬름이 불러 세운 상대는 군인들임.
권위를 중시하는 사회 + 권위에 복종하여 까라면 까야하는 군대 = 파워 복종
아마 피해자인 군인들을 빌헬름을 위심해봐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 했을 것임.
그리고 57세인 빌헬름을 30대로 보이게 한 마법 역시 제복이 부린 것임.
책 제목이 떠오르진 않지만 예전에 봤던 심리학 책에서
같은 사람이 평상복을 입은 사진과 제복을 입은 사진을 한 장씩 보여주며 인상을 물었을 때
평상복을 입은 사진을 본 응답자들이 말한 인상과
제복 입은 사진을 본 응답자들이 말한 인상이 달랐음.
제복을 입은 사진을 본 응답자들이 상대방의 인상을 좀 더 권위있는 이미지들과 연관지어 말했음.
그 '권위있는' 이미지엔 큰 키도 있었읍니다.
근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 아는 여시 나에게 좀 알려줘...
하여튼 빌헬름을 목격한 목격자들의 증언이 실제 빌헬름의 인상과 전혀 달랐던 것은

빌헬름이 마법 아저씨였기 때문이 아니라
빌헬름이 입은 제복에게서 '권위'의 인상을 봤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드디어 답을 찾을 수 있었음.

마법 소녀들이 분장을 안 하고 다녀도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안면인식장애인 게 아니라

마법소녀의 제복이 주는 근엄한 권위에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임을!
하여튼 빌헬름 사건은 독일 전체에 대서특필되며,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을 낳았고
독일의 관료사회는 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당시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 2세는 우리 독일 시민들이 규율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흡족해했고
사기꾼 빌헬름의 징역 4년을 황제 빌헬름의 특권으로 20개월로 대폭 낮춰 주었다고 함.
참 대단한 양반이야 진짜.
내꺼 내가 퍼간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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