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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의 '노래'가 만들어진 비하인드 스토리 | 인스티즈

밤 10시쯤 되었나, 고등학교 동창 한 놈이 불쑥 전화를 했다. 
유학 간 이후로 점점 희미하게 소식이 끊겨서 한 7년여간 연락을 못하다가 한 달 전쯤에야 가까스로 얼굴을 보게 된 친구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한다는 말이 오늘 밤 자기 좀 재워달란다. 옛날 혼자 살던 시절에야 가끔씩 술먹고 그런 전화하는 놈들이 많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요즘 들어서는 간만에 들어보는 부탁이다.
“재워 주는 거야 어렵지 않다만…….뭔 일 있는 거냐? 어딘데 지금?”
일단 상황을 좀 파악하려 자초지종을 물어보지만 그의 대답은 고등학교 시절 그때와 똑같이 너무 건조하고 냉랭해서 도체 목소리만으로는 짐작하기가 힘들다.
“어디긴 어디냐. 일산이지. 힘들겠냐? ... 알았다. 됐다 그럼.”
전화를 끊으려는 놈을 붙잡고 도리어 내가 달래다시피해서 어쨌든 일단 강남으로 넘어오라고 설득하는데 까지는 성공했다. 할일도 좀 남아있었고, 술 마실 기분도 아니었으며 재워주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지만, 그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는 나에게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이고 난 그것을 받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친구란 그런 거니까.
40분쯤 뒤에 나타난 놈은 침착하던 목소리와는 달리 이미 술에 온몸이 절어서 걸음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며 연신 투덜댄다.
비틀거리는 그를 부축하며 근처의 아무 소주 집에나 들어갔다.
자긴 많이 마셨고 이미 너무 취해서 쪽팔리니까 나보고 빨리 마셔서 보조를 맞추란다.
그렇지만 그가 잔을 비우는 속도를 따라가긴 힘들다. 이미 소주는 녀석에겐 밍밍한 물맛이다.
문법적 체계를 이미 상실한, 시제와 주어 서술어가 뒤엉키고 생략된 그의 두서없는 하소연을 들으면서 꾸역꾸역 그런대로 대화를 이어나가던 참이었다. 갑자기 두꺼운 안경알 위로 치켜뜬 매서운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 공격적이고 위압적인 침묵에 다소 민망해진 내가 다른 화제로 재빨리 대화를 이어나가려던 찰나에 불쑥 쏘아붙이는 말.
“김동률! 너 왜 그렇게 예뻐졌냐?”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서 다소 어리둥절하고 민망하게,
“예뻐지다니? 남자한테 그게 할 소리냐?”
라고 되물었더니, 곧 눈의 힘을 풀고서 빙그레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안주를 주워 먹는다.
“자식...진짜인줄 알고 좋아하긴…….”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걸까 상해야 하는 걸까 모호해진 정체불명의 공격에서 잠시 멍해있으려니 이번엔 눈길을 계속 안주 쪽에 두며 말한다.
“너 말이야……옛날엔 각이 졌었거든……. 뭔 얘기냐면 말야... 날이 서있었다고 날이!”
“....................?”
“지금 넌 말야....너무 둥글어. 둥글다구. 각이 없이 둥글단말야.”
뜬금없는 얘기를 뱉어내더니 제풀에 좋아라 아예 ‘둥글게 둥글게’ 노래를 부른다.
난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그냥 “그래?” 하고 되물은 채 잠자코 소주를 한잔 마셨다.
노래를 부르다가 그런 나를 잠시 정색을 하며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네가 무뎌져서 니 맘이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왠지 날이 서 있던 못생긴 네가 좋다. 예전엔 그랬다 너.”
역시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씩 웃어주었고, 놈은 한동안 ‘둥글게 둥글게’를 즐겁게 부르더니, 짧은 광고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드라마마냥 다시 자신의 고민 모드로 되돌아가버렸다.
다음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온 그는, 역시 예상대로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못했다. 자기가 도대체 어떤 얘기를 했으며 무슨 짓을 했냐고 불안해하며 묻는 그에게 나는 웃으며 딱 한마디 해 주었다.
“너 어제 나한테 노래해줬어. 둥글게 둥글게!”





그로부터 13년 뒤, 발표된 '노래'


울어 본 적이 언젠가
분노한 적이 언제였었던가
살아 있다는 느낌에 벅차올랐던 게 언젠가

둥글게 되지 말라고 울퉁불퉁했던 나를
사랑했던 너만큼이나 어쩌면 나도 그랬을까

울어 본 적이 언젠가
분노한 적이 언젠가
살아 있다는 느낌 가득히 벅차올랐던 게 언젠가

내 안의 움찔거리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
더 이상 삼키지 않고 악을 쓰듯 노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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