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 중원의 핵심 고승범이 팀을 떠나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구단 측으로부터 배우자 출산휴가를 거부당한 것도 모자라, 반인권적인 폭언까지 들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며 축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고승범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에 이적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김현석 감독이 고승범을 붙잡으려 공을 들이고 있으나, 선수의 마음은 이미 팀을 떠난 지 오래다. 2024시즌 K리그1 우승의 주역이자 베스트 11에 선정된 간판선수가 왜 이토록 완강하게 이별을 원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마침내 풀렸다.
사건은 지난해 9월 A매치 휴식기 속초 전지훈련 당시 발생했다. 고승범은 둘째 출산을 앞두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요청했다. 당초 7월에 첫째 돌봄을 위해 짧은 휴가를 받기로 했으나, 신태용 전 감독 부임 후 갑작스럽게 전지훈련 일정이 잡히며 차질이 생겼다.
당시 구단 관계자가 보낸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스포츠동아' 보도에 따르면 해당 관계자는 "장모가 딸 가진 죄로 (돌봄에) 나서야 한다. 장모가 첫째 손주를 책임지는 게 맞다"며 장모의 돌봄 노동을 당연시했다. 심지어 "대신 장모님에게 적정한 금전적 보상을 하라. 하루 100만 원씩 계산해서 500만 원 드리면 효자 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상식 밖의 권유를 했다.
가장 비상식적인 대목은 "제왕절개는 하루 이틀이면 낫고 걸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여성들이 겪는 출산의 고통과 회복 과정을 완전히 무시한 채 훈련 참가만을 압박했다. 결국 고승범은 1박 2일 일정으로 왕복 10시간이 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 아내를 보고 돌아왔다. 피로를 호소하는 고승범에게 돌아온 답변은 "고액 연봉을 받으니 참으라"는 면박뿐이었다.
고승범은 평소 팀 퍼스트 정신이 투철하고 매너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고승범이 둘째 출산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장 힘들고 소중한 순간에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을 때, 팬들은 이미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했다.
특히 고승범은 몇 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기댈 곳이 부족했던 상황이라, 가족을 향한 구단의 폭언은 더 깊은 상처가 됐을 법하다. 김현석 감독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미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최근 잇따른 논란으로 명가로서의 자부심에 큰 타격을 입은 울산 HD다. 지난해엔 아라비제와의 계약 위반으로 FIFA로부터 약 40억원(약 285만 달러)의 배상 명령을 받았고, 현장 리더십 붕괴가 겹치며 리그 9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신태용 전 감독의 '선수 폭행 논란'부터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 논란'까지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고승범 사태에서 드러난 행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26년에 '딸 가진 죄'라는 말이 나오느냐" "팀 팬인데 정 떨어진다", "고승범 선수 어찌되었든 무조건 고이 보내드려라"는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라면 성적 이전에 선수를 존중하는 태도부터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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