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 한복판, 영하 60도의 혹한이 일상인 곳. 하지만 이곳 사람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살을 파고드는 추위보다 지독한 '고립'과 그로 인해 치솟은 '미친 물가'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 야쿠츠크(Yakutsk)를 소개합니다.
● 1. 아직 빙하기가 끝나지 않은 도시, 야쿠츠크
야쿠츠크의 겨울은 우리가 아는 겨울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평범한 날씨가 영하 40도이고, 조금 춥다 싶으면 영하 60도까지 곤두박질칩니다. 밖을 나서면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데, 이는 안개가 아니라 사람들이 내뱉은 숨결이 공중에서 즉시 얼어붙어 생긴 '얼음 안개'입니다.
이곳은 다이아몬드와 금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어 발전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사방이 얼어붙은 동토(凍土)인 탓에 농작물을 키우거나 가축을 기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생존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따뜻한 도시에서 공수해 와야 합니다.
● 2. 열흘 밤낮을 달려 배달되는 '3,500원짜리 신라면'
야쿠츠크로 향하는 길은 험난함 그 자체입니다. 철도나 제대로 된 도로가 드물어 겨울철 얼어붙은 강 위를 도로 삼아 달려야 합니다. 보급 차량 운전사들은 시동이 꺼지면 곧 죽음이라는 공포 속에서 열흘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빙판길을 달립니다.
이러한 혹독한 운송 과정은 고스란히 물가에 반영됩니다.
신라면 한 봉지: 약 3,500원 (한국의 몇 배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냉동고기 1kg: 10,000원 이상
식료품 물가: 수도인 모스크바보다 몇 배나 비싼 수준입니다.
하루 수 시간씩 목숨을 걸고 야외에서 일해도, 치솟은 생필품 가격 때문에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생존 실험에 가깝습니다.
● 3. 영하 50도의 일상: 냉동실보다 80도 더 추운 밖
야쿠츠크에서 영하 30도 후반의 날씨는 현지인들에게 "드디어 날씨가 풀렸다"라고 말하는 따뜻한(?) 수준입니다. 체감 온도가 영하 60도 밑으로 떨어지면 수도관이 얼어붙어 반나절 동안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은 예사고, 문을 열려고 하면 문틈 사이에 낀 성에 때문에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야외 시장의 풍경은 더욱 기괴합니다. 냉동고가 따로 필요 없습니다. 가판대 위에 놓인 생선과 고기는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얼어 있어 망치로 두드려야 할 정도입니다. 이곳 상인들은 이 극한의 추위 속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을 버티며 손님을 맞이합니다.
● 4. 여행지로서의 야쿠츠크: 극한의 매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쿠츠크는 모험가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선사합니다.
야외 시장 투어: 돌처럼 얼어붙은 생선과 토끼, 매를 파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서커스: 추위를 피해 들어간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서커스는 시베리아 여행의 낭만을 더해줍니다.
한국과의 인연: 의외로 이곳은 한국과의 접점이 많습니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한국의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시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한국 라면은 이곳 사람들에게도 귀한 별미입니다.
야쿠츠크는 단순히 추운 곳이 아니라, 인간의 적응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뜨거운 보드카 한 잔에 몸을 녹이며 혹한을 견디는 그들의 삶 속에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서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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