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스포 있음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 킴'과 그녀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의 이야기
작가 : 추송연 (데뷔작)
1. 진짜와 완벽하게 구별할 수가 없는데, 그걸 과연 가짜라고 부를 수 있나요?
2. 진실은 빛과 같이 눈을 어둡게 합니다. 반대로 거짓은 아름다운 저녁 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게 합니다. 다만 들키기 전까지.
3.
- 눈이나 펑펑 왔으면 좋겠다. 펑펑. 근데 한여름에 눈을 진짜 불가능이지.
- 글쎄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일 뿐이죠.
4. 그 사람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가진 것보다 없는 걸 봐야 해요. 제가 본 사라는 잔에는 립스틱 자국이 없었고 차에는 뒷좌석이 없어고 행동엔 거침이 없었죠
5. 그건 제가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가짜였어요
6. 가짜긴 했는데 거짓은 아니었다고요
7.
- 너무 정교하지 않아요? 고도로 발달한 짝퉁은 진퉁을 뛰어넘는 법이죠. 진퉁의 목표는 완벽이 아니니까.
- 완벽해서 가짜라고요?
8. 사람들은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을 믿고, 나는 아닐 거라고 나를 믿고, 이번엔 다를 거라고 세상을 믿고, 그 모든 것이 거짓인 줄 알면서도 거짓을 믿습니다.
9.
- 명의를 도용한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생략) 지금 그게 웃을 일은 아니지 않나요?
- 안 웃겨요? 그 순간만큼은 그 여자도 내가 되고 싶었다는 거잖아요.
10. 부유함은 상태가 아니라 감정이라는 거
11. 비밀은 결국 밝혀지고 사람들은 손쉽게 떠나가고 진실은 언제나 가혹하며 환상은 결국 깨지기 마련이죠.
12. 세상은 다정하면서도 무신경해요. 한쪽에서는 호화스러운 파티가 열려도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이 얼어 죽죠.
13. 사기꾼들이 주로 어떤 사람들을 타깃으로 잡는지 아세요?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 아니요. 오히려 전문 지식이 가득한 지성인이에요. 한 분야의 권위자일수록 자기는 절대 속을 리 없다고 맹신하거든요.
14. 언니는 실패한 사람들 말은 새겨 들으면서 내 말은 흘려 듣는구나. 말했잖아, 아 일어나지 않은 일일 뿐이라고.
15. 그 사람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가진 것보다 없는 걸 봐야 해요. 제가 본 사라는 잔에는 립스틱 자국이 없었고 차에는 뒷좌석이 없어고 행동엔 거침이 없었죠
16.
- 뛰어난 사기는 발각되지 않는 법이죠. 사기꾼에게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니까.
- 끝까지 날 속인 걸 보면 걔는 진짜 난 년이었던 거예요.
17. 사람의 눈을 가리는 건 거짓이 아니에요. 믿음이죠.
18. 진짜는 설명이 필요없고 가짜는 설명없이 존재할 수 없어요.
19.
-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쓰지는 말고. 절박해 보이니까.
- 제가 절박해 보여요?
- 절박해 보이냐고 절박하게 묻고 있잖아.
- 그렇게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죠.
20. 사업가가 사기꾼과 다른 게 딱 한 가지 있어. 뭔지 알아? 시작은 허풍일지라도 끝은 아니라는 거지.
21. 이거 끊겠다고 무지 노력했는데. 그거 아세요? 제가 만난 부자들은 하나같이 담배를 끊더라고요.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서. 형사님,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으세요?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 아무리 그들처럼 되려고 발악을 해도 도저히 그런 생각은 따라 할 수조차 없는 거예요.
22.
- 옥스퍼드?
- 누가 전공 관련해서 질문하면 돈 주고 논문 대필했다고 해. 어설프게 아는 척하지 말고.
- 반감만 살 거 같은데요. 몽총한데 착하지도 않은 거잖아요.
- 사람들은 너의 무지보다 옥스퍼드 졸업장을 살 수 있었던 너의 재력만 기억할 거야. 너의 부정보다 솔직함에 놀랄 거고. 논문 대필해서 옥스퍼드 졸업했다는 한 문장만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널 가식 없는 재력가이자 재원으로 각인시키는 거지
23. 신용이 쌓여서 신뢰가 되고, 신뢰가 커지면 신앙이 된다.
24. 사람들이 쫓는건 명품이 아니라 명품이 주는 사회적 지위니까요, 헤리티지를 좋아한다, 아이덴티티를 좋아한다. 다 X소리죠, 전 우월감이라는 부가 가치를 판매했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한 겁니다.
25. 사기꾼들이 주로 어떤 사람들을 타깃으로 잡는지 아세요?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 아니요. 오히려 전문 지식이 가득한 지성인이에요. 한 분야의 권위자일수록 자기는 절대 속을 리 없다고 맹신하거든요.
26.
- 저라면 그렇게는 안 했어요. 약속하고 빌려주지 않는 거죠. 그럼 돈 한 푼 안 쓰고 가장 아프게 복수할 수 있잖아요. 계속된 불행보다 잠깐의 희망이 더 고통스러운 법이니까.
- 사채 일은 내가 아니라 네가 해야겠다.
27.
- 얼굴 뵌 김에 굳이 제 가입 신청만 반려하신 이유 여쭤보고 싶어서요.
- 이유라?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느끼고 같은 걸 향유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게 모임의 목적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대표님은 우리랑 결이 다르다고 판단헀어요.
- 결이요? 고작 그게 전부예요?
- 고작이라고 말하면 대표님 인생이 너무 불행해지지. 그 고작을 못 해서 대표님이 화장실 앞에 앉고 내가 여기 앉아 있는 건데. 이해가 어려운 듯하니 음식을 대하는 태도로 예를 들어볼까요? 맛을 따지는지, 양을 따지는지 모양을 따지는지. 보통 거기서 혈통이 간파되곤 하죠. 난 모양 쪽인데 대표님은 어느 쪽이에요? 양? 맛?
- 저 오늘 처음 보시잖아요. 뭘 안다고 속단하세요?
- 속단 맞아요? 그럼 명품을 대하는 태도로 예를 들어 볼까요? 가격을 따지는지, 로고를 따지는지 희소성을 따지는지. 내가 한번 맞혀 볼까요? 대표님은 셋 다 따지네요. 뭐든 전부 있어 보이고 싶으니까. 그걸 보통 발악이라고들 하죠.
28. 진짜는 설명이 필요없고 가짜는 설명없이 존재할 수 없어요
29. 세상은 다정하면서도 무신경해요. 한쪽에서는 호화스러운 파티가 열려도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이 얼어 죽죠.
30. 누군가한텐 쉽게 열리는 문이 저한텐 벽처럼 느껴지고는 했어요.
31.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습니다. 왜 하필 제가 어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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