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투표 절대 안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머리 때문일까?
절대 아님!
(너무 길다면 밑에 세줄요약 있으니 그거라도 봐줘)
정치학에서 아주아주 기초적이라 정치학을 전공했다면 적어도 1-2학년 때 무조건 배웠을 '뒤베르제 법칙'을 설명하는 글임.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 물리학의 '뉴턴 운동법칙'처럼 너~무 쉽고 기초적인 이론이니 최대한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보겠음
우리동네 복합 체육시설 건설을 두고 시민투표를 시작했어. 부지A와 부지B중에 여시는 어느 쪽을 선택할 것 같아?
당연히 사람들은 자기 집 앞에 들어오는 걸 선호함.
적어도 우리집이랑 가까운 쪽에 들어오는 걸 선호하겠지.
지하철역이 우리 집앞에 들어오는 걸 선호하는 것처럼!
그래서 부지A에 가깝게 사는 사람들은 부지A에, 부지B에 가깝게 사는 사람들은 부지B에 투표할 거야.
그런데 선택지가 이렇게 4개가 있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자기 집 앞에 설치해달라고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음. 나는 a에 설치해 달라고 했는데, B랑 b쪽 사람들이 단합해서 그쪽에 생겨버린다면? 부지 A에 설립되는 것만 못 해.
그러니, 부지a와 부지b 앞에 사는 사람들도 각각 부지A와 부지B에 세워달라고 투표하는거지.
이게 선거에서도 똑같이 일어남. 방금과 같은 사람들의 심리가 뉴스에서 많이 들어봤을 "사표방지심리"야.
여시들도 많이 느껴봤지? 중도우파, 중도좌파 마음에 안 들지만 저 놈들이 되는 건 막아야한다는 마음에서 투표하는 거. 이렇게 되면 결국 중도우파, 중도좌파 정당만이 권력을 잡고 살아남게 되지.
근데 이 세상에는 다당제 국가도 있잖아? (독일, 프랑스 등)
그 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소신투표를 잘 하길래 다당제를 할 수 있는거야? 사람들 줏대 쩐다;;
라고 생각하면 안됨. 이 나라들은 우리나라랑 "선거제도"가 매우매우 다름
의회 선거를 할 때, 선거구 용지랑 비례대표 용지 두 장을 받는 건 다들 알고 있을거야.
선거구 용지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1등한 사람만 당선되는 투표, 비례대표 용지는 의석을 득표 "비율"대로 가져가는 투표야.
비례대표 의석이 100석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 듣보잡당 지지자들이 결집해 5%만 득표해도 무려 국회의원 5명을 배출할 수 있지. 그래서 선거구랑 비례대표를 다른 정당을 찍어 본 경험 있는 사람이 꽤 있을 거야.
2016년에 있었던 20대 총선 결과야.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건 123석의 더불어 민주당이었지만,
비례대표 결과는 달랐어. 소수정당인 국민의당의 득표비율은 26.7%로, 더불어민주당보다 높았지! 이게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사표방지심리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보여줘.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비례대표가 있는데도 양당제야?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은 쉬워.
이 네 개 정당이 각각 25%의 지지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의회의 100석은 지역구로, 100석은 비례대표로 뽑는
거야.
그런데, 극우정당과 극좌정당 지지자들이 지역구 선거에서 소신투표를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지. 비례대표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 뽑아도, 지역구는 우파정당, 좌파정당을 뽑게 돼.
그럼 지역구 100석 중 각각 50석은 우파정당과 좌파정당이 가져가고, 남은 비례대표 100석 중 25석씩을 네 정당이 나눠가지게 되지.
실제 지지율에 따라 의석을 얻는다면 200석 중 50석밖에 얻지 못 했을 정당들이, 75석을 가져가면서 "과대대표"되는 현상이 발생해. 즉, 지지율에 비해 너무 과분한 권력을 얻게 되는 거야.
그리고 지지율은 모두 똑같은데도 또! 두개의 거대 정당이 탄생하게 되지.
심지어 우리나라 국회는 300석 중 47석이 비례대표지? 걍 양당제 하라고 만들어 준 제도임.
그러면 도대체 다른나라들은 대체 어떻게 다당제 체제를 유지할까?
심지어 독일은 원내정당이 7개야..! (기민-기사련은 두 개 정당이 임시 연합한 정당이라 별개 정당이라고 봐도 무방함)
전체 의석을 비례대표로만 뽑는구나!!!
사실 그렇지는 않아. 독일에도 당연히 지역구 선거가 있어. 다들 잘 모르지만 독일도 미국같은 연방제국가라 지역구 투표를 없앨 수는 없어.
독일은 "지역구에서 의원 많이 배출한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적게 가져간다."라는 제도 덕분에 다당제를 유지할 수 있는 거야.
아까 국회의원 선거 예시를 다시 들어 설명해볼게.
우파정당과 좌파정당이 지역구에서 각각 50석을 가져갔으면, 자신들의 지지율인 25% 만큼의 의석을 가져갔으므로 비례대표 의석은 극우정당과 극좌정당이 각각 50석씩 가져가는 거야.
그러면 4개 정당이 모두 50석씩 가져가 국민의 지지만큼의 의석을 가져가고, 딱 그 만큼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겠지.
이렇게 좋은 제도가 있는데, 그럼 우리나라는 왜 여태껏 다수당의 행포를 두고 봐야만 하는 거야?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선거제도를 바꾸려면 의회에서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두 거대 양당이 자신의 권력이 뺏기는 걸 좋아하지는 않겠지? 그러니 선거제도 개혁을 별로 하고 싶지는 않아해.
그래도 나름 최근에 진보진영에서 개혁 시도가 있었어.
비례대표 비중을 늘리고, 지역구를 많이 가져간 정당은 비례대표를 덜 가져가게 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누가 소수정당에게 의석 하나라도 더 주는 걸 극렬하게 반대하며 꼼수를 하나 내는데..
ㅋㅋ
어느샌가부터 같은 정당이 다른 이름으로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에 나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거야.
페이퍼컴퍼니식 정당을 만들어서 지역구에 출마를 안 시키면, 지역구 많이 얻었다고 비례대표 의석 뺏기는 일이 없어지겠지?
그래서 더불어민주당도 상대편의 꼼수에 대응하기 위해 똑같이 페이퍼컴퍼니식 정당을 만들었어
(소수정당: 샤갈 ㅜ)
여전히 한국에선 소수정당이 설 자리는 없는 거야. 국민이 정치에 관심없이 네임드 정당만 찍어서 그런 게 아니라, 네임드 정당(특히 어떤 정당^^)들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를 바꾸지 않을 거니까.
세줄요약
1. 다당제가 되려면 선거제도 개혁이 근본적으로 필요함
2. 비례대표 늘리고 지역구 많이 얻은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 못 가져가게 해야함
3. 근데 두 거대양당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내려놓을 이유도, 동기도 없어서 걍 체제유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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