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 기자] ‘MAMA, 안가는 게 아니고 못가는 것이다?’
많은 가수들이 오는 28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엠넷 연말시상식 MAMA에 불참 선언을 한 가운데, 그 배경에는 지상파 PD들의 극심한 견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PD는 ‘MAMA에 가면 우리 프로그램에 1년간 출연 정지’라는 초강수까지 둔 것으로 전해졌다.
MAMA의 개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출연자 명단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 대부분의 가수들이 지상파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불참을 선언한 가수들도 스케줄 문제, 시상식 공정성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지상파와의 불편한 관계까지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MAMA 출연을 놓고 갈등 중인 한 가요관계자 A씨는 “MAMA에 가면 몇몇 지상파 프로그램에는 당분간 출연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MAMA에 참석하면, 1년간 출연 정지를 시킬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지상파의 엠넷 견제가 상당히 심해서 올해 수상이 유력하거나, 지난해 수상으로 인해 올해 참석해줘야 할 여러 가요관계자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 정지는 제작진 측이 가요관계자에게 불만을 표출할 때, 가장 흔하게 선택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가요관계자들이 제작진에 불만을 품었을 땐, 해당 방송국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한다.
지상파가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MAMA가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의 스케줄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MAMA의 28일 방송을 위해서는 리허설과 가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적어도 26일부터 마카오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는 KBS ‘뮤직뱅크’,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일정과 정확히 겹친다. 엠넷은 “대관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일요일 개최를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지상파로서는 꽤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현재 활동 중인 가수 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에게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전달되고 있다는 것. 최근 활동이 없어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할 일이 없는 가수들조차도, MAMA 무대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른 가요관계자 B씨는 “아무리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가수들에게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괜히 미운털을 박힐 필요는 없지 않느냐. 특히 대형기획사가 아니라면, 지상파 PD들의 말 한마디에 크게 움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가요관계자 C씨도 “일찍이 MAMA에 가겠다고 선언한 가수들이 모두 대형기획사 소속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라면서 “보통 가수들의 경우엔 MAMA 참석 확정에 앞서 여러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엠넷 시상식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고 먼저 불참을 확정한 가수들도 많다. 지난해 MAMA가 동방3인을 공식 초청해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상을 수여함으로써 엠넷과 사이가 틀어진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몇몇 기획사들은 과연 공정한 시상식이 탄생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가요관계자는 D씨는 “모든 불참이 지상파의 견제 때문만은 아니지 않겠느냐”면서 “MAMA가 지난 수상 결과에 모두 납득될 만큼 공정했던 건 아닌 것 같다. 올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가수 섭외에 애를 먹고 있는 엠넷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다. 엠넷 관계자는 “아시아 가요시장 통합을 목표로 수많은 해외 방송국들도 MAMA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힘써왔는데, 정작 우리 가수들의 무대를 많이 소개 못해주게 될까봐 안타깝다”면서 “이번이 처음이라 그렇겠지만, MAMA는 공정성에 완벽을 기해서 가수의 참석 여부에 관계 없이 상을 주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상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난리난 회사생활 한글파일 매너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