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수열현] 내가 노래를 못해도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c/3/ec3b24394116ec677dbfc7ffdb3a5c49.png)
인기 아이돌, 그리고 팬.
그리고 너.
[수열] 내가 노래를 못해도
2012.03.26
숨이 막힐정도로 쓴 담배냄새가 비상구 안에 가득 찼다. 평소 주위를 도는 달달한 향기는 커녕 쓰기만한 담배향에 인상을 팍 쓴 명수가 비상구 난간에 기대어섰다. 성열의 생각을 덜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라 생각하고 피어댄 담배는 오히려 성열의 생각을 더욱 늘어놓는다.
촬영이 이어진 후에도 틈틈히 전화를 거는데도 받지를 않는 성열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기계적인 여자의 목소리만 몇시간째들려주고 있다. 화가나는건지 답답한건지, 겨우 전화 하나 안 받는 것 때문에 이러는게 더 바보인 것 같다 생각하고 벌써 몇댄지도 모를정도로 담배만 줄창 피어대던 명수의 입에서 길게 한숨이 흘렀다.
한참을 감고있던 눈을 살짝 뜨고 비상구 난간에 기대어 캄캄한 바깥을 바라보던 명수가 손에 쥔 휴대폰의 홀드키를 천천히 눌렀다. 액정에 환한 불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다.
휴대폰의 액정을 톡톡 친 명수가 난간에 기댄 몸을 일으켜 계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시 전화를 걸까 싶어 최근기록에 가득한 성열의 이름을 누르자 곧바로 연결되는 통화음소리에 명수가 휴대폰을 귀에 댔다. 여전히 안 받는다, 씨발. 낮은 목소리가 조용한 비상구를 울림과 동시에 휴대폰이 던져졌다.
탁, 하고 던져저버린 휴대폰은 바닥과의 부딧침으로 인해 액정에 보기싫은 금을 남겼다. 액정에 금이 가버린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방금전만 해도 최근기록창을 보이던 휴대폰에 예쁘게 웃고있는 성열의 모습이 가득 찼다. 후- 하고 지독한 연기를 뱉어낸 명수가 떨어진 휴대폰을 들어 올려 깨져버린 유리로 느낌이 생생한 액정을 쓸었다.
- 아이, 꺄하! 간지ㄹ.... 아!
"... 이성열, 대체 왜 안 받는건데"
- ...하아, 히이.. 잔시만! .. 아 에라- 자꾸 왜애, 나 치구들이라앙 노느라구 못 받느대두?
"...뭐하고 놀길래 술을 먹어, 내가 지금 대체 몇 통ㅉ-"
- 으응, 에라, 나 지그 바빠아!
"...성열아"
- 응? 빠리 끄너어!
다른 사람 만나는거냐.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어 꾹꾹 눌러담은 명수가 캄캄한 밖을 바라봤다.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하겠지만 휴대폰의 스피커 사이로 성열이 아닌 낯선 목소리가 얘 나랑 바람핀다. 라고 말 하는 것 만 같아 더 화가나 손에 쥔 담배를 한모금 더 빨고는 바닥으로 던졌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반짝거리며 명수의 손에 의해 켜져있던 예쁜 불빛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서서히 꺼졌다.
"...아니다, 나 이제 바빠져서-"
응? 으응.. 알겠써! 빨리 끊을 수 있게해줘서 고맙다는 듯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끊겨버린 전화에 허탈하게 픽 웃은 명수가 휴대폰을 촬영때문에 얇게 입고 온 정장 주머니에 넣었다.
캄캄한 비상구의 유일한 불빛이 사라지자 은은한 달빛만이 명수를 비췄다.
끝없는 스케줄에 지친 몸을 비상구의 차가운 계단에 기댄 명수가 깜깜한 천장을 멍하니 바라봤다. 유난히 스케줄이 많은 날엔 연락도 못하는게 미안해 틈틈히 화장실 가는 시간도 줄여 전화를 하면 바로 엘아! 하며 들려오는 예쁜 목소리에 피곤함이 금새 풀리곤 했었는데.
"...하.."
계단에 누워 창문 밖의 불빛을 바라보는데 꼭 처음 만난 그때 같은 상황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마를 짚었다. 볼에서 천천히 흘러내리는 눈물이 야속했다. 너는 나를 자꾸 힘들게 한다. 난 모르겠다, 너는 대체 김명수를 좋아하는걸까, 엘을 좋아하는걸까.
머리속을 가득 채우는 과거의 만남에 더욱 찡해지는 명수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
"흐... 씨발, 하,"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입술을 꽉 깨문 명수 앞으로 조그마한 손수건이 내밀어졌다. 울지마요, 엘형.. 고개를 들지도 않은채 얼굴을 쓸어내린 명수가 작은 손의 주인공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 아직도 많이 아프세요?"
어머니라는 말에 얼굴을 찡그린 명수가 계단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손을 쳐냈다. 아이의 손에 있던 새하얀 손수건이 툭하고 계단으로 떨어졌다.
"신경.. 꺼"
"...울고싶잖아요, 울어요."
".... 하... 넌 뭔데"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을 탁탁 턴 아이가 손수건을 활짝 펼쳐 명수에게 내밀었다.
"팬이요! 엘형 팬!"
수줍은지 손수건을 얼굴 앞으로 당기고 살짝 웃은 아이가 손수건 안에 있는 엘이라는 영어를 가리켰다.
"...엘형, 힘들면 울어요.. 참으면 병나요!"
앳되보이는 아이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어렸다. 손수건을 억지로 내 손에 쥐어준 아이가 자신의 명찰을 가르키며 활짝 웃었다.
"성열이에요! 엘형 1호 남팬이자 엘느님 팬클럽 회원 이성열!"
그러곤 창피한지 일어나서 뒤를 돌아 뛰쳐가버린 성열의 뒷모습을 바라본 명수가 손수건을 들고 일어섰다. 시끄러운 발소리가 비상구를 울렸다.
"...성.. 열"
일정하게 울리던 발소리가 쥐죽은듯이 멈추는것 같더니 다시 명수와 가까워졌다.
"...저기, 엘형! 이거.. 이거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약하게 비추는 달빛에 성열이 고개를 푹 숙이고 명수에게 쪽지를 건넸다. 명수의 손에 쥐어주곤 얼굴위로 자신보다 큰 하트를 만들고는 또 뒤를 돌아 달려나가버린다.
"아, 안녕히 계세요! ...흐이, 형! 사랑해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성열에 픽 웃은 명수가 멍하니 어둠속을 바라보다 제 손에 쥐어진 작은 쪽지를 펼쳤다.
「엘형! 전 엘형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나중에 저 보시면 꼭 아는 척 해주세요.. 꼭! 꼭! 꼭! -성여리가♥- 」
*
"명수야, 너 요즘 왜그래.. 자꾸 이러면 어떡해, 어?"
"형, 성열이 누구 만나요?"
뭐, 뭐? 살짝 움찔한 동우가 자신은 모른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다 알고 있는데? 라며 씨익 웃는 명수를 보며 벌떡 일어난 동우가 식탁으로 걸어가 물을 한모금 마시고 쇼파에 앉아있는 명수를 바라봤다. 뭔가 말 할 것만 같은 얼굴로 한참을 바라보는 동우에 답답해진 명수가 동우를 재촉했다.
"얼른? 말 해줘요, 그래야 놓을 수라도 있지"
"..명수야, 근데 그런거 아닐거야 응?"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성열이가 바람피는거? 그걸 누가 몰라, 지나가던 귀신이 웃겠네"
"그럼 너 알고있었는데 왜 모른척 했어!"
"그냥, 아직은.."
탁 소리나게 식탁에 물잔을 놓은 동우가 쿵쿵거리며 명수의 앞에 섰다. 멍하니 앞을 바라보던 명수가 자신보다 키가 작아 살짝 고개를 들어도 보이는 동우의 화난 얼굴에 픽 웃었다.
"어차피 못 놓을거아냐? 놓을 수 있어? 니네 사귄지 벌써 3년이야!"
그러니까.. 더 놔 줘야죠. 씁쓸하게 동우를 바라보며 살짝 웃은 명수가 쇼파에서 일어나 동우의 어깨를 탁 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바보같게도 말해달라 조른건 명수인데 듣지를 못하겠다. 듣고 나면 진짜 보내야되는거잖아.
"후-"
침대에 털썩 앉아 어지러운 이마를 짚었다. 짜증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싫다. 내껀데, 보내주기 싫다. 싫어.
침대에 누울까 싶어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 풀어내는 명수의 주머니에서 시끄러운 벨소리가 울렸다. 한참을 끊기지도 않은채 울려대는 벨소리에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받은 명수가 낮은 목소리로 누구세요, 하고 무거운 고개를 들었다.
- 남우혀언! 혀나! 너 때문에 허리 엄청 아프자나! 씨.. 엘이가 돈 보내준거 다 썼어.. 나 배고파아, 밥 사줘 자기야, 응? 씨! ... 왜 대답을 안 해! 오늘 만나?....
"..."
- 우혀나? 뭐하길래 대답... 흐익!
"....잘못 걸었네"
-..아, 저기! 엘아 그게, 아니라! 친구야 친구!
"....그래, 끊어"
- 흐아.. 엘아, 오해하지마! 진짜 아냐!
"내이름은..."
- ..... 엘아..
"김명수야, 엘이 아니라"
- 아...
"...끊어"
- ...미안,
손의 온기로 인해 따뜻해진 휴대폰이 뚝하는 소리와 함께 끊겼다. 허탈하다, 비로소 깨달았다. 난 너한테 엘이다. 이성열의 애인 김명수가 아닌, 한때 자신의 우상이였던 인기아이돌 엘.
"씨발!!!"
손에 들고있던 휴대폰을 벽에 던져버렸다. 안그래도 액정이 깨져버린 휴대폰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볼품없이 박살나버린 휴대폰을 바라보다 침대옆에 놓여진 액자마저 던져버렸다. 액자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성열의 얼굴 위로 완전히 깨져버린 유리조각들이 흩어져 바닥에 떨어졌다.
"명수야! 왜, 왜그래!"
멍하니 떨어진 성열의 사진을 주워 한참을 바라보다 바닥으로 떨어뜨린 명수가 뒤이어 제 앞으로 다가온 동우를 빤히 쳐다봤다.
"동우형.."
"명수야, 너 피ᆢ 피!"
"나 어떡해요, 이제 진짜 어떡해"
"명수야.."
"....."
울먹이며 자신의 앞으로 온 동우를 바라본 명수가 그대로 동우를 와락 안아버렸다. 이렇게 안고싶다, 이성열을. 아까전까지만 해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등을 쓸어내리는 동우의 손에 왈칵 흘러내렸다. 이젠 널 어떻게 붙잡아둘 수가 없다.
**
"엘씨! 오랜만에 가수로써의 컴백인데, 어떤 각오로 활동 하실건가요?"
".. 음, 이번 앨범은 되게 큰 의미가 있어요"
"의미요? 무슨.."
가만히 자리에 앉아 엠씨와 인터뷰를 나누던 명수가 씨익 웃고는 동우를 바라봤다. 자신을 바라보는 명수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우에 크게 웃은 명수가 웃음을 멈추고 다시 엠씨를 바라봤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주는 노래에요"
"사랑하는 사람이요?!"
"네"
기자회견 현장에 모여있던 수많은 기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웅성거리며 커지기 시작한 기자회견 현장에 씨익 웃은 명수가 마이크를 입에 대고 기자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하나더, 이 앨범을 끝으로, 연예계를 활동을, 그만두겠습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기자회견장에 기자들을 향해 폭탄발언을 한 명수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동우가 푹 한숨을 쉬었다. 저 바보.
**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화면에 나오는 내 모습이 진짜 내 전부가 아니란 건 알고 있는지 자신감 넘치는 내 모습이 날 더 불안하게 하는 건 알 고 있는지 화려한 조명 속에 서있는 모습 뒤에 진한 그림자가 지고 있어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너는 날 사랑한다 하지만 니가 사랑하는 게 정말 내가 맞는지 나에게 반했다고 하지만 너를 반하게 한 게 정말 내 가 맞는지 네가 나의 품 안에 안겨 날 바라볼 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언젠간 오게 되겠지 함성 소리가 줄어 든 무대를 내려와서 내 어깨가 처지면서 고개가 떨궈질 때 내 옆에 니가 서 있을런지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내 옆에 있어줄 수 있겠니 묻고 싶어」
그래줄 수 있니 성열아, 이 시간이 지나도 넌 날 사랑해줄 수 있니. 엘이라는 이름이 아닌 김명수라는 이름을 가진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니.
물론 없겠지만, 이렇게 묻게된다. 그래줄 수 있니.
"엘!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무대위로 올라간 명수가 마이크를 쥐고 씩 웃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며 트로피를 내미는 성종에게 씩 웃어주고 고개를 푹 숙였다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어, 끝이에요."
벌써부터 무대밑은 울음바다였다, 누구 죽은듯 엉엉 우는 팬들을 바라보며 명수는 살짝 울상을 짓는듯 하다 예쁘게 웃었다. 살짝 내렸던 마이크를 입가로 올린 명수가 머리를 쓸어내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게 끝, 오늘이 연예인 엘을 보는 마지막입니다. 연기자로도, 가수로도. 감사해요, 그리고.. 많이 좋아해요."
명수의 말에 더욱 커지는 팬들의 울음소리에 마이크를 쥔 명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늘따라 성열이 보고싶다. 넌 나를 생각하고 있냐, 난.. 지금 이 순간에도 널 생각하고 있는데.
".... 그리고 이 노래는, 제가 사랑하지만 절 사랑하지 않는 작은 제 아이에게 바칩니다, .........사랑해."
조용해진 촬영장을 울린 명수의 사랑한다는 말에 아무도 명수를 말리지않았다. 그 누구도 명수의 마이크를 뺐지도, 가로채지도 않고 다들 숨을 죽이고 명수를 바라봤다.
"........ 그리고, 그만하자."
톡, 하고 볼 위를 흐르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명수의 말에 큰 충격을 받은 스탭들이 생방송이라는 것을 깨닿고 급하게 광고를 보냈고, 아무런 말도 없이 엄청난 침묵속에서 뻥진채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과 팬들을 향해 억지로 웃어준 명수가 손에 쥐어진 마이크를 내려놨다. 뒤를돌아 트로피와 꽃다발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성종의 품에 건네고 무대뒤로 내려온 명수가 자신의 대기실로 발길을 옮겼다. 대기실에 들어가자 쇼파에 얼굴을 감싼채 앉아있던 동우가 벌떡 일어나 명수에게로 달려가 안겼다. 안겨서는 명수의 가슴팍을 퍽퍽 때리는 동우에 명수가 동우의 손목을 탁 잡았다.
"왜, 왜 그랬어, 왜.."
"왜, 형도 내가 바보같아요?"
"...흐으, 너 왜, 왜.. "
"...."
흐아앙, 명수야..! 하고 더 크게 울어버리는 동우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린 명수가 동우의 등을 약하게 쓸어내렸다.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동우에 의해 입고있던 하얀 와이셔츠에 눈물이 번졌다.
"흐으, 허엉 싫어.. 가지마.."
동우는 성열과는 많이 달랐다. 남을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마음도 여렸고 무엇보다 명수가 굉장히 의지했던 사람이였다. 착한 마음씨로 자신의 매니저를 한다고 달려들어선 자신이 팬들 사이에 자신이 묻혀 되려 명수가 동우를 구하러 갈때도 있었다.
"형, 동우형"
"가지마, 명수야.. 나 사실, 너,"
울먹이는 동우를 멍하니 바라본 명수가 동우의 어깨를 꽉 잡고 동우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떼었다. 잠시동안 뻥져있던 동우가 눈이 동그래져 명수를 바라보자 동우를 향해 씨익 웃어준 명수가 동우의 어깨를 천천히 놓았다.
"형, 장동우.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
- 성열아, 왜 요즘 연락이 없어, 명수는 잘지내?
"아, 형, 저희 싸웠어요.."
- 뭐? 왜?
"...제가, 바람.. 핀거 들켜서.."
- ....ㅁ, 뭐?! 미쳤어? 김명수가 얼마나 너만 바라보는지 알잖아!
".... 아니, 김명수도 그 뒤로 한번 연락도 없단 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애인인데! 바빠서는! 나두 힘들어서 그런건데!"
- 명수가 어떻게 안건데..
"제가, 전화.. 잘못 걸었어요,"
- 허.. 미치겠다, 너 명수 연예계 관두는건 아냐?
휴대폰 사이로 성규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도 안되는 말에 깜짝 놀란 성열이 손에 힘이 풀려 떨어트릴뻔한 휴대폰을 다시 꽉 쥔채 되물었다.
"무, 무슨 소리에요?"
- 몰라? 너 명수 새로 노래 낸건 알아? 너 그것도 모르고 뭐했어? ..하, 너야말로 묻고싶다. 이성열, 명수 애인이긴해?
"...."
- 끊을게. 이성열, 명수가 너한테 하는걸 봐서라도 그만해, 명수가 불쌍하지도 않아?
....뚝, 하고 허무하게 끊겨버린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본 성열이 명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않아, 후.. 답답해. 어떡하지, 하며 요리조리 방을 돌아다니던 성열이 자신과 명수가 같이 쓰곤 했던 방에 들어갔다. 명수의 칫솔이 아닌 우현의 칫솔, 우현의 옷, 우현의 사진. 명수가 어쩔 수 없이 숙소로 옮긴 후 집은 계속 이 상태였다. 이제 모든 것이 명수가 아닌 우현에게 맞춰져있었다.
그것도 모른채 저에게 매일 전화, 문자를 보내는 명수가 바보같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명수는 연예인이였다, 것도 인기는 엄청 많은. 이제 배우 지망생이지만 그래도 우현과는 평범하게 거리를 돌아다니며 연애를 할 수 있었지만 명수는 그런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래도, 성열 자신은 그저 인기 연예인이 제 애인이라는게 항상 뿌듯했었다.
「동우형」
손에 꼭 쥐고있던 휴대폰에 반짝거리며 불빛이 들어왔다. 액정에 뜬 동우형 이라는 이름에 움찔한 성열이 잔뜩 긴장한채 휴대폰을 귓가에 댔다.
"여보세요.."
- 이성열..
"네, 형"
- 너, 지금 음악방송 꼭 봐, 그리고..
"..네"
- 너도 슬퍼해, 지금 명수처럼.
또 일방적으로 끊겨버린 휴대폰을 손에 쥔 성열이 조용히 쇼파로 걸어갔다. 평소에는 밝게 웃으며 자신에게 장난을 걸던 동우가 낮게 내리깐 목소리로 말을 걸자 충격이였다. 슬퍼하라니, 무얼. 시각은 4시 50분, 자리에 앉은 성열이 텔레비전을 키는 순간 요즘 뜨는 신인아이돌이라던 성종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다음무대로 넘어가겠다며 멘트가 이어졌고 초조한 성열이 자신의 손톱을 탁탁 깨물었다.
- 네, 마지막 무대이자 아쉬운 굿바이 무대네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라는데 누구 일까요? 엘의 내가 노래를 못해도!
예쁜 소리의 피아노 전주가 흐르고 명수가 걸어왔다. 텔레비전 속에서 걸어오는 명수의 표정이 무언가 굉장히 슬퍼보여 성열이 울상을 지었다. 무대 중앙으로 온 명수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시작했다.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화면에 나오는 내 모습이 진짜 내 전부가 아니란 건 알고 있는지 자신감 넘치는 내 모습이 날 더 불안하게 하는 건 알 고 있는지 화려한 조명 속에 서있는 모습 뒤에 진한 그림자가 지고 있어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너는 날 사랑한다 하지만 니가 사랑하는 게 정말 내 가 맞는지 나에게 반했다고 하지만 너를 반하게 한 게 정말 내 가 맞는지 네가 나의 품 안에 안겨 날 바라볼 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
언젠간 오게 되겠지 함성 소리가 줄어 든 무대를 내려와서 내 어깨가 처지면서 고개가 떨궈질 때 내 옆에 니가 서 있을런지
내가 모든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 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내 옆에 있어줄 수 있겠니 묻고 싶어」
노래를 듣는 내내 펑펑 울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꺼이꺼이 운 성열이 텔레비전 속에서도 꼭 자신을 보는 것만 같은 명수에 흐르는 눈물을 자꾸만 훔쳐냈다.
당연히 그럴꺼라고 생각했다. 명수가 평범한 직업을 가져도 사랑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말하려하니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나는 분명히 김명수를 사랑한다. 엘을 사랑했지만, 김명수를 사랑한다.
"내 오늘의 1위는! 엘씨!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무대위로 올라간 명수가 마이크를 쥐었다. 참 착한 사람이였다. 명수는, 명수의 바쁜 스케줄에 너무 심심하면 클럽에 가서 줄창 놀다가 걸린 날에도 예쁘게 웃어주며 괜찮다고 미안하다 했던 바보같은 사람이였다.
- ...어, 끝이에요.
고개를 숙이며 말을 꺼낸 명수의 한 마디에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마치 제게 하는 말 같아 가슴을 꽉 쥔 성열이 입을 틀어막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 ...이게 끝, 오늘이 연예인 엘을 보는 마지막입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많이 좋아해요.
"흐.. 흑, 하아, 흡.."
명수의 달달한 목소리와 팬들의 울음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렀다. 여전히 웃고있던 명수가 울상을 짓다 입을 꾹 닫았다. 몇초쯤 흐르고 다시 입을 연 명수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 ...... 그리고 이노래는, 제가 사랑하지만 절 사랑하지 않는 작은 아이에게 바칩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단말. 항상 명수가 듣고싶어했던 말이였다. 가끔 귓가에 사랑한다 속삭이는 명수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해주면 항상 대답해 달라며 재촉했었다. 옛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왜 그랬을까. 널 사랑한게 맞는데.. 난 널 사랑하는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쇼파에서 일어난 성열이 급하게 현관문으로 향함과 동시에 명수의 목소리가 성열의 귓가로 흘러왔다.
- .......... 그리고, 그만하자.
".....하아..."
현관문 앞에 선 성열의 귓가에 흘러온 목소리는 성열을 그대로 앉혀버렸다. 힘없이 털썩 주저앉은 성열이 엉엉 울었다.
... 넌, 나의 영원한 김명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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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총이 아니라서 실망하셨나여.... 흡..... 죄송해여 시험기간이라 열심히 쓴다고 쓰는데 슬럼프............ 이런 .... 핳....................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 예쩐에 썼떤거 가져와써옇...... 다른 팬픽카페에서 했던 ... 흡흐핳 ㅠㅠ사랑합니다 열총 곧 올릴게여 크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곧 동ㄹ릴게요 ㅎㅎㅎㅎㅎ 살앙해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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