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적은 일어났다, 다만 - 차학연(1)
며칠째 스케줄도 나가지 않았다. 숙소에 들어가지도 않았으며 제대로 먹지도 않았다.
유리벽 너머로 누워있는 택운이의 모습을 보면 쉽게 잘수도, 먹을수도, 노래를 부를수도 없었다.
어떻게 널 혼자두고 내가 갈수있느냐 라는건 핑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허나 나 차학연에게 너 정택운은 친구이상의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이었다.
본의아니게 리더로써 책임감없는 모습을 보이고 동생들을 힘들게 한 것도, 재환이에게 부담스러운 짐을 준 것도 다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정택운 네가 깨어나기 전까지 난 이자리를 뜰생각이없다. 넌 반드시 눈을 떠야만 하는 사람이기에,
그때였을까, 오늘도 그저 네가 깨어나길 바라며 유리벽 너머의 너를 바라보는데 의사선생님이 전혀 호전이 되고있지 않다는 말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열심히 기도한 나에게 상을 주듯 너의 손이 파르르 떨리며 작은 움직임을 보였다.
잘못 본거라 생각해 두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했을땐 넌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워, 원식아.. 의사선생님.. 선생님불러!!"
바로 내옆에 앉아있던 원식이의 어깨를 떨리는 손으로 움켜쥐고 다급하게 말했다.
"택운이!! 택운이 눈떴어!!! 빨리..흐..선생님.."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느낌에 그대로 무너져 내려 버렸다. 원식이는 그제야 상황파악이 되는지 의사선생님을 부르러가고
다른 멤버들은 주저 앉아버린 나를 일으켜 세워주며 말했다.
"형, 정신차려요!"
"흐..홍빈아..택운이..택운이 눈떴어어...흐으..."
나를 부축해주는 동생들의 손을 뿌리치고 유리벽으로 다가가 유리벽을 치며 미친사람처럼 택운이를 불렀다.
쾅-쾅-쾅!
"택운아!! 여기봐ㅡ 여기야!! 나좀봐...제발.."
힘겹게 고개를 돌린 택운이와 눈이 마주쳤을때 택운이는, 울고있었다.
지쳐서 풀려버린 눈 너머로 눈물이 새어나오는게 내 뿌연 시야 너머로도 보였다.
아무말 못하고 울음을 참으며 택운이를 한참 바라보고있을때 의사선생님이 들어왔고, 의사선생님에게 가려 택운이가 보이지 않을때 나는 정신을 잃었다.
ㅡ간절하고 또 간절하게 기도를 했더니
결국은 이루어지더라 택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