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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찬 바람을 맞다가 따스한 바람을 쐬니 한층 몸이 녹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부글거리는 속은 그대로. 난 익숙한 발걸음으로 음료 코너 쪽으로 향했다. 음료수, 유제품, 삼각김밥 등등이 잘 진열되있었다. 살펴보니 유통기한 지난 것도 없고, 저 알바, 생각보다 일 하나는 잘 하는 듯 했다. 이 곳 저 곳 둘러보다 전 국민의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냉큼 집어들고 빈 속에 마시면 뭔가 허 할 것 같아 참치 마요네즈 삼각김밥도 하나 집어들었다. 근데 속이 이것들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계산을 하려 카운터 앞에 섰다. 근데 그 무심한 알바가 내가 온 것을 못 느꼈는지 여전히 현란한 손놀림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큼, 큼, 마른 헛기침까지 했지만 그 알바는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져 있는지 무아지경이었다. 조금 화가 나 결국 가져왔던 것들을 카운터 위에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그제야 알바가 놀란 듯 몸을 한 번 크게 움찔거리며 들고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고개를 들었다. 얼굴 생김새가 묘했다.

 

 

 "…아, 죄송합니다."

 

 

 "알면 됬어요."

 

 

 내 의도와 달리 말이 삐뚤게 나와버렸다. 내가 왜 이러지. 혹시 숙취때문에 머리가 돌아버렸나. 또 흘러내린 목도리를 목에 말아 감으며 겸연쩍게 얼굴을 긁었다.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런 나에 비해 알바는 내 대답에 기분이 좀 나빴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나네. 귀엽다. 이내 흩어져 나오려던 실소를 다시 주워담았다. 내가 뭘 생각을 한 거지? 귀엽다고? 귀엽다고 생각했어, 지금? TV 속 신명나게 몸을 흔드는 걸그룹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 쥐뿔도 안 했던 내가? 딱 봐도 남자인 것 같이 보이는 사람에게 내가 그런 생각을? 미쳤군, 미쳤어. 정말 내가 미쳤나봐.

 

 

 "…3300원 입니다."

 

 

 삑삑거리는 소리가 두 번 가량 들리더니 계산이 끝났는지 그 알바가 여전히 뾰로통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차가운 내 태도에 조금 짜증이 났다보다. 난 크게 웃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죽이며 일부러 무표정하게 정장 마의 안 쪽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정확히 1000원짜리 네 장을 알바에게 건냈다. 어째 그 뚱한 표정은 풀릴 생각을 안 한다. 뭐, 귀여워서 풀어줄 생각도 없다. 

 

 

 "적립카드나 skt 멤버십 카드 있으십니까."

 

 

 "없어요."

 

 

 사실 적립카드는 없었고 skt 멤버십 카드는 있었다.                              

 단지,

 

 

 "현금 영수증은……?"

 

 

 "됐어요."

 

 

 그냥 일부러 짖궂게 구는 거다. 내 짧막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수시로 변하는 알바의 표정이 신기했으니까. 금방이라도 찹쌀떡같은 그 두 볼을 부풀리며 나에게 어쩌고 저쩌고 따질 것 같았다. 묘하게 생긴 눈꼬리하며 좀 날카로워 보이지만 새초롬한 인상. 남자만 아니었음 내가 진작 채갔지. 알바가 거스름돈인지 하얀 손위에 동전들을 올려놓고 손바닥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거스름돈 700…."

 

 

 "아, 필요 없어요."

 

 

 근데,

 

 

 "……네?"

 

 

 "그건 팁."

 

 

 남자여도 상관없지 않을까…?

 

 

 순간 위험하고 야시꾸리한 생각이 들어 알바의 표정도 보지 못한 채로 물건들을 챙겨 부랴부랴 편의점을 뛰쳐 나왔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지. 미쳤어. 뭉근한 인상에 빠져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내가 그렇게까지 여자가 궁했었나,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로. 알바가 있는 편의점과 약간 거리가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급히 뛰어왔다. 살짝 거칠어진 숨을 내쉬며 기둥에 몸을 기댔다. 지금쯤이면 어이없는 얼굴로 고작 700원을 팁으로 준 날 허세남에 미친 놈으로 생각하고 있겠지. 멋쩍게 뒷목을 긁었다. 손에 쥔 삼각김밥과 컨디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잠시나마 그 알바의 손을 탄 물건. 아직까지 온기가 남아있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미식대던 속과 지끈대던 관자놀이의 고통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알바의 왼쪽 가슴팍에 달려있을, 그 알바의 이름이 씌여있을 명찰을 못 봤다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금사빠남우혀뉴ㅠㅠㅠㅠㅠ찌질이같애

갑자기 급전개를 타게 된 연애물 2편;;

그래도 1편에 비해 분량은 많이 늘었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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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이거완전좋아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하..빨리담편..하악
1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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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을어서빨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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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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