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를 한다는 것은> W. Artisan 손이 시려웠다. 열기에 죽을 것 같던 여름은 이렇게나 빨리 가버려 이제 겨울이 코 앞 이었다. 서늘한 바람이 거리를 훓고 지나가자 이젠 붉은 색도 아닌 약간 색이 바랜듯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벌써 YG에 속한지도 4년 째, 드디어 우리도 데뷔를 하게 된다. " 지원아! 안 들어와서 놀랐잖아! 추운데 여기서 뭐해? " 지척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티없고 깨끗한 웃음을 흘리는 너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다. 아마도 데뷔라는 너의 가장 큰 근심이 풀려서 이겠지. 반짝반짝 빛나는 너는 보고있기만 해도 청량하다. 이렇게 몇년씩 이나 좋아했는데, 너는 왜 모르지? " 한빈아, 우리 산책하고 들어갈까? " 답답한 숙소 내로는 돌아가기가 싫다. 괜히 산책을 핑계로 너와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 게 좋아. " 그래! 지원이 우리 산책 코스 한번 돌자. " 너는 항상 흔쾌히 허락한다. 그리고 나는 평소처럼 너에게 손을 건넨다. 너의 따스한 온기가 내 손 안에서 느껴진다. 나는 그 손을 이끌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래. 이렇게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난 만족해. 한빈을 이끌고 아까 보았던 낡은 단풍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거리에 다시 왔다. 둘다 아무말 없이 몇 분쯤 걸었을까, 한빈이 그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무엇인가 가리키며 말했다. " 지원아! 저기 봐! 저기! 아직 저 단풍은 빨개! " " 아.. 그런가? "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을 보고 있다 너의 말에 한박자 늦게 대답했다. 그러자 너의 얼굴이 뾰로통하게 바뀌었다. " 뭐야..무슨 고민있어? " 걱정해 주는 너의 얼굴은 무척이나 다정해서 나도 모르게 너를 좋아하노라- 말할 뻔 했다. 아마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넌 나를 괴물 취급 하겠지. 겨울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감정이 요즘따라 넘쳐흐르는 듯 하다. " 아냐! 이무것도. 그보다 저 나뭇잎 따줄까? " 애써 오래된 이 감정을 땅속에 꾹꾹 묻고는 유쾌한 톤으로 너에게 물었다. 그러나 넌 고개를 가로로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 아냐. 원래 모든지 있던곳에 있어야 해. 각자 자신의 자리가 있으니까. " 너의 그 말이 비수가 되어 나를 찔렀다. 마치 너의 말은 너의 옆자리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처럼 들렸다. 너는 항상 내가 다가갈수 없도록 만든다. 지금처럼. " 갈까? 이제? " 나도 모르게 망설이며 너에게 물어 보았지만 너는 그 아름다운 웃음을 터뜨리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팔을 잡아끈다. " 그래. 지원아. 슬슬 가자. " 너의 그 행동 하나하나가 설레는 난, 미친걸까? 이런 내 마음을 알면 넌, 도망갈까? 난,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수 있을까? 넌, 과연 나에게 일말의 감정이라도 있을까. ••••••••••••••••••••••••••••••••••••• 왜인지 오늘은 지원이 이른 오후부터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덜컥 걱정부터 되어 너를 찾아 건물 안을 이리저리 찾아다녔지만, 너의 옷자락 하나 찾을 수 없었다. 점점 더 걱정이 되는 바람에 밖으로 나와 찾아다녔지만, 건물 근처에서는 찾을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 나무가 우거진 대로변까지 나와 지원을 찾고 있을 때, 그때 그가 보였다. 평소의 텐션 높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묘한, 쓸쓸해 보이는 모습에 나의 마음이 욱신- 하고 아파왔다. 또 무엇일까. 무엇이 너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일까? 음울한 표정을 지우고 환한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 지원에게 다가섰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웃음이니까. 나는 애써 그에게 최대한 유쾌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굉장히 우울해 보였다. 나 또한 우울해질 즈음, 그가 나에게 산책을 하겠냐고 물었다. 구태여 노력하지 않아도 미소가 입가에 봉우리처럼 피어났다. 그래, 나는 그가 너무나도 좋다. 내가 그 유일한 붉은 잎사귀를 따지 말라고 한 뒤부터 그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내가 무엇을 잘못 말한 것일까. 하지만 그 표정조차도 좋다. 몇 년동안 계속 그를 좋아해 왔다. 그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 너무나도 사랑스러운데. 너의 그 행동 하나하나가 설레는 난, 미친걸까? 이런 내 마음을 알면 넌, 도망갈까? 난,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수 있을까? 넌, 과연 나에게 일말의 감정이라도 있을까.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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