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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무슨 하루종일 보긴 뭘 또 하루종일" "그럼 그거 나 줘, 내가 남우현 갖다 줄게" "니가 왜???"
아니 이걸 왜 당신이 가져다주십니까? 피어싱 남이 지 이름 외우라고 나 준 걸? 아니, 내가 지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너한테 따지고 있는 이 상황이 나 자신도 존나게 웃기고 이상하긴 하다만 난 절대로 내가 직접 주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니고 니가 가져다 줘봐 어? 걔가 뭐라고 생각하겠니. 나한테 준 자기 물건이 남에 손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으면 기분이 나쁠 거 아니냐. 그럼 내가 나쁜 놈 된다니까? 그래, 그래서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다들 오해하지 말고 들어보라고, 요 명찰은 내가 줘야 해. 오키? 오키도키?
* * *
명찰 돌려줄 생각만 하다가 집을 일찍 나서서 그런지 평소보다 학교에 일찍 도착했다. 먼저 교실에 가서 가방을 정리하고 선도를 서기 위해 다시 교문 앞으로 갔다. 아싸, 오늘만 하면 이번 주 선도 끝!!! 와싸 오늘은 불금이고~ 개신난다. 얼마나 신 났으면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뭐가 그렇게 신 나요?"
지금 이 기분이란 소녀시대 팬 사인회 당첨돼서 허벌 즐거워하는데 시발 개꿈이었을 때의 그 기분이랄까. 난 분명 아까 까지만 해도 정말 진심으로 기분이 좋았는데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순간 잡쳤다. 조물딱 거리던 명찰을 냉큼 숨겼다. 아, 돌려줘야 되는데….
"네? 같이 웃어요~ 무슨 기분 좋은 일…" "오늘은 니 친구들 없네? 하하하" "…. 억지웃음을 굉장히 억지로 지으시네요. 대단하다" "뭐래. 오늘은 피어싱도 안 꼈고 뭐, 지각도 아니니까 빨리 교실이나 가"
"나한테만 이렇게 관대하면 안 되죠 선배" "…?"
싱글싱글 웃으며 제 교복 가슴 왼쪽 부근을 가르친다. 아, 맞다. 명찰!!
"아, 명찰? 어 맞다 그래. 그렇지 명찰이 나한테 있었지…." "빨리 달아줘요." "어?" "나 그 수첩에 이름 또 적히기 싫은데"
아니 이 지…징그러운 놈이. 내가 왜 직접 명찰을 달아줘야 해? 내 꿈은 현모양처가 아니야!! 싫어!! 라고 말하기도 전에 한걸음 성큼 다가와 바로 내 앞에 선다. 조… 존나 가까워. 얼굴을 내게 가까이 가져다 대며 네? 네? 하고 물어대는데 이거 진짜 확 아구창을 뜯을 수도 없고…. 근데 얘는 뭐 입 냄새도 안나? 아 아침에 청국장 먹고 왔는데 좆됐네.
"아,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알았어요. 나 지금 겁나 설레" "지랄"
난 지금 내 입 냄새가 걱정돼서 떨어지라고 한 건 절대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주머니에서 명찰을 꺼냈다. 주책 맞은 손은 무슨 풍을 쳐맞았다 달달 떨린다. 명찰을 끼워주려는데 남 가슴팍에 손대는 건 여자든 남자든 기분이 이상한건 매 한 가지인가 보다. 아닌가, 내가 병신인가.
"선배 샴푸 냄새 좋다" "니미럴 얌전히 좀 있어."
갑자기 한 발짝 뒤로 떨어져 있던 게 다시 나한테 밀착해왔다. 아 존나 시발 땀나게 왜 이래. 땀나;;; 그러다 내 머리에 코를 비비는 이 피어싱 남 때문에 명찰이고 나발이고
"명찰은 알아서 쳐달든지 말든지"
"아침부터 지랄이지?" "왜 선도 째는데!!!" "아 몰라. 기분 니 같으니까 그냥 조용해"
"아 맞다, 아까 남우현이…." "걔가 왜?" "존나 말 자르지? 남우현이 니 번호 알려 달래서 줬다" "뭐?"
"남우현 연락 왔나 확인하는 거?" "꺼지셈"
이성열은 존나 음흉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순간 살인충동을 느꼈다. 그래도 일단은 친구라는 작자니까 참아야지 착한 내가.
"그래 성규야. 너도 이제 연애에 눈 뜰 나이가 됐어."
뒹굴. 지금 학교가 마치고도 세 시간이나 지난 지금. 할 짓도 없고 그냥 침대에 누워있다. 이 한가로운 그림에 옥에 티는 내가 폰을 들고 있다는 거. 아 존나 내 전화번호가 만만해? 어? 받아갔으면 연락을 해야지. 연락해야 내가 스팸으로 차단하든 말든 할 거 아니야. 난 진짜 다른 이유 음습. 진심 번호 차단하려고 연락 기다리는 거야. 아니지 기다리는 것도 아니지. 아, 짜증 나.
"이호원이랑 카톡이나 할까"
"귀요미… 현이?"
이름으로 설정을 안 하고 저따위로 설정해놔서 누군지 모르겠다. 존나 얼마나 귀요미인지 보자 싶어서 카톡 프로필을 클릭했다. 웬 남정네 둘이 겁나게 다정하게 찍은 셀카. 예쁘게 생긴 남정네 한 명과 그 남정네를 뒤에서 안고 있는 또 다른 남정네. 어디서 본듯한 남정네. 오늘 아침부터 날 짜증나게 했던 남정네. 익숙한 분홍빛 피어싱을 낀 남정네. 피어싱 남. 남우현. 남우현? 귀요미 현이??? 현??? 남우현??? 귀요미 남우현???
남우현 카톡 상태메시지는 뭔가 싶어 봤는데 「ㅅㄱ」였다. 겁나 평범하네. ㅅㄱ? 수고? 요즘 애들 자음 쓰는걸 왜 이리 좋아해 쯧쯧. 나 방금 존나게 노인네 같았어…. 아 그냥 다 짜증 난다. 남우현 친추해도 별 볼 것도 없고 연락도 없고 그냥 잠이나 자자 싶어서 폰을 머리맡에 던지고 자리에 누웠다. 주섬주섬 폰을 다시 집어서 무음모드로 설정했다. 존나 새벽만 되면 문자로 귀신 사진 쳐 보내는 무뇌아 이호원 때문에 식겁했던 기억이 나서 미리 쉴드 치는 거다. ((((((((((김성규)))))))))))
"하암-"
몇시간을 잔건지 허리가 아파서 일어났다. 아침부터 내 자신이 빌어먹게 안쓰러워서 웃었다. 허리가 아파서 잠에서 깨다니 김성규 나도 참... 시간을 보니 12시다. 반을 넘게 잤다. 왘 시발!!!! 금 같은 토요일을 존나 자면서 시간 다 보냈어!!! 여러분은 지금 자괴감에 빠진 김성규의 발악을 보고 계십니다. 지지리도 불쌍한 김성규. 쳐 자다가 보낸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TV를 틀고 컴퓨터를 키고 앗싸 신난다!!! 오늘 엄마몬도 음슴!!! 피자 시켜먹자!!! 싶어서 폰을 찾았다. 무음모드만 안했더라도 내가 시발 열두시간을 자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잠깐했지만 연락 올 친구가 없네? 주말에 연락올 사람은 김미영 팀장 누나밖에 없겠네? 눈은 우는데 입은 웃고있는 장애인 표정을 지으며 폰을 확인했다. 헐, 뭐임 지금 나한테 카톡 와있는거임? 헐 엄마 나한테 카톡이 왔어요!!! 날 짝사랑하던 어떤 귀여운 여자 후배일지도 몰라!!! 오빠... 오랫동안 좋아했었어요...♥ 라는 카톡이 와있을지도 몰라!!! 돈 삼천만원 빌려준다는 좆같은 카톡만 아니기를!!!
귀요미현이「헐 성규선배다」09:23 귀요미현이「선배!」09:23 귀요미현이「뭐에요 친추 해놓고 씹기 있기없기?」 09:26 귀요미현이「아 선배~~~」 09:32 귀요미현이「선배!」 09:32 귀요미현이「선배~~??」 09:32 귀요미현이「아직 자요? 전화 하면 안받을꺼죠」 09:33 귀요미현이「카톡 확인좀 해요ㅠㅠㅠ」 09:33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02 귀요미현이「!!!」 10:02 귀요미현이「선배!!!」 10:20 귀요미현이「큰일났어요!!!」 10:20 귀요미현이「보는대로 카톡답장해요ㅠㅠㅠ!!!」 10:21 귀요미현이「...」 10:43 귀요미현이「선배급하다니까요ㅠㅠ???」 10:43 귀요미현이「...」 10:43 귀요미현이「하 김성규 진짜..」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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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재미 없어진다는건 함정^^...
사정이 있어서 다른 아이디로 글 쓰는데 신알신 다시 신청해주세여ㅠㅠ
암호닉 있는 독자쁘니들은 나중에 번외+떡떡 같이 드립니다♡3♡
닉네임은 앵뀨. 로 쓸게여! 1,2편 보고싶으신 분들은 앵뀨로 검색해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