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박찬열] 책상으로 맺어진 인연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11620/a64053ab6d7e24bc340d1172cb188aea.gif)
"와, 내일이 수능이라니 내가 다 떨린다,야" "진짜 내일 이 교실 쓰는 사람들은 얼마나 떨릴까.." "우리도 몇년 안남았다는게 더 슬프다" 내일 있는 큰 시험 덕분에 일찍 마치게된 우리는 괜한 감정이입을하며 마치 우리가 고사를 치르는듯 긴장되는 표정과 함께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며 학교를 빠져나온다. 바람은 눈치도 없는지 점점 매서워져가고 학교 운동장에는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러온 수험생들과 벌써부터 기도를 하고 계시는 몇몇 부모님들이 보인다. "....아,맞다.내사진" "응?" "내 증명사진. 내 책상 사물함 안에 있는데 어떡하지?" "헐, 이제 막 탈출한 학교를 또 들어가자고?싫어 안돼" "...책상안에 든거 모르겠지?" "시험감독들이 책상안에 다 확인하지않아?버리겠지,뭐 증명사진 그거 한장만있는거아니잖아.그냥 가자" "....그렇겠지?그러자 그럼...." "야야야,버스왔다.뛰어!" 헐레벌떡 뛰어 가까스로 버스를 잡아타고 자리에 앉았다. 아...이번 증명사진 잘 나왔길래 한장만 쓰고 나머지는 다 보관하려했는데......아깝다 날이 밝았다. 바람은 눈치가 늘지도 않는건지 더 춥고 매서워졌다. 가는 길마다 차들이 늘어서있고, 기도를 하시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벌써부터 눈시울을 붉히시는 분들도 종종 계셨다. 괜시리 찡해지는 마음에 창밖으로 보이는 우리 학교를 향해 두손모아 나또한 기도하였다. 해가질때쯤, 학생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고 모든부모님들은 손난로를 쥐어주거나 목도리를 둘러주며 등을 토닥이신다. 울먹이는 언니들도 보이고, 모든걸 다 훌훌 털어버리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오는 오빠들도 보인다. 오늘은 부모님들에게도, 수험생들에게도, 수능을 겪어야할 모든 학생들에게도, 홀가분하고도 무거운 밤이 될것같다. 다음날, 교실복도부터 왁자지껄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아,대박. 내자리에 공부잘하라고 쪽지랑 초콜릿 놔두고 가셨어.감동이다..." "내자리엔 왜 쓰레기밖에 없냐.으휴,매너봐라" "ㅇㅇ아,왔어?니 자리에도 가서 봐봐.초콜릿있을지" "아...응" 가방을 내려두고 책상사물함에 손을 집어넣어 휘저으니 손에 뭔가 잡힌다. "나도 있ㄷ...." - 책상 잘 썼어. 더불어 니 얼굴보니까 없던 운도 생긴것같다. 니 사진 들고가는 대신,내사진도 놓고간다. 초콜릿은 사진값. 너도 내 사진값 갚아.010-1127-0408. 여기로 전화해,응? 꼭이다. 기다릴께" 책상 서랍속에는 초콜릿이 든 조그마한 비닐팩과 쪽지하나가 들어있었다.쪽지를 펼쳐보니 증명사진 하나가 툭 떨어진다. 조금은 귀엽고도 억지스러운 쪽지에반해, 얼굴은 참 바르고 훈훈하게생겼다. 어쩌면, 오늘부터 나에게도 인연이란게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춥고 매섭던 공기가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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