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셋…열넷,열다섯. 유난히도 짙고 검은 하늘 속에서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듯이 가늘고 희미하게 걸려있는 달의 형체를 보며 엘런은 방금 세아린 날짜를 다시 되뇌어 보았다. 오늘은 둥글고 밝은 달이 뜬다는 보름날이건만, 하늘엔 보름달은 커녕 노쇠해 달빛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는 볼품없는 행성 하나가 아슬하게 걸려있을 뿐. 하늘조차 자신을 처량하게 하는것만 같아 엘런은 괜히 눈물이 났다. 낡은 고성 최상층에서 보는 하늘도 오늘만큼은 아름답지 못했고, 아무 말도 입밖에 낼 수가 없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괜스레 입만 뻐끔거리듯 그 말을 곱씹어 보았다. 잔뜩 주눅들어있던 신병이었던 저에게 태연히 그말을 읊어주던 차분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천천히 차오르다 어느순간 거품처럼 펑 터져버리더니 터진 거품은 눈물이 되어 눈가로 흘러나온다. 병장님, 아직은 입에 익은 그 발음을 되뇌어 보다 다시 입속으로 삼켜버렸다. 도저히 목소리가 나질 않았다. 벌써 열흘 째였다. ㆍㆍㆍ 촛불하나 켜지않은 방안엔 아무도 없다. 새 실험체가 들어왔다며 방방 뛰던 분대장님도, 일찍 볼수 없게 되어버린 선배들도, 가끔 무표정한 얼굴로 찾아오던 단장님도,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방에서 꼭 안아보았던 병장님도. 그리고 자신은. 아무도 증오할수 없었다. 그저 도저히 끝날것 같지 않은 이 긴긴밤의 끝을 붙잡아 늘리면 누군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길 바랄 뿐. 손에 쥔 칼날도 밤에 젖어 서슬퍼런 날이 점점 무뎌지는 듯 했다. 엘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밤의 끝에서는 모든게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었다. ㅡ 내용은 이렇습니다. 세계관은 진격거와 같고요. 일부 지성을 띈 거인과 정부가 내통했다는 설정입니다. 정부는 일부러 벽에 손을 대가면서까지 거인의 살육을 확보해주고. 거인은 중요 내통자들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음과 동시에 정보를 흘린다거나 하여 정부의 권력유지도 돕는다는 거죠. 그런데 그걸 가장먼저 눈치챈 사람이 리바이였고, 당연히 정부는 그걸 알고 리바이를 죽이려 들겠죠. 결국 리바이는 엘런의 눈앞에서 거인의 손이 아니라 정부군이 쏜 총탄에 죽고 맙니다. 그리고 엘빈을 포함한 조사병단은 차차 숙청당하거나 거인의 먹이로 던져지구요. 엘런은 가까스로 죽지 않고 잠시나마 고성에 몸을 숨기게 되고 연인을 잃은 충격과 정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만신창이가 되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실어증이 오게 되기도 하구요. 위 글의 배경은 리바이가 죽고 정확히 보름 째입니다. 엘런이 되돌리고 싶어하는건 정부가 아니라 병장님이구요. 죽은 사람이 돌아올수는 없으니 엘런은 자신이 가는 걸 택합니다. 손에 쥔 칼의 용도는 아시겠죠? 사실 거인이 되던 어쩌던 정부에 복수는 가할수 있을건데도 이쪽을 택하는건 자신의 옆에 있어줄 병장님이 없다는 사실이 견딜수 없기 때문이에요. 대충 이런 내용인데 어휴 이 곶손은 방도가 없네요 분위기는 무슨...ㅈㅓ에겐 무리인가 봅디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진격/엘런리바] 이 밤의 끝을 붙잡아 4
12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손종원 셰프 나이 살짝 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