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카디] 희망고문 00
w. Flat White
"경수야"
그러나 너는 답이 없었다.
"경수야, 도경수"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니- 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내뱉지 않았다.
경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옆에 있잖아. 너가 자꾸 이런 모습 보이면 나도 힘들어 경수야, 그러니까 제발-.
"어, 일어났어? 경수야, 내가 이거 사왔는데 먹- 도경수, 너 지금 뭐하는거야."
"나 그냥 죽어버릴까....?"
"도경수, 너"
"여기서 내가 더 살아서 뭐해? 엄마아빠도 없고, 친척 하나 없는데 기억까지 없어진다잖아?"
"경수야, 제발......"
"... 종인아...나 무서워...나좀 살려줘 종인아...어? 김종인, 나좀 살려줘....제발..."
하루에도 몇번씩 경수는 나를 붙잡고 울면서 애원한다. 살려달라고.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경수야.
"경수야, 너 절대로 나 안잊어, 아니 안잊는게 아니라 못잊어."
"......"
"설령 너가 날 잊는다 해도 너가 나를 계속 기억하게 만들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경수야."
"종인아, 난 하루하루 숨쉬는 것도 지옥같아. 그냥 다음날 눈을 뜨면 어느새 기억이 하나씩 사라져있어..."
"......"
"이러다가...너도 잊겠지...?"
"도경수"
"나는 있잖아, 너를 잊기 전에 죽어버릴거야."
"도경수, 너 자꾸-"
"진심이야. 아니면 너 앞에서 영원히 사라질거야, 나 너 잊었는데도 옆에 계속 있을 생각 없어."
"........"
"나랑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그걸 어떻게 잊어."
"후회하고 있지, 지금?"
"........"
"나는 정말 후회하고 있어,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너한테 말 안걸지도 몰라. 하하"
어느새 너의 손이 내 볼에 다가온다.
그리고 나는 너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종인아...울지마."
"........"
경수야, 나는.
너가 이렇게 되고 나를 잊는다 해도 널 만난걸 후회하진 않을거야.
(2년 전)
세상은 왜 이모양일까.
온통 지루함 뿐이라 재미없는 세상.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복종해온 나는,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이 재미없어졌다.
항상 같은 레퍼토리에 같은 결과. 그리고 그의 연속.
중학교 때는 사춘기를 핑계로 공부를 때려치고 막 나간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금새 지루해졌다.
변한거라곤 부모의 태도. 그 때 이후로 나에게 상냥하던 부모는 나를 멸시했다.
보란듯이 좋은 성적을 가져다 바쳐도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볼 뿐, 칭찬과 따스함이라곤 없었다.
아마 그때부터인거 같다. 한번 죽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건.
"지루해"
"뭐?"
"지루하다고, 세상이."
"또 지루함 타령이냐? 김종인, 제발 정신좀 차려라."
"그래, 세훈이 말 듣고 좀 재미있게 살아봐. 넌 맘만 먹으면 성적도 잘나오잖아?"
"박찬열, 너는 끼어들지좀 마. 애가 눈치가 없어."
"오세훈, 뭐라고???"
"둘다 조용히 해, 시끄러워."
이 녀석들은 유일한 내 친구들이다.
세상이 재미없다고 인생을 반쯤 포기한 나에게 이렇게 다가와준건 고맙지만 이렇게 잔소리를 할때는 짜증난다니까.
"나 매점간다, 뭐 사올거 없냐?"
"야, 김종인. 니가 왠일이야? 매점가서 우리 뭐 사주게?"
"시끄럽고, 나는 비스마르크"
"아니 얘는 맨날 시끄럽대!!! 오세훈, 니가 더 시끄럽거든?"
"박찬열, 그럼 넌 없는걸로 안다."
"아냐아냐!!!!!! 김종인, 나는 초코우유랑 소보로빵!!!!!!!!!! 들었지? 초코우유량 소보로빵사와!!!!!!"
괜히 매점간다고 말한거 같아, 이 시간대에 사람이 많은걸 잊었다.
매점에 몰린 엄청난 인파에 안그래도 안좋은 기분이 더 안좋아졌다.
"아줌마, 비스마르크 하나랑 초코우유랑 소보로빵 하나요. 아, 크림빵이랑 흰우유도 하나 주세요."
"여기, 학생! 거스름돈은 안가져가?"
"필요없어요, 아줌마 가지세요."
대충 교실에 올라와서 애들에게 빵과 우유를 던져주고 옥상에 올라갔다.
간만에 올라오는 옥상이라 기분이 묘했다.
크림빵을 몇 입 베어물다 문득 든 생각.
'뛰어내릴까?' 왠지 뛰어내리면 세상이 좀 더 재미있어 질 것만 같았다.
한번 생각하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성격이라 나는 빵을 던져놓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천천히 난간으로 발을 내딛었다.
'5층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한쪽 발을 난간에서 떼려는 순간 옥상문이 열렸다.
"끼이익-"
나는 고개를 돌려 상대가 누군지 확인했고, 그 상대는 선생이 아니라 학생이었다.
안도한 마음에 나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떨어지려는 순간 그가 말을 걸었다.
"멈춰."
그때부터였다, 경수 너와의 인연은.
| 작가의 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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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조각글이라 연재는 미지수인게 함정^^ 그냥 아련터지는 글이 써지네요 요즘... 똥손이지만 읽어주시는 분 계신다면 사랑합니다ㅠㅜㅠㅜ 어제 올린 찬백글도 써야되는데 왜 전 또 카디를 들고 왔을까요ㅎㅎㅎ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제 사랑을♥ 신알신 사랑합니다...하하...암호닉도 사랑해요...연재하면 받고싶었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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