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Lio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세 발자국. 이제 다 왔어.
유난히 갠 하늘이었다. 목련은 우뚝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백현의 마음도 산뜻하기 그지 없었다. 어느 때와 다름 없는 종례시간이었다. 문득 백현은 창문밖을 바라보며 하늘을 우러러 쳐다보고 있었다. 괜시리 구름에 마음이 이끌려 넋을 놓으며 감상하였다. 늘 똑같은 일상이었다. 백현의 학교생활은 설레임 조차 찾기 힘들었고, 떨리는 마음조차 찾기 힘든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무미건조했다.
" 변백현? "
" 네? "
" 앞으로 나와. "
나를 왜 부르신거지 하고 칠판을 바라보았다. 마니또? 생소한 글자가 있었다. 뜻은 잘 모르지만 초등학교 때 흔히 하는 놀이였다. 몰래 도와주거나 선물을 주어 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종의 게임이였다. 고등학생인 저에게는 어색했다. 워낙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백현에게는 부담스러웠다. 모든 반 아이들이 남고에서 무슨 이런걸 하냐면서 아우성을 치고 있을때 백현은 조심스럽게 제비뽑기를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종이를 펼쳐 들었을 때, 낯익은 이름이 써져있었다.
" 아… "
백현은 주위를 둘러보다 한 곳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 찬열이구나… 무엇이든지 잘 하는 아이였다. 학업면에서나 체육면에서나 다른 여고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었다. 처음으로 백현에게도 친절한 그런 아이. 예전에 지나가다 몇 번 인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친절했다. 묘한 친절감에 가끔 설레기도 하였다. 찬열은 참 좋은아이였다. 찬열을 바라보던 백현은 시선이 느껴졌는지 옆에 있는 짝꿍을 흘깃 쳐다보았다. 백현아 너 누구 뽑았어? 아니 그냥.. 말 끝이 흐려졌다. 왠지 백현 혼자 간직하고 있어야 될 듯한 기분이었다.
" 기간은 일주일. 방법은 다 아니까 알아서들 잘 해보고 알아들었어 다들? "
" 네!!! "
반 아이들의 힘찬 대답이 들렸다. 모두들 대충 서로 눈치를 깠는지 알고 있었지만, 백현은 어떻게 행동을 나아가야 할지 고민을 했다. 찬열은 친구도 많고 하여 자신 같은 애들이 해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았었다. 괜히 찬열을 뽑은 자신이 원망스러워 애꿏은 종이만 만지작 거렸다. 일주일은 백현이 적응하기에 짧았다. 반 아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지만 백현은 책상에서 계속 머물렀고, 아이들이 하교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애석하게도 백현이 본 하늘은 아까와 다름 없이 맑았다.
" 백현아 너 안 가? "
" 아.. 맞다 집에 가야지.. "
멍하게 있었는지라 시간이 벌써 6시 30분을 달려가는지 몰랐다.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던 백현은 서둘러 가방을 싸고 교실 문 밖으로 나왔다. 복도를 걷기 시작하자마자 어김없이 마니또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 왠지 모르게 백현 자신이 이런 유치한 마니또에 너무 목을 매는 것 같아 한심하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했다.
" 앗..! "
무언가와 충돌하여 넘어졌다. 백현을 앓는 소리를 내며 선생님일까 하여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려던 찰나에 고개를 들었다. 찬열이었다.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묘한 떨림에 백현은 복도 바닥 끝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변백현 바보 멍청이 앞을 보고 다녀야지.. 혼자서 책망하고 있던 사이에 찬열이 백현을 향해 손을 내밀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괜찮다는 표시였을까 하며 그저 찬열을 주시하였다.
" 백현아 일어나봐, 어디 다친데는 없지? "
" 아… 나 괜찮아.. "
" 그럼 집에 데려다 줘도 되나? 미안해서 그러는데 "
" 응? 그럼 고맙지만.. "
주체 되지 않는 박동에 안절부절 못했다. 자신은 이 상황을 얼른 벗어나야 하는데라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백현은 찬열에게 이끌리고 있었다. 찬열에게 풍기는 지독한 다정함에 자신도 모르게 매혹 되고 있었다. 백현이 마니또인 찬열과 걷고 있는게 믿기지 않았다. 물론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하는 하교길 이었지만 이렇게 묘할 수가 없었다. 어쩌다 찬열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백현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정말 바보다 변백현. 끝없이 자신을 욕해보아도 돌아오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기회라고 생각하여 찬열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백현의 의무였다.
" 저기.. 찬열아 너 혹시 아이스크림 좋아해? "
" 사줄려고? 그럼 이 박찬열 영광스럽게 먹겠다만 혹시 너 내 마니또야? "
" 아니야 그런거..그냥 혼자가도 되는데.. 같이 가준다길래 "
백현은 순간 깜짝 놀라 얼굴이 화끈해졌다. 들키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만 온통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고, 찬열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백현의 손을 잡아 편의점으로 데려갔다. 쌍쌍바 콜? 아무거나 먹어 어차피 내가 사는거니까.. 백현은 자신의 지갑 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여러 고민 끝에 쌍쌍바 2개를 계산하고 쓰레기 이리 줘, 내가 버려줄게. 백현에게만 다정한 찬열이 아니어서 그런지 왠지 모를 섭섭함이 올라왔지만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백현이었다. 입에 아이스크림을 물고 백현과 찬열은 밖으로 나왔다.
" 내가 너에게 얻어먹을 줄이야, 그것도 우리 반 변백현한테. "
" 어?.. 아니 뭐 내가 사줄 수도 있는거고.. "
벚꽃잎이 떨어져 행복함을 주는 풍경과는 달리 백현은 어려웠다. 백현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혼란스러웠다. 무언가 엇나가며 교차 되어 가는 기분이 백현을 머리 아프게 했다. 원했던 감정과는 멀어져 가는 마음에 선선했던 바람도 그 순간만큼 백현에게는 차게 느껴졌다.
| Lio 주저리 |
제가 소재에 비해 작품을 잘 망치는 것 같네요.. 나름 달달함과 아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단편입니다.. 상중하로 갈 것 같습니다 이게 쉽게 끝날 소재가 아니여요 백현이를 쓸 때 캐릭터를 많이 고민 했는데 .. 달달함을 느끼시길 바라요..작가의 소망입니다 아직 글을 쓰는데 어색함이 있지 않아 많아요..ㅠ.ㅠ 쩌리 작가인 리오는..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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