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여진구 눈을 감으면, 달을 보면, 밥을 먹으면 머릿속에, 달 위에, 온 집안에 그 아이가 보여서 한번씩 사실 하루에도 스무번씩 그아이가 서있던 자리를 내다 보았다 금빛 태양이 아이를 눈부시게 비추이던 그 때처럼 나 또한 그 자리에 서 보았으나 부질 없는 일이었다. 아이는 처음 보았을 때처럼 우연히, 덧 없는 세월속을 노니는 한마리 학처럼 마주쳤다 텅빈 냉장고가 안쓰러워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아이는 지난번 그 자리에서 태양을 등진채 난간에 기대어 나를 보고 있었다 역광에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싶었다 햇빛에 빛나는 갈색 머릿결이 탐스러웠다 아이는 성큼성큼 걸어와 내 앞에 섰다. "또 보네요, 내 이름은 진구에요. 여진구" 세글자에 힘을 실어 또박또박 말하는데 목소리가 엣된 얼굴과는 달리 굵직 했다. 징그럽다기 보다는 잘 여물었다고 해야하나 "아저씨 참 신기해요. 볼때마다 칭칭 싸매고서 덮지도 않아요? 이제 곧 7월인데" 그러고 보니 아이의 교복도 하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조망간 벚꽃이 피겠구나 하며 창밖을 보던게 엊그제인데 벌써 노루발이 필 때가 되었다. 고향집 뒷 마당에는 노루발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하얀 꽃잎이 틜적에는 새벽까지 자지 않고 구경한 적도 있었다. 형은 사내자식이 잔망스럽게 거서 뭐하는게냐 하고 따끔한 소리를 했지만 어머니는, 어머니는 노루발을 한손 가득 담아 내 방문 앞에 걸어두셨다. 어머니는 동이트면 제일먼저 방문 앞 노루발을 갈아주셨다. "아저씨 말 못해요?" 아이가 둥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게... 벌써 칠월이네" 재차 말하듯 사람이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그들 사이의 관계가 두려웠다. 저 아이와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슴에 비수처럼 꽃혔다. " 내 이름은 여진구에요." 그렇게 아이는 이름만 남기고서 저 아래로, 아래로 사라져갔다 ------ 구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ㅠㅠ 다음 글을 잇고저 하니 2편이 너무 부실하고 대충이고 쓰려던 스토리랑 안맞아서 부득이 하게 후반부를 수정했습니다. 1편과 이어지는 이야기고 수정 전 2편을 보신 분들은 3편 보실때 연결이 안될 수 있습니다. ---- 댓글을 남기시면 구독료의 일부를 반환 받으실 수 있을 뿐더러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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