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인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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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부르는 거 만으로도 설레서 그래요?"
지랄 났네 지랄 났어…. 이 무슨… 냉면 먹다가 콧구멍으로 역류할뻔했다. 남우현 니가 주둥이를 한 번만 더 놀리면 눈앞에서 콧구멍으로 면발 뽑아내는 김성규를 직접 감상할 수 있어. 남우현의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말에 냉면 가닥을 죄다 뿜을 뻔했지만 간신히 참아내고 기침만 콜록콜록해댔다. 눈물 콧물 다 쏟아내는 내 등을 톡톡 두들겨대며 웃는다. 넌 이게 웃기니? 아까 냉면 가닥 콧구멍으로 나올뻔한 거 막지 말고 그냥 내버려둘걸 그랬다. 남우현 멘붕 좀 오게.
"우리 다 먹고 어디 갈까요? "집에 가지 어딜 가" "헐, 우리 진도 쩐다. 벌써 집에 초대하는 거에요?"
* * *
"성열이 형한테 물어봤죠" "물어보니까 대답해주디?" "네, 완전 신나고 알차고 즐겁게 말해주던데?"
"선배" "…." "선배는 참 신기한 사람 같아요" "뭐? 뭐가?" "그런 게 있어요!"
싱거운 놈. 내가 신기한 사람이면 그쪽은 이상한 사람인데요? 진짜 이상한 놈이야. 신기하단 게 뭐야, 칭찬이야 욕이야? 아무래도 남우현 성격이라면 후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멋대로 해석한 나는 남우현의 등을 퍽퍽 때렸다. 나의 이 매운 손바닥 스파이크는 어렸을 때부터 누나한테 꾸준히 맞아오며 강약 조절까지 독학한 기술이다. 남우현이 지금 지어 보인 표정은 내가 누나한테 맞을 때마다 지었던 표정이랑 똑같다. 그래 인마 내가 그 기분 알아.
"아오…. 뭐만 하면 때리지 진짜" "님아 말 좀 줄이세요."
"우와 내 이름 불러줬어." "내 옆에서 좀 떨어져서 걸어"
"오늘 나랑 있으니까 좋았죠?" "오늘 예쁜 여자 많이 봐서 눈 호강하고 좋았음" "하나도 안 예뻤는데. 선배보다 예쁜 사람 없었어요"
당장에라도 다시는 이딴 막말 못하게 저 통통한 입술을 터트려 주고 싶었으나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유난히도 평소보다 더 환하게 웃는 듯한 남우현 때문인지 몰라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 분위기를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뚫어지게 날 쳐다보는 남우현 때문에 눈을 피하긴 피해야겠는데 시선을 어디로 둬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슨 할 말도 없고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여러분, 여기 진짜 이상합니다. 여기가 저를 주눅이 들게 만들고 있어요…!
"선배"
"왜" "형이라 불러도 돼요?" "아니" "말 놔도 돼요?" "안돼" "성규라고 불러도 돼요?" "미쳤냐?!!!"
방금 뭐라고 짓걸였는지 리플레이 가능하십니까? 방금 그쪽 목구멍을 타고 영차영차 혓바닥 파도를 타고 입 밖으로 나온 말이 진정 그쪽이 한 말 맞습니까? 한방 얻어맞은 듯한 느낌에 눈을 크게 뜨고 남우현을 쳐다봤다. 이게 정녕 나와 몸의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게 분명하다. 분위기고 나발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당장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저 오토바이 한번 발로 깐 뒤에.
"야…!!! 너 죽을……!!!" "좋아해"
…. 정적. 사방이 조용했다. 놀이터에 떨어진 비닐봉지가 바람을 타고 쓸려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작게 흥얼거리던 남우현의 콧노래도 들리지 않고 딸과 함께 슈퍼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두 모녀의 다정한 대화 소리도 들리지가 않았다. 그저 내 요동치는 심장 소리만이 쿵쿵 귓가에서 울려댈 뿐. 멍하니 남우현을 쳐다봤다. 지긋이 날 쳐다보던 눈이 개구지게 휘어지고 베일듯한 오뚝한 콧날을 따라 끝에 맺힌 콧구멍 크기가 커지고 보조개가 쏙 들어가게 웃던 입이 팔자 주름 폭탄을 맞은 듯 미친 듯이 웃어댔다. 미친듯이 미친듯이 미친듯이 웃어댄다!!!
"…. 풉… 푸하하!!! 진짜 선배…. 아 골때린다 진짜 큭큭" "와 너 진짜 아나 남우현 너 진짜 하 어이가 없어서 참 내 남우현 헐 아오" "진짜 미치겠다. 크하핰 그래도 형이라고 부른다는 건 진심." "지금 니 애마 바퀴 터트린다는 건 내 진심." "헐 형 내 신상아가가 무슨 죈 데!!!" "미친 남우현 너 지금 반말 썼냐?" "엉, 썼다 왜? 불만 있냐? 물도 있다!!"
진짜 미쳤나 봐!!! 진심 신상아간지 뭔지 터트릴 기세로 벤치에서 벌떡 일어섰는데 이미 남우현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출발한 상태였다. 내가 기필코 저놈을 잡아서 족치겠다. 다짐하고 남우현의 오토바이를 죽어라 쫒았다. 아파트 앞 주차장을 빙빙 돌면서 날 농락하는데 오늘따라 지랄 맞은 달리기 실력이 원망 되는 순간이다. 남우현 개새끼야!!! 를 외치며 이미 힘이 부친 나는 자리에서 주저앉았고 남우현은 그대로 아파트 주차장을 벗어났다. 날 이따위로 놀렸다. 이거지? 너 내가 2주 후에 다시 선도 차례 오면 진짜 많이 깐깐하게 잡을 거야 시발 각오해 아오!!! 빡쳐!!!
카톡왔숑
존나소중한놈♥「성규형~^^」7:42 존나소중한놈♥「아직도 주차장에 앉아있는 건 아니지?」 7:42 존나소중한놈♥「오늘 재밌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에 냉면머그러또가자」 7:42 존나소중한놈♥「빨리집에가=_=」7:42 존나소중한놈♥「아 맞다 아까 버스에서 전화번호 저장해놨슴ㅇㅇ」 7:43 존나소중한놈♥「존나소중한현이는 월요일 학교에서 봅시다.」 7:43 존나소중한놈♥「보고싶ㅍ어도참으세요」 7:43 존나소중한놈♥「뿅」 7:43
으…. 존나소중한놈은 시발 당장 스팸 차단할 놈!!! 닌 오늘부로 김미영 팀장 누나랑 같은 곳에 서식하게 될 종족이야!!! 스. 팸. 차. 단. 함!!! 혼자 화나서 끙끙거리다가 정말 진짜 진심으로 존나소중한 놈을 스팸 차단할 놈으로 다시 저장하고자 했다. 그러다 남우현의 카톡 상태메시지를 봤는데 음? '존나헷갈려' 존나 헷갈려? 뭐가 헷갈리지? 그리고 카톡프사를 봤는데 음? 저번 카톡프사에서 같은 남정네와 찍은 다른 사진이다. 진짜 사귀는 사인가…? 아 몰라.
"이 시발 똥 때릴 새끼야!!! 니가 우리 집 알려줬다며!!!" "아이 왜~ 남우현이 그러는데 겁나 재밌었다며~" "혼자 재밌어하셨지. 좀 닥쳐봐 간만에 선도 안 서는데 잠 좀 자자"
그러하다.토요일부터 어제까지 날 잠도 못 자게 괴롭혔던 남우현의 장난 때문에 내 다크써클은 줄넘기를 하고도 남을 만큼 길게 자랐다. 좋아한다나 뭐라나 지나가는 아무 사람 붙잡고 키스하는 미친놈 같은 소리하고 나자빠진 남우현 시발 남우현 오늘은 선도 안 서니까 니 얼굴을 안 봐서 난 참 좋구나. 더는 너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싶지 않아!!! 난 이제 잠을 청하도록 하겠다. 오늘도 1교시부터 마지막 교시까지 잠만 자는 대 신기록을 세워보겠노라.
쾅-!
"성규형!!!"
"…." "…?"
차례대로 나와 이성열과 남우현의 대화이다. 눈빛만 봐도 알아요. 말하지 않아도 다 느낄 수 있는 당황스러움, 뻘쭘함, 어색함.
"응? 남우현 너 뭐야?" "형, 성규형 아픈 거 아니었어요?"
우리 반에 있던 다른 친구들까지 시선 집중된 이런 아주 난감한 상황. 소개팅 있는 날 똥이 마려워서 근처 상가에서 시원히 쏴 드렸는데 휴지가 없는 이 아주 난감한 상황. 결국엔 먼저 이 난감한 침묵을 깬 건 이성열이었다. 내가 살다 살다 어색한 침묵을 깨는 사람은 봤어도 난감한 침묵을 깼다는 건 또 처음이다. 아니 근데 갑자기 내가 아프다니?
"형이 선도 안나왔길래…. 아파서 안나온거 아니야? 뭔데 안나오는 건데" "나 이번 주 선도 아닌데. 2주 후에 내 차례야" "……. 나 똥 됐네"
응…. 아주 적절한 표현이야…. 너 지금 진짜 똥 됐음. 근데 그건 그렇고 그러면 남우현은 나 아픈 줄 알고 이렇게 뛰어온 거…? 나 선도 나오지 않아서 걱정돼서? 아, 맞다 아까 걱정했댔지…. 뭐야 왜 이래.
"헐 쩐다 쩔어. 야야 성규야 남우현이 니 걱정돼서 왔나 봐" "아씨 난 그것도 모르고…. 아픈 줄 알고 진짜 똥줄 탔다고!!"
자기도 모든 시선이 주목 되어 있다는 걸 느꼈는지 급격히 목소리가 작아졌다. 새끼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는데 그게 좀 귀여워 보였을지도. 아마도. 그런 남우현의 모습에 작게 웃음이 나왔다. 고맙긴 하네, 걱정해주니까. 남우현의 모습에 이성열은 책상을 때려가며 웃는다. 남우현 진짜 개그 잘하다!!! 오늘은 몸개그임!!! 라며 난리다. 남우현은 아 형 하지 마요~ 얼굴까지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칭찬 아니야 병신이야; 남우현 답지 않는 모습에 신기하면서도 뭐 나름 귀엽기도 하고.
우리끼리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고 있을 때 같은 반 친구인 정준영이 말을 걸어왔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겨서 가깝지만 멀기만 한 애라 평소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가끔 인사도 하고 몇 마디 주고받았던 사이이다. 그래 뭐 그렇긴 한대 이렇게 개 뜬금없이 갑자기 내 수학숙제의 안부를 묻는 건 좀 의아했다. 더 의아했던 건 그런 준영이의 모습에 짜기라도 한 듯 남우현과 이성열의 표정이 굳었다는 거다.
"그럼 고맙지"
이렇게 밝게 웃는 모습은 처음인 거 같다. 고3이 되어 이 반 친구들과 지낸 지도 거의 4개월이 되어가는데 얘가 이렇게 웃는 걸 본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그동안 이렇게 썩창이 된 이성열의 표정을 본 적이 있었던가. 초등학생일 때 이성열 어머니가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 남겨주셨는데 내가 그걸 홀랑 먹어버린 적이 있었었다. 그때 이후로 이성열의 굳은 표정을 보지 못했는데 내가 지금 그 표정을 다시 보고 있다니.
"너 기법인 어쩌고? 오~ 남우현도 변했나 봐?" "김기범 이름이 또 왜 나와."
"김기범 이름 나오는 이유 뭐냐고. 더는 김기범 이름 니 입 통해서 들을 필요 없을 텐데." "선배. 간신히 잊고 살려고 노력하는데 다시 이렇게 꺼내지 마세요." "선배? 와, 서운하다? 옛날엔 형, 형하고 잘 따르더니? 큭큭" "정준영 지랄도 앵간히 해라. 야 남우현 너 빨리 내려가" "네. 성열이형 좀 있다가 연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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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댓글 달아주는 독자쁘니들 감사해요♡
암호닉 신청하신 독자쁘니들은 텍파+번외+떡떡 요렇게 드립니당!
암호닉 없으신 독자쁘니들은 텍파만 보내드려용ㅠㅠ
번외는 제 블로그에서 보실수 있으시구(텍파에 주소있어용) 떡떡은 암호닉 이쁘니들에게만 드리는 선물입니다!
완결까지 같이가요 사랑해요~♥♥
정주행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필명 앵뀨로 검색해주세요~.~!
![[인피니트/현성/학원물] 능글공과 까칠수의 정석 05 | 인스티즈](http://img94.imageshack.us/img94/2372/bfd7f317fd6879e1d30045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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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진은 보너슨뎈ㅋㅋㅋㅋㅋㅋ우현이 카톡 프사에요^.^ㅋㅋㅋㅋㅋㅋ
독자쁘니들의 몰입도를 높이기위해ㅋㅋㅋㅋ더 많이 망상 하시라곸ㅋㅋㅋㅋㅋ
카톡프사 남정네가 기범이라고 눈치 다 채셨죠ㅠㅠ? 성규가 속앓이 하는 둘의 다정돋는 셀카ㅠㅠ흙흙
그래도 난 나무봄도 스릉흔드..S2 (+티 많이 나는 합성 죄송함다...ㅁ7ㅁ8)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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