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근차근 - 차학연
새벽 늦게 연습을 마치고 돌아와 재환이와 있었던 일을 꼭 품어두고 잠에들었다.
그러다 원인 모를 갈증에 눈을 떠 자연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둘러보니 사람의 형체가 보인다.
정말 돌아왔다. 정택운이.
"..왜 일어났어"
어둠속에서도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아니면 깊게 잠을 못잔건지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을 건네온다.
그 어투가 너무 자상하고 평소와 다를바 없어서 바보처럼 또 눈물이 울컥 차오르려 했다.
"넌, 왜 안자고 있어.."
떨리는 목소리를 작게 가다듬고 물었다.
"....그냥"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그냥'이라는 변명을 해오는 택운이에 주저앉아 버렸다.
언제나 너는 변명이 그것 밖에 없구나, 늘.
내려와서 나를 일으키려는 택운이를 말렸다.
"오지마,"
"...왜"
"미워, 지금 세상에서 네가 제일미워. 말을 해줘야 알거아니야... 왜 항상 너만 힘드려고해?
택운아. 나 독심술가 아니야, 말해주지 않으면..몰라, 알수가 없다고...근데 ...왜 항상 넌 침묵하니.."
너무 울어버려 이미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눈물샘에서 다시금 눈물이 울컥울컥 차올랐다.
울지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ㅡ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나는 결국 굴복하고 말아버렸다.
택운이가 오지말라는 내 말을 무시하고 불편한 몸으로 내게 다가온다.
"오지 말라니까..!!"
주저앉아 작게 소리치는 나를 왼팔로 꼭 안아줬다.
그리곤 마치 주문이라도 외우듯이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미안해, 학연아. 내가 너무 미안해, 미안하다."
설움이 북받쳐 올라 택운이를 밀쳐내며 울부짖듯이 소리쳤다.
"뭐가, 뭐가 그렇게 미안한건데!! 대체 뭐가 그렇게 미안해? 니가 잘못한게 도대체 뭐야?
애들이 괜찮대, 나도 괜찮고, 오래 기다려주는 팬들이야 좋은 무대로 보답하면 되는 일이야.
뭐가 그렇게 어려워? 니 의지? 너 치료는 받고싶어? 재활은, 계속하고싶어?! 무대는!!!..서고싶어?.."
내 큰소리에 멤버들도 잠에서 깬건지 놀라 우리방으로 달려왔고, 상혁이와 홍빈인 울부짖는 나를 진정시키고
원식이와 재환이는 넘어진채로 있는 택운이를 부축했다.
내 양 어깨를 부축하고 있는 상혁이와 홍빈이를 떼어내고 말했다.
"이제 더 ..감추고 싶진 않아.. 그니까 너도 제발, 너를 보여주란 말이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서로 생각하는건 다 다르다.
서로를 배려해주고 이해해주고, 포용해주는게 팀이지만 이젠 조금 이기적이어보려고 한다.
ㅡ이기적이라 해도 좋아, 조금 독해빠졌다 해도 좋아.
이렇게 '너희'와 '내'가 '우리'가 될 수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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