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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퐁듀 전체글ll조회 681




꿈에서만 그리던 이상형이 내 이마에 쪽 뽀뽀를 한다. 황홀경에 취해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방광이 절규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줌보가 터질 것 같았다. 미친 듯이 화장실을 찾아다녔다.그러나 겨우 발견한 화장실 앞에서 난 또 한번 좌절에 빠지고 말았다.문이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으....이러다 싸겠어.으으...하느님 부처님 유느님 제발...'

난 한계에 이른 것 같았다.그대로 털썩 화장실 앞에 주저앉고 말았다.이제 그만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하는 것인가.허허허.실소가 터져나온다.





"이 누나 또 여기 앉아있네."

누군가가 내 머리를 톡톡 건드린다. 안돼! 내 몸에 파장을 주지 말라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정말 쌀 것 같다니까!ㅠㅠㅠ

"이봐요 가두리씨."

망했다. 내 이름을 부른다. 나를 아나보다. 그렇다면...난 오줌보를 조금 더 붙잡고 있어야 한다. 얼굴이 노랗다 못해 누렇게 뜰지언정. 참아야 한다.참아내야 한다..

"두리야? 가두리?"

잔인한 내 앞의 그 사람은 나를 흔들기 시작했다. 온 몸 세포하나하나 흔들릴 때마다 난 더욱더 깊은 고통을 느꼈다.이제 더 이상 참을 여력이 없다. 

"쌀 거 같아...."

천천히 눈을 떴다. 눈꺼풀이 꽤 무겁게 떠진다. 근데 앞에 있는 사람이...

남준이었다.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는 나를 빤히 보고 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익?"

내가 놀라자 그도 덩달아 눈이 커진다.

"김남준?"

"누나 여기서 뭐해."

"응?"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한다.마하의 속도로 주위를 살폈다.여..여긴  우리 숙소아니던가! 난 화장실 문 바로 옆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있었다.

"또 꿈 꾼 거야?"

다정한 목소리로 그가 묻는다. 

"나..왜 여기 이러고 있지...."

"나 작업하고 이제 들어와서 씻고 나오는데 누나가 여기 이렇게 앉아 있더라고.오늘은 또 무슨 꿈을 꿨길래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ㅋㅋ"

"그러게...무슨 꿈을 꿨....아 오줌! 야 비켜!"

난 남준이를 옆으로 세게 밀치고 우당탕탕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우사인볼트급 스피드를 선보이며 변기앞에 당도한 순간! 남준이가 크게 당황하며 외쳤다.

"누나! 문 닫아야지! 기..기다려!"





세상의 모든 번뇌와 잡념들을 떨쳐내는 기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오는 나를 남준이가 보며 말했다.

"여자가 칠칠치 못하게 남자가 떡하니 보고 있는데 화장실 문을 안닫고 볼일을 보려고 하냐."

"너가 닫아줬잖아.그럼 됐지 뭐.ㅋㅋㅋ"

"나니까 망정이지 이 누나야. 다른 남자앞이었으면 어떡할 뻔 했냐."

"아 몰라.아 시원해. 남준아~"

"왜."

나는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이런 게 행복인가 봐.담요 고마워~"

내가 추울까 봐 덮어준 듯한 나루토가 그려진 담요를 남준에게 건네주며 난 내방으로 다시 돌아와 다시 잠들었다. 한결 가벼워진 방광으로...ㅋ









배고픔에 잠에서 깼다. 배를 벅벅 긁으며 방을 나왔는데 태태가 사과머리를 하고선 쇼파에 널부러져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벌떡 일어난다.

"두리 누나. 새벽에 화장실 앞에서 자고 있었다며?"

주방에서 콜라를 마시고 있던 남준이를 찌릿 째려보았다. 그러자 남준이는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어대면서 억울하단 표정이다.

"정국이가 새벽에 답답해서  거실바닥에 널부러져 자고 있었는데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누나가 화장실 앞에서 자고 있더래. 일어나서 누나를 방으로 들어가게 해야지 생각만 하고는 몸이 말을 안들었다나 뭐라나."

-_- 정국이 녀석. 나이는 젤 어린 것이 한번 잠들면 못일어나서 큰일이다. 이러다 누나가 물에 빠져도 본인이 잠들었다는 이유로 손가락  까딱하나 안 할 놈이야.휴.

"그래서 뭐뭐! 화장실 앞에서 자지 말란 법이라도 있냐!"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세게 나가기로 했다.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뭐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처럼.

나의 진격에 태형이가 순간 움찔한다. 그러더니 이내 씩 웃으며 말했다.

"귀여워."

"쪼끄만게! 어디서 누나보고 귀엽대!"

"아놔 또 쪼끄맣대. 내가 누나보다 키 훨씬 크거든?"

"아니 그럼 나보다 키 작을려고 그랬었쪄요?"

"이쒸. 왜 자꾸 어린 애 취급하는 거야. 나 다 컸는데!"

"그래 알아 너 성장판 닫힌거."

"아 성장판 닫힌 거 말고~! 앞으로 누나. 나한테 귀엽다 쪼끄맣다 어리다 이런 소리 절대 하지마 알았어?"

"얌마 내 눈에 넌 그저 귀엽고 어린 쪼맹이인데 어떻게 그런 소릴 하지 말라는 거야.ㅋㅋㅋㅋ"

"아 짜증나."

사과머리를 하고 있던 머리끈을 북 잡아빼더니 머리끈이 빠진 그대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채로 태태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쟤 삐진 거지?"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던 남준이 말했다.

" 저 정도면 3일이면 풀려."




나는 힙합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스타일리스트다. 이름은 가두리. 알만한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둘째로 태어나서 두리이다. 근데 하필 성이 가씨여서 각종 별명으로 놀림받기 일쑤. 

방탄녀석들도 날 '가두리양식','가두리어장' 이라고 가끔 아주 유치하게 부른다. 초반엔 껄껄 웃으며 쿨한 것처럼 넘겼으나 이 눈치없는 녀석들이 자꾸 부르니 어느 순간 욱하는 거다.그래서 하루는 구오즈 녀석들의 

"누나.가두리양식에서 뭐 키워요? 광어? 돔?"

아주 지들끼리 포복절도하고 난리가 아니어서 제대로 욱했더니 그 이후로는 실실 눈치를 본다. 그러고도 완전히 별명을 놓고 싶진 않았는지 한번씩 카톡에는 양식 누나라는 글자가 간간이 보이곤 한다.

부산에서 올라오자마자 바로 방탄소년단 스타일리스트로 합류했다. 마땅히 집을 구할 형편도,시간도 촉박했기에 회사측에서 거의 창고용으로 쓰던 숙소의 한 방을 임시거처로 내어주었다. 처음엔 사내녀석들 득실한 곳에 여자 혼자 살면

저들도,나도 서로 불편하니 조금만 지내다 방을 얻어 나갈 생각이었으나 이래저래 있다보니 벌써 이곳에서 생활한 지도 6개월이 다 돼 간다.

워낙 나도 선머슴 같은 성격인데다 외모적으로도 팬들이 안심하고도 남을(?) 상태라 회사에서도,팬들도,방탄이들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난..어서 독립하고 싶다. 스케줄 있는 날이면 하루종일 붙어있는데 일 외적 시간에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단 말이다! 여기선 그게 쉽지 않다.




"두리누나. 이게 예뻐? 이게 예뻐?"

홉이 녀석이 옷걸이에 외투 두개를 걸어 양손에 들고 와서는 뮤직방크 출근길에 입을 옷을 골라달란다.

"둘 다 예뻐."

보는둥 마는둥 말했더니 와 성의없다.라며 눈을 흘긴다.

"음..내 말은 그러니까 홉이 넌 핏이 좋아서 뭘 입어도 다 어울린다는 거였지.헤헤. 보자~ 안에 회색맨투맨 입을 거야? "

나의 적극적인 초이스 가담에 홉이 녀석 금세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응! 한다.

"그럼 빨간 야구점퍼가 어때? 원래 회색이랑 빨강이랑 매치가 잘 되거든.카모보다는 훨씬 나을 듯."

"그럴까? 오케이~누나 고마워.오늘은 이 빨강이로 정했어! 캬캬"

홉이 특유의 텐션업을 선보이며 스머프워킹으로 방을 나간다.홉이가 나가자마자 마치 순번이라도 정해놓은 듯 지민이가 들어온다.

"누나 밖에 추워?"

"그럴 걸?"

"그럼 나 후드티 한개만 입으면 춥겠지? 나 추운 거 엄청 싫은데."

"그럼 점퍼 하나 걸쳐."

바깥 온도를 체감하려는지 창문을 열어 얼굴을 밖으로 내밀던 지민이가 완전 고민스런 표정으로 말한다.

"근데 생각보다 안 추운 거 같네. 점퍼까지 입었다가 더우면 어쩌지? 나 더운 것도 엄청 싫어하는데..."

지...지민아 제발...

휴...제발 출근길 옷들은 너네가 알아서 입으라고.-_-;;; 무대의상 신경쓰기에도 이 누난 벅차니까.ㅠㅠ





방탄이들 일곱 중에 공항에 가거나 출근길 등 사복을 팬들에게 선보이는 스케줄이라도 있으면 가장 많은 조언을 물어오는 게 제이홉,지민 이 두 녀석이다.

누가 A형 아니랄까 봐 엄청 심사숙고한다. 하지만 단 한가지 편한 거라곤 귀가 습자지처럼 얇아 한번 권해주면 더 이상 꼬투리를 잡지 않고 바로 수긍한다는 점.ㅋㅋ

그에 반해 같은 A형인 랩몬과 정국이는 자기만의 패션 세계가 워낙 확고해 절대 나를 귀찮게(?) 한 적이 없다.

그건 태태나 민슈가 녀석도 마찬가지. 가끔 난해한 패션에 갸우뚱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얘네들이라 소화를 해낸다. 나름 패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옷만 보고는 저런 옷을? 이라고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었다.

그래도 막상 입혀놓으면 놀랍게도 애들은 척척 옷을 자기걸로 만들었다. 이게 아이돌의 힘인가. ㄷㄷ




소품가방이랑 무대의상을 겹겹이 챙겨 끼영끼영 나오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에 걸쳐져 있던 꽤나 무거운 소품가방을 빼낸다.

석진이다.

"무거울 텐데.고마워!오빠~"

항상 내가 무거운 거 잔뜩 들고 있을라치면 어느덧 백마탄 기사(?)처럼 나타나 내 손에서 짐을 뺏어 자기가 들어주는 석진이.별 말도 없다.

나보다 방탄에서 유일한 연로한 ㅋㅋ 멤버다. 그래서 그런가 늘 듬직하고 오..오빠같을 때가 많다.





"누나 어디 앉을 거야? 우리 사이에 앉을 거지?"

열려진 벤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나를 기다렸다는 듯 구오즈 녀석들이 손짓을 하며 자기들 사이에 비어진 자리로 나를 재촉한다.

"어? 어..."

그 때,

"뭐야. 내 자리 만들어 놓은 거야? 짜식들. 안그래도 오늘따라 너네 사이에 앉고 싶었는데."

윤기였다. 당황해하는 나에게 조수석에 타라고 눈짓을 하고는 냉큼 구오즈 녀석들 사이에 앉아버린다.

"어? 윤기형. 여기 윤기형이 왜 앉아요.ㅠㅠㅠ"

"맞아요 윤기형 가운데 이 중간자리 젤 싫어하잖아요.근데 왜.ㅠ"

울상이 돼 버린 태태와 지민이. 

"내가 물론 이 중간자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너네 두 녀석은 좋아하니까."

눈을 찡긋하며 구오즈 녀석들의 절망적인 표정은 과감히 스킵한 채 그들 사이에 앉아 반 눕다시피 하고는 눈을 감는다.

"슈가형 때문에 망했어!"

태태와 지민이는 서로 등을 돌려버렸다.




"남준아 너 여기 앉아.나 뒤로 갈게."

습관처럼 조수석 문을 열던 남준이가 나를 보고는 아.하면서 문을 닫으려고 한다. 벌떡 일어나자 내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살짜쿵 누르며 말한다.

"거기 앉아."

"괜찮은데."

왠지 미안한 마음에 쳐다보니 그는 맨 뒷자리 구석으로 자리를 잡고 앉으며 말했다.

"새벽에 화장실 앞에서 쪼그려 잔다고 불편했을 거 아냐."

"야 이 김남준! 말하지마!"

그걸 또 왜 말하는 거야.-_- 모르는 애들도 있는데!

"누나 어차피 우리 다 알아요. 누나 새벽에 화장실 문앞에서 자고 있었다면서요? 아침에 태태가 말해줬는데?"

지민이의 말에 몸을 홱 돌려 태형이 녀석을 째려보았다.

"김태형 너.."

나의 가자미눈에 움찔하던 태태녀석이 헤벌죽 웃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비밀이 어딨어~아 그리고 그게 뭐 죄에요? 귀엽기만 하구만! 그치 박지민?"

"맞아~ 누난 그냥 귀여워.힛."

이미 잠들어 버린 민슈가를 사이에 두고 둘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난리가 났다.

"정국이는 왜 이렇게 안와?"

매니저 오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국이가 차에 탄다.

"죄송합니다."

팀의 막내 정국이는 오늘도 마지막으로 벤에 합류한다. 전정국 빨리 안오고 뭐하냐.나이 많은 형들이 먼저 타고 기다려야겠어? 하며 멤버형들의 잔소리가 쏟아져도 넉살좋게 웃는다.

갑자기 기침이 콜록 튀어나온다.새벽에 거실에서 잠들었던 탓일까. 그리 오래 있었던 거 같지도 않은데..

"헐..우리 누나 감기 걸림? 야 전정국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너가 새벽에 두리 누나 발견했을 때 들어가 자라고만 했어도 누나 감기 안 걸렸을 거 아냐."

홉이가 옆에 앉은 정국이를 보며 구박을 한다.

"미안해요 누나. 내가 잠이 너무 와 가지고."

"아냐아냐.나 담요 덮고 있어서 하나도 안 추웠어. "

"ㅋㅋ 잠결에 담요 챙겨 나갈 정도의 치밀함 좀 보소."

석진이가 큭큭 대며 말한다. 

으휴. 다들 랩몬이 반만 닮아라. 나 곧 깨울 거면서 언제 또 담요까지 가져와서 덮어줬대? 훗.이 매너남같으니라구.




어제 밤늦게까지 스케줄하고 오늘 아침일찍 스케줄이 있음에도 다들 활기차다. 대단한 에너지들이야.

아 맞다.구오즈 사이에서 어느 새 숙면에 돌입하신 한 분 빼고.










★방탄 짱팬 쓰니입니다. 이 팬픽은 '가두리'라는 방탄스타일리스트와 방탄이들의 에피소드가 앞으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전 올팬인 관계로 방탄 일곱명과의 러브라인이 모두 있을 예정입니당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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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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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밌는데 왜 댓글이 없을까여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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