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소원은?" "... 없습니다." "그 아이가 보고 싶지 않으냐?" "걘 이미...!" "시간을 되돌려 주겠다." "......" "그렇게 하겠느냐?" 뭘 망설이느냐. 망설일 시간은 없다. "네. 시간을... 되돌려 주십시오." "곧 그 애가 떠나기 일주일 전으로 바뀔 것이다." "...감사합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헤어지던, 일주일 동안 못 해주었던 걸 다 해주던 그건 네 마음이다." "네." 다만. "그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다. 나는 네가 최선의 선택을 할 거라 믿는다. 자, 가거라." 머리가 미친 듯이 울렸다. 흑백의 회로 속으로 말려들어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한참 흘렀을까, 눈을 떠보니 벤치에 내가 누워있다. 이미 죽었던 그 애의 무릎을 베고서. "어, 깼어? 더 자지." "너... 진짜...!!" "너,너 갑자기 왜이래!" 얼마만이던가. 이렇게 꽉 안아본게. 진짜다. 진짜 시간이 되감겼다. 사고 일주일 전, 나는 이렇게 공원 벤치에서 누워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곧... "와- 정국아 저것 봐!" 폭죽이 이리저리 터졌다. 순진하게 와- 거리는 그 애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이 얼굴을 두번 다시 잃고싶지가 않다. / 그 이후 6일은 그 전과 다름 없이 똑같이 흘러갔다. 똑같이 한달 전 개봉한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가고, 커플링도 맞추고. 그리고 그 날이 왔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그 날. 약속시간에 맞춰 그 애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골목에 숨었다. 그리고 나를 만나러 갈 생각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그 예쁜 뒷모습을 쫓았다. 한참 걷다 멈춰서는 발걸음에 고개를 들었다. 그 곳이었다. 그 애가 무섭게 달려오는 흰 차에 부딪혀 어떻게 손 쓸 방법 없이 훌쩍 떠나버리게 된 곳. 얼마 전 새로 포장한 도로 위의 횡단보도였다. 곧 신호가 바뀔 거다. '사고가 나기 전에 헤어지던, 일주일 동안 못 해주었던 걸 다 해주던 그건 네 마음이다.' 헤어지라, 여지껏 못 해주었던 걸 다 해주어라. 그리 말씀하셨습니까. '다만, 그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다. 나는 네가 최선의 선택을 할 거라 믿는다.'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다 말씀하셨습니까. 하지만 꼭 그 아이가 죽어야한다는 말은 안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정국아!!!!!"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이 여자를 위해 목숨도 내어줄 수 있습니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 참 어리석지요. 살다보니 사랑이란게 그렇더랍니다. 한 없이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자가 더 사랑하는 법 입니다. "내가 너보다 널 더 좋아할걸?" "내가 더 좋아하거든?" "아냐,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 "... 알아서 해." 결국엔 더 사랑하는 자가,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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