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만난 친구 배우 도경수 × 막내작가 너징 ; 00
"아 맞아, ○○아. 너 방송국 일 하면서 도경수 본 적 없어?"
"어, 나도 지금 8년 동안 못 보고 있는 거 알잖아. 그 나쁜놈이 나 기억 못 하는 것 같아"
"아무리 도경수가 머리가 나빠도 너는 기억할 걸? 그리고, 니네가 보통 친구 사이였으면 몰라. 매일 붙어다니고, 장난치고. 나는 둘이 사귀는 줄 알았다니까?"
또 저 소리다.
지금 도경수는 대한민국에서 꽤 알아주는 배우다.
그리고, 고2 때 이후로 연락은 되지 않지만 꽤나 친했던 친구였다.
뭐 흔하게들 말하는 불알친구?
그럼 뭐해. 8년이 넘도록 연락이 닿지가 않는데.
"도경수도 나빴다. 어떻게 너한테 연락을 안하냐"
"나 말고 친한애들 많았잖아. 걔네한테는 하겠지."
"야 말도 안되는 소리 또 한다. 니가 걔랑 제일 친했거든?"
"아, 몰라. 이유가 있으니까 안하겠지"
그 이유는 도경수를 제외한 누구도 모른다.
도경수 이 놈은 나쁜놈이 확실하다.
나랑 알고있던 시간이 얼만데 어떻게 연락을 안 할 수가 있지?
이렇게 얘기하니까 나랑 도경수가 무슨 사이라도 되는 것 같긴 한데 그건 또 아니다.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들까지 우리 둘의 사이를 의심하긴 했지만, 우리 둘에게서 연애감정선 따위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도경수도 나도 서로 신경 쓰지 않고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만나고 다녔다.
물론, 금방 헤어지곤 했지만.
하여튼 한동안 하지 않았던 도경수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와, 근데 너 작가 일 한지 6개월 쯤 됬나?"
"엉. 시간 너무 빠르다."
"어떻게 그 6개월 동안 한번을 못 보냐"
"뭘?"
"도경수 말이야"
"아무래도 우리 방송국이 케이블이니까 만나기 힘들지"
"그래도 너네 요즘 케이블치곤 시청률 빵빵 터지던데?"
"맞아. 그래서 요즘 우리스탭팀 완전 축제 분위기잖아"
"하기사, 그럴만도 하다. 케이블에서 9%가 어디 쉽냐"
도경수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묻혔지만, 한번 생각난 도경수는 내 머리속에서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8년 만에 만난 친구 배우 도경수 × 막내작가 너징 ; 00
집에 가는 길에 도경수의 전화번호를 찾다가 어렴풋이 내가 악을 쓰며 도경수의 번호를 지웠던 게 생각났다.
그 날도 마치 오늘처럼 차가운 바람이 우리 둘을 가로지르던 날이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골목길에서 도경수는 나에게 배우의 꿈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겠다고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대충 눈치를 채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렸고, 도경수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을 지켰다.
그런 도경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는 내 휴대폰을 들고서
'나 니 번호 지울거야. 나중에 성공해서 나한테 전화할 거 아니면 나랑 연락할 생각도 하지마'
'ㆍㆍㆍ.'
'성공 못하면 전화 하지마'
말도 안되고, 전혀 위협도 안되는 협박을 했다.
내 딴에서 꽤나 단호하게 얘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울면서 우리집을 향해 걸어갔고, 도경수는 내 뒤에서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나를 따라왔다.
그리고, 내가 집에 들어갈 즈음에야 도경수는 입을 열었다.
'꼭 성공해서 전화할게.'
'ㆍㆍㆍ.'
'미안해'
내가 들은 도경수의 마지막 말이었다.
와 근데 진짜 나쁜새끼네 이거? 내가 성공하기 전까지 연락하지 말라고 진짜 안하냐. 그리고, 이정도로 떴으면 성공한 거 아니야?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일찍이 잠드려고 했지만, 자꾸 떠오르는 도경수 때문에 한참을 뒤척이고 나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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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프롤로그다 보니까 글 양이 적어요ㅠ 죄송합니다
다음 편 부터는 이 글 3배? 정도 늘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쓰고 나니까 많이 딱딱하네요.. ㅠㅠ
원래 이런 분위기가 아닌데ㅠㅠㅠㅜ 다음편엔 좀 더 유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써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부족한 점이나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아낌없이 얘기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