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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싫다 휘끼휘끼 전체글ll조회 740


관동별곡 [바비아이] 선왕X정철 

 

 

 

'봄인가..' 

 

옅은 분홍색 꽃 투성이인 길이 내 눈을 멀게 한다. 

온갖 꽃내음등이 내 코를 마비시킨다. 

이어 뛰노는 아이들, 갓을 쓴 남자들과 얼굴에 꽃을 품은 둣 아름다운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만발하여 내 귀를 멀게 한다. 

그래, 봄이면 봄이겠다만 아직 이른 봄, 겨우내 얼었던 바위가 녹고 폭포가 다시 흐르는 봄, 아름다움에 눈이 멀 것만 같은 봄이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아, 아니다 준회야. 그냥 고을 안이 평화롭고 시절이 삼월인 지금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구나." 

 

"그러시군요.." 

 

 

화천의 아름다운 시냇길이 풍악으로 뻗어있구나! 한 걸음, 두 걸음 알음알음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이내 울렁이는 이 가슴을 부여잡을 수 밖에 없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백천동 옆의 만폭동으로 들어가니, 아아, 이것도 절경이라! 은같은 무지개와 옥같은 용의꼬리가 섞어돌며 뿜는 소리, 십리에 자자하니 들을 때는 우레같더니 볼 제는 눈이 흩날리는 것 같도다. 

 

 

"저것은 무엇이냐?" 

 

"듣기엔 금강대라고 하더이다." 

 

"아아.. 이것마저 절경이로구나." 

 

 

금겅대 맨 꼭대기에 선학이 새끼를 쳤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도도하고 우아할 수가 없구나. 우리 임금이 떠올라 또 마음이 저렸다. 

어디서 부는 지 모를 옥피리처럼 들리는 봄바람 소리에 한참의 잠을 깨었던지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로 단장한 듯한 선학이 공중으로 치솟아 뜨니 서호 옛 주인을 반기듯 나를 반겨 넘노는 듯 하였다. 

소향로봉과 대향로봉을 눈 아래서 굽어보고, 정향사 뒤 진헐대에 다시 올라 앉으니 여산처럼 아름다운 금강산의 진면목이 여기서 다 보이더라. 아름다운 곳에 있으니 아름다운 그대가 떠오르는구나..그냥 한숨만 푹 내쉬고 다시 돌아앉는다. 

 

 

"어와. 조화옹의 솜씨가 무척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절경이옵니다." 

 

"그러게 말이다. 하늘로 날거든 뛰지 말지, 섰거든 솟지말지. 이 경치에 정신을 빼앗길 것만 같구나." 

 

 

그대여, 절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보는 것만 같소. 부용을 꽂아 놓은듯, 백옥을 묶어 놓은듯. 동해를 박차 오를듯, 북극성을 떠받든 듯한 그대 모습이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구료. 앞에 있는 이 절경을그대와 나누고픈 이 마음을 전하고 싶소. 혈망봉도 망고대도 다 그대같기만 할시고. 

 

 

"높기도 하구나, 망고대여. 외롭기도 하구나, 혈망봉아." 

 

 

순간 또 그가 떠올랐다. 밝아보이지만 한없이 슬프고, 커보이지만 유난히 작고, 높아보이지만 외로운 그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가슴이 저릿했다. 순간마다 그가 떠오르는구나, 이제는. 

 

 

"하늘로 치밀어 올라 무슨 일을 아뢰려고 저리 높은것이냐? 천만겁이지나도 뜻을 굽힐 줄 모르는구나. 아, 너로구나. 너같은 이 또 있는가..?" 

 

 

 

우리 임금 곁에 있어다오. 너같은 이 있어다오.. 이 말만 몇만번을 되새기며 개심대로 다시 올라 중향성을 바라보며 일만 이천 봉우리를 똑똑히 헤아리었다. 봉우리마다 맺혀있고 곳마다 서린 기운이 맑거든 깨끗치 말던가, 깨끗하거든 맑지말던가. 

 

 

" 이 기운을 흩어내어 인걸을 만들고 싶구나." 

 

그래서 당신이 힘들지않게 당신 곁에 두고 싶다. 

 

 

"예?" 

 

"아..아니다. 저걸 보아라. 모양도 끝이 없고 형세도 다양하도다. 천지가 생길 때 자연스레 생긴 것이겠지만은 이제 보니 조물주의 걸작이구나!" 

 

 

 

문득 예전에 그가 읽어준 책이 생각났다. 난 문학보다는 무예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그는 달랐다. 어릴 적 부터 품행이 단정했고 독서를 즐겨했던 그는 항상 책을 멀리하지 않았다. 그것을 읽으며 얻은 지식으로 나를 볼 때마다 옆에 불러 덕담해주거나 자신이 좋아하던 시구절을 읊어주곤 했다. 가끔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내 눈을 그윽히 쳐다보았을 땐, 공연히 가슴이 떨리고 얼굴이 달아올라 폐하, 왜이러십니까 하고 몸을 뒤로 빼곤 했었다. 그럴때마다 당신은 해사한 얼굴에 꽃같은 미소를 잔뜩 머금은 채 하하, 장난이다. 놀랐느냐고 나를 달래곤 하였지.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온 것은 누군가? 동산과 태산 중 어느 것이 더 높은가. 노나라가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거늘, 넓고 넓은 천하를 어찌하여 작다 하였단 말인가? 아아, 그 경지를 어이하면 알 수 있을꼬. 오르지 못하여 내려가면 이상해 보일까.' 

 

 

그가 읽어 주었던 공자의 호연지기가 생각났다. 공자는 높은 곳에 올라 노나라를 보며 자신의 학문적 경지를 펼치기엔 천하가 너무나 작다고 하였다지. 그 얘길 하는 그의 따스한 목소리가 자꾸만 귀에 맴돈다. 그때, 그대는 바람이었다. 내 감정을 휘몰아치게하는 폭풍이었고, 나를 떨리게 하는 봄바람이었다. 허나 지금 그댄 겨울바람이다. 나의 가슴이 마구 할퀴어 놓은 것 마냥 저리는 것을 보니, 그대는 틀림 없는 겨울바람이다. 

 

하ㅋㅋㅋㅋㅋㅋ내일이 드디어 국어시험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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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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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쓰니 최소고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이번에봤거든..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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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쓰니고1이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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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하..ㅋㅋㅋㅋㅋㅋㅋㅋ 관동별곡진짜 ㅂㄷㅂㄷ..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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