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oon5 - Girls Like You
[프로듀스/엑스원/이은상]척과만거(擲果滿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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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이 오고 반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 물론 최예나는 화가 단단히 나서 나랑 말 자체를 하려고 하지 않아. 이은상은 그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근데 저번에 내 성격 얘기했잖아. 나는 뭐든지 주저하지 않는 편이라고. 그래서 난 아예 최예나 짝이랑 자리를 바꾸고 뻔뻔하게 옆자리에 앉았어. 물론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난 옆자리에 앉아서 최예나에게 해야 할 이야기들과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심경 변화를 다 적어서 쪽지로 최예나 책상 위에 올려놓았어. 보지도 않는 것 같았지만 말이야.
"최예나 내가 죽도록 미워도 이건 봐줘."
수업시간동안 나는 체념 상태였어. 안그래도 요즘 내 마음도 그렇고 되게 힘들었어. 나는 감정 변화가 별로 없는 사람인데 하루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은상에게 관심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엄청 큰일이었으니까. 그렇게 난 수업시간을 날렸어. 수업을 아무리 들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는 않고 답답하기만 했어. 그래서 결국 수업 도중에 난 그냥 또 엎드려서 잤어. 생각이 너무 많아서 너무 힘들어.
그러다가 갑자기 누가 급하게 깨우길래 일어나봤더니 이은상이 날 깨운 거였어. 은상의 말을 들어보니 최예나가 수업 중간에 울면서 뛰쳐나갔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껏 걱정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길래 난 급하게 최예나를 찾으러 나왔어.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최예나는 보이지 않았어. 그렇게 한참을 뛰다가 최예나랑 가던 학교 빈 창고로 갔는데 거기서 울고 있더라.
"너 여기서 뭐해."
"김이은 내가 미안해...."
그러고 날 끌어안더라. 나 오글거리는 거 딱 질색인데. 오늘은 너 때문에 울기까지. 거기서 우리는 수업을 빠지고 그동안 있던 일들을 서로 이야기했어. 난 오늘 처음 알았어. 누군가에게 나의 힘든 일을 털어놓는다는 건 짐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걸 말이야. 내가 그동안 왜 예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안 했을까 후회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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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혼나고 최예나랑 이상한 사람처럼 들어가서 각자 자리에 앉았지. 은상은 눈치를 챘는지 입 모양으로 잘 해결했어? 라고 묻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 그리고 최예나가 말해줬는데 나 은상이한테 푹 빠졌대. 자기가 보기에도 남한테 관심 1도 없던 내가 달라졌다나 뭐라나.
그리고 갑자기 은상에게 반 아이들이 관심이 생겼어. 처음 봤을 때부터 난 알아봤지만 이은상이 잘생긴 건 솔직히 완전 인정해. 그거 때문에 요즘 쉬는 시간만 되면 애들이 다 몰려오는데 물론 은상은 요즘 힘든 일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부담스러웠는지 항상 나한테 구조 요청을 하지.
"은상아 나 번호 좀 알려줘."
"야 빨리 너 자리 가라. 얘 부담스러워 하잖아."
"너가 뭔데 자꾸 우리보고 가라고 해. 너 진짜 웃긴다."
"풉. 아, 미안. 너희가 너무 유치해서. 눈치가 없냐? 이은상 표정을 봐."
이은상은 얼굴이 거짓말을 못해서 딱 티가 나는 편이라 내가 이은상 표정 보라고 하면 여자애들이 무안해 하는 표정으로 자리에 가고 여자애들이 다 가고 최예나가 오면 바로 표정 풀고 웃으면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말을 걸지.
"후하. 예나야 왔어?"
"이은상 그냥 딱 무시해. 맨날 김이은이 도와주고."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이은아 매번 고마워."
"아니야. 나 화장실 다녀온다."
요즘 나의 큰 고민이 뭐냐면 이은상은 최예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물론 예나는 나의 마음도 알고, 이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서 아예 관심도 없지만. 아 생각할수록 화난다. 내가 항상 이은상을 도와주고 나면 예나가 오는데 예나한테만 말 걸고 웃고 나한테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표정을 보여준다니까. 이런게 질투라면 저 질투하기 싫어요.
그래서 화장실을 가면서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 싶었어. 이은상 짜증나. 너가 오고 난 일주일동안 정말 많은 감정이 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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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은 오늘 점심 니가 제일 좋아하는 초코우유 나온다!"
"최예나 나 오늘 입맛 없어. 오늘 이은상이랑 둘이 먹고 와."
"얘가 미쳤나. 니가 제일 좋아하는 거 나온다고."
"아 다이어트 할거야. 둘이 다녀 와."
아 아까 그 여자애들한테 미안해진다. 지금 여기서 가장 유치한 건 나 김이은이라고. 그걸 투정이라고 부리는 거냐. 결국 이은상일랑 최예나가 급식을 먹으러 갔고 나는 그냥 학교 주변을 돌아다녔어. 기분도 안좋고 유치한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 말이야.
"그렇게 땅만 보고 걸어다니면 다치는데."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면서. 그래도 고마워."
"너 김이은 맞지. 2반."
"응. 너 그 4반? 차준호 맞지?"
내가 얠 아는 이유는 딱 하나 밖에 없어. 그냥 엄친아. 맨날 사진으로 봤는데 실물은 또 처음이네.
"엄마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차준호 너 공부 잘한다며."
"그냥 조금. 너 왜 점심 안먹어."
"짜증나서. 그런 너는 왜 안먹어."
"그냥."
그러다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최예나랑 이은상이 보였어. 또 활짝 웃고 있네, 질투나게. 그러다가 차준호랑 나를 보더니 살짝 입꼬리가 내려가더라. 최예나는 누구냐고 물었고 나는 차준호라고 내가 말했던 엄친아라고 얘기를 하는 동안에도 은상의 표정은 심각했어. 지금 나한테 희망 주는 거야?
"반으로 들어가자."
"차준호 나중에 우리집 놀러와. 알았지?"
"기회가 되면. 잘 가."
은상의 반으로 들어가자는 말을 끝으로 우리는 반으로 들어왔어. 근데 내 책상 위에는 초코우유가 있더라. 최예나가 또 잘 챙겨줬네. 진짜 먹고싶었는데. 근데 이은상의 얼굴은 아까처럼 정색의 표정을 하고 입을 뻐끔뻐끔 뭔가를 말할려다가 망설이는 것같았어.
"너 뭐 할 말 있지."
".......아니."
"그럼 말고."
"아니 오늘 같이 놀자."
"오늘 야자 끝나고 학원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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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이은상을 피했어. 이렇게 피하지 않으면 마음이 더 커지면 진짜 커질 것 같아서 뭐 어저께도 학원 빠져서 엄마한테 혼나기도 했으니까 더 빠지면 진짜 학교도 못 나올 수도 있어. 외출금지령도 받았는데. 난 왜 이런 사람일까.
"김이은 4반 남자애가 너 불러."
"아, 응. 고마워."
급하게 반 밖으로 나갔는데 아까 봤던 차준호가 서있었어.
"어? 차준호. 무슨 일이야."
"별 일은 아니구.. 그냥 야자 끝나고 같이 갈래?"
"나 학원 가는데.."
"나도 학원 가. 나 너랑 같은 학원 다녀."
"엥? 나 왜 몰랐지."
"원래는 너랑 다른 시간이었거든."
그렇게 나는 차준호랑 같이 학원에 가기로 하고 다시 반으로 들어오니까 이은상이 또 아까랑 똑같은 표정으로 쳐다봤어.
"이은상 화났어?"
"아니. 쟤랑 친하구나."
"너랑 더 친해. 아 너 지금 공부할거야?"
"아니."
"그럼 나랑 잠깐 나가자."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은상이랑 단둘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보니까. 만들어서라도 같이 있고 싶었어.
근데 이은상 아까부터 저 표정이야.
"이은상 너 화났어?"
"아니."
"은상아 화났어?"
".....몰라...."
내가 성 떼고 다정하게 부르니까 은상이 화들짝하면서 은근슬쩍 웃더라.
나 이거 착각해도 되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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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행복에 취한 브라이트입니다.
흑발이라뇨 정말 행복에 겨웁니다.
빨리 달려오느라 정신없이 써서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준호의 새로운 등장! 기대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