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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강남] 내 승윤이 06 | 인스티즈

 

 

 

 

 


 


연신 피식거리는 웃음소리에 가슴께가 간질간질, 마주보고 있는 두대의 노트북.

태현의 입맛인 민트모카라떼를 두 잔이나 시켜놓고는, 정작 둘은 한 입도 머금지 않은채.

이젠 대놓고 눈까지 접아가며 웃는 얼굴에 어찌할 줄 모른채 고개를 푹숙인 갈색 정수리.





〃 그만 좀 웃어요 …. 〃



 

응, 왜?






천연덕스럽게 되묻는 장난스러운 그 얼굴에 태현이 고개를 내저었다.






떨려서 아무것도 못하겠잖아 ‥.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06








둘에게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 너네 뭐하냐. 〃


 



어슬렁 어슬렁 강의실로 들어선 승훈이 못볼걸 보았다는듯 눈을 찡그렸다.






〃 형, 여기 앉을게요. 〃



 


언제부턴가 강의실 끄트머리에서 태현과 같이앉던 민호도 예전같이 승훈의 옆에 서있었다. 승훈이 혼란스러운 눈으로 셋을 번갈아 쳐다보자 승윤이 천연덕스럽게 ' 뭐, 이상해? 왜 그렇게 쳐다봐 -' 라며 말을 건냈다.



 



눈치가 조금 느리다면 느린 승훈에게도 승윤과 태현이 서먹해졌다는건 식은 죽 먹기로 알 수 있었다. 유난히 태현을 귀여워하던 승윤과 마지못해 받아주는듯 했지만 승윤을 잘 따르던 태현이 서로를 피한다는 것쯤이야, 과 사람들 다 알고있는 사실일 것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남남처럼 굴더니 ….



 

승윤과 태현에게 묻고싶은게 산더미였지만 승훈은 왠지모르게 지금은 그냥 둘의 시간을 보내게 해주어야 할 것같았다. 어깨에 메고있던 에코백을 자리에 내려두며 괜히 민호의 옆구리를 쿡하고 찔렀다.


 



〃 넌 재네 변덕이 이해가냐? 〃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말? 추궁하는 승훈에게 민호는 진짜 모른다는듯 어깨를 들썩였다. 그러자 흥미가 떨어진 승훈이 휴대폰을 꺼내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민호는 승훈모르게 한숨을 셨다.



 


민호라고 궁금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둘의 사이가 왜 그랬었는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물으려면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었다. 근데, 괜히 ‥

민호가 고개를 돌려 승윤과 태현을 쳐다보았다. 승윤은 여유있어보였고, 태현은 부끄러운지 하얀얼굴이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승윤의 말에 뭐가 그리 재밌는지 활짝 웃어보이던 태현이 민호의 덤덤한 눈과 마주쳤다. 태현이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좋은게 좋은거지 ….

민호는 짐작가는 상황이 많았지만 애써 궁금하지 않으려 머리를 훌훌털어냈다. 언젠가 태현은 자신에게 다 말해줄 것이였다.








* * *







〃 태현아. 〃

〃 네,형. 〃

〃 좋아해. 〃 



 


태현이 파일을 뒤적거리던 손을 멈추고선 승윤을 바라보았다. 어둑한 스텐드조명에 둘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승윤의 고백이후, 사귀자는 말을 딱히 없었지만 둘은 사귀고 있었다. 승윤은 틈만나면 태현에게 애정공세를 했다. 물론, 태현은

자신이 승윤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클 것이라고 자부할만큼 승윤을 좋아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따라다니는 불안감도 컸다.

그가 정말 가벼운 연애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떡하지? 호기심이라면 어떡하지? 늘 태현의 생각의 끝에는 이 질문이 따라다녔다.

승윤이 그런 사람이 아닐걸 알지만, 아직 태현이 승윤을 완전히 신뢰하기엔 둘의 연애는 시작한지 2주 밖에 되지 않았다.



 


승윤의 다정한 손이 태현의 길어버린 앞머리를 귀뒤로 넘겨주었다. 그 손길마저 아직 꿈만 같은 태현이였다.

부팅후 같은화면만 1시간째 켜져있던 노트북을 덮은 승윤이 파일을 뒤적거리다 말고 멈춰있던 태현의 손을 맞잡았다.

태현은 손에 땀이 차는것을 느끼며, 괜히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푹숙였다. 귀뒤로 넘겼던 긴 앞머리가 태현의 얼굴을 다시 가렸다.


 


〃 태현아. 〃


 


태현이 고개를 들어 승윤을 마주보았다. 자신이 좋아하던 그 눈이 오로지 자신을 담고있었다. 괜히 울컥해진 태현이 덤덤한척 대답했다.

네 ‥형.






〃 나 지금 너한테 ‥ 〃

〃 ? 〃


 


꽤나 비장한 표정의 승윤이 말했다.



 

〃 키스 할꺼야, 싫다면 고개 돌려. 〃




 

에?




 

태현이 동공이 나갈정도로 눈을 크게떴다. 점점 다가오는 승윤의 얼굴에 둘의 그림자가 가까워졌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예고에 태현의 심장이 요동쳤다. 싫을리가 없었다. 승윤의 키스를 태현이 거부할리가 없었다.






두 입술이 어설프게 맞닿았다. 여전히 긴장하고있는 태현의 입술을 승윤이 살살 어루만지듯 핥았다. 그 야릇한 느낌에 태현은 전기에 감전된듯 온몸이 찌릿거렸다. 닫혀있던 태현의 입이열리고 승윤의 혀가 태현의 혀를 툭하고 건드렸다. 간보듯이 살짝살짝 건드리는 승윤에 애가탄 태현이 승윤의 뒷목을 감싸고 좀 더 밀착해왔다. 자신의 장난에 대담하게 반응해오는 태현에 승윤의 이성이 흔들렸다. 한참이나

둘 다 무언가에 홀린듯 입술을 마주하다가 ,숨이 막히는지 승윤의 가슴께를 아프지않게 두드리는 태현에 둘의 입술이 떨어졌다.  





하아, 하아 ―





가슴께를 들썩이며 숨을고르는 태현은 제3자가 본다고 해도 아랫배가 간질거릴만큼 야했다. 그걸 알리가 없는 태현은 몽롱한 눈빛으로

승윤을 쳐다볼 뿐이였다. 남태현은 타고난 여우일 것이라고 승윤은 생각했다.




 



 


〃 승,승윤아. 〃


 


푸흐 - 왜.


갑자기 존칭없이 심히 짧아진 부름에 승윤은 화가나기보다는 , 말을 더듬는 태현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비죽비죽나왔다.






〃 내 ‥ 〃

〃 응? 〃

〃 승윤이 ‥. 〃






귀가 빨개진 태현이 우당탕 소리를 내며 승윤의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예쁜아 어디가!  버럭 소리치는 승윤의 귓가도 빨갛게 물들었다.

아직 좋아한다고 표현하기가 서툰 태현의 최대한의 표현이였다.











태현은 생각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잘라내기로 결심했다.

가벼운 연애, 호기심의 연애 지금은 그런걸 의심하기 바쁠때가 아니였다. 마침내 시작된 둘의 연애에 집중할 때였다.













* * *













 

〃 아, 미친,새끼야 ‥숨,숨 좀! 〃






멱살을 꽉쥐던 민호의 손이 남자를 내팽겨치듯 놓아주었다. 남자는 한참이나 콜록거렸다. 그걸 듣고있자니 그 소리가 너무 거슬려서 놈의 명치를 제대로쳐서 기절시킬까, 민호는 고민했다.





인연도 그런 인연은 없을것이였다. 인연보단 악연에가까운.


 

3년만의 재회였다. 평생 안보고 살 수 있을줄 알았다. 태현이 마주하기전에 자신이 먼저 마주했어야했다. 

크게 삐끗한듯 절뚝거리는 다리로 우왕좌왕하며 술집 밖으로 뛰쳐나가던 태현의 위태로운 모습이 민호의 눈에 아른거렸다.

태현이 제대로 집에 들어갔는지 문득, 걱정이 되었다.  







〃 송민호. 〃






민호못지않게 낮은 음성이 민호를 불렀다. 민호는 남자를 죽일듯 노려보았다. 그 모양새를 보던 남자가 작게 웃었다.




〃 병신새끼가. 〃

〃 뭐? 〃




남자가 라이더자켓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물었다.



 



〃 너 아직도 그 게이새끼 감싸고 도냐? 〃




 

' 이 새끼가 ! ' 민호가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민호의 주먹보다 재빨랐던 남자의 손이 그 주먹을 막았다. 분에 못이긴 민호의

주먹이 덜덜 떨렸다. 시종일관 눈웃음을 지어보이던 남자의 그윽한 눈매가 제법 냉정한 빛을 띠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웃는다기보다는 비웃고 있었다.




 


〃 착각하지마, 송민호. 〃

〃 … . 〃

〃 그 새끼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거. 〃



민호의 코 끝으로 매쾌한 담배향이 퍼졌다. 한동안 피지않던 담배생각이 간절해졌다.




〃 시작은 너였어. 〃



덜덜 떨리던 민호의 주먹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 * *













피슈웅 ―

주전자에 김빠지는 소리가 고요한 집안에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불을 끄기위해 몸을 일으키려는 승윤이 난감하다는듯 웃어보였다.



 


〃 태현아. 〃



 


태현이 승윤의 허벅지위에 앉아 승윤의 목을 꽉 껴안고있었다. 몸이 저릴만도한데 승윤은 불평하나 하지않았다.

하는 수 없이 승윤은 태현을 안은채 몸을 움직였다. 주전자안에 따뜻하게 데여진 우유를 머그컵에 따라서 태현의 손에 넘겨주었다.

빨갛게 물든 눈이 어느정도 진정이되었는지 더 이상 울지않았다.    



 


자신을 살려달라는 태현의 말에 승윤은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태현은 정말 당장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새 하얗게 질린채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엉엉 울고있었다.



태현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왜 그렇게 슬프게 울고있는건지, 그걸 왜 자신은 짐작도 할 수 없는건지 ‥ 승윤은 자신의 무지함에 화가나고 욕이나왔다.








우유 몇모금을 들이키던 태현이 머그컵을 승윤의 입에 갖다대었다. ' 먹을래?' 평소보다 살짝 떨리는 음성이 애써 덤덤하려 하는게 느껴져 승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 응. '













〃 승윤아. 〃



 

머그컵을 내려놓은 빈 손으로 승윤의 손을 잡은 태현이 나지막히 승윤을 불렀다. ' 응, 태현아' 승윤의 까만 눈이 오로지 태현을 담고 있었다.





〃 내가 더 떳떳해지면 …. 〃

〃 응. 〃

〃 그땐 너에게 숨기지 않을게. 〃




그러니깐, 조금만 기다려줘.



태현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승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태현이 먼저 말을 꺼내준 것만으로도.

승윤이 웃으며 태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기분 좋은듯 태현이 살며시 눈을 감았다.





〃 태현아. 〃



태현이 살며시 감았던 눈을 다시 떴다. 팔자로 내려간 눈썹도 태현이기에 예뻐보였다.



〃 사랑해. 〃



뭐라고?

태현이 놀란듯 되물었다. 다시한번, 다시한번만 …!




〃 사랑해. 〃




​에이씨. 부끄럽게 …


승윤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귀가 잔뜩 빨개져있었다.




〃 태현아, 설마. 〃

〃 … 〃

〃 너 울어 ? 〃




야, 울지마. 진짜 미안하게 !

으..으허엉, 승유나아 ―

아,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질리도록 말해줄테니까 제발 울지마!




태현은 자꾸만 흘러내리는 행복감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아직 완전한 자신을 떳떳하게 보여주기전에 승윤이 먼저 용기내어준것이다.

승윤이 용기내어 처음으로 태현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준 것이였다.

태현은 승윤이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고있다. 보통연인에게 흔한 말인 그 사랑한다는 말이, 승윤에게는 얼마나 큰 결심이였는지를.







〃 흠,흠. 너가 어떤사람이던간에 난 남태현을 사랑하고있으니까. 〃

〃 …. 〃

〃 더이상 불안해하지말고. 〃






나한테 기대어가라, 태현아.












@@



민호분량이 늘어난거 같죠? (작가사심)

요즘 송강픽읽고있던 와중에 외모리즈까지 찍은 송민호한테 푹빠졌어요.(ㅠㅠ하지만 최애는 강남이진리. )

무튼, 다음편은  태현이의 과거이야기를 쓸거 같네요ㅎㅎ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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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작가님 혹시나 해서 들어왔는데 ㅠㅜ 미리보기에 태현이가 어두운 내용이길래 걱정했었는데 오늘은 달달도 있고 다음 내용도 있는것 같고 전 빨리 민호가 태현이 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싶네요 ㅜ
9년 전
윈태현
강남은 우울한것보단 달달한게 진리죠 ㅠㅠㅠㅠ 다음편도 얼른 들고 올게요 ㅎㅎ!!
9년 전
독자2
자까님 저 암호닉 통감자입니당 ㅠㅠ 아 완전 달달터져요ㅠㅠ 글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달까요ㅠㅠㅠㅠㅠㅠ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9년 전
윈태현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이라니 ㅠㅠㅠㅠ감사감사해요 :D 다음편은 좀 더 신중하게 쓰게될거같네요! 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통감자님 ♡ 크리스마스 즐..겁게보내세요 ㅎㅎ
9년 전
독자3
어머ㅜㅜㅜ진짜기다렸어여ㅠㅜ너무조아여 내승윤이ㅜㅜㅜ진짜달달터져ㅜㅜ태혀니과거랑 민호가 걱정되네여ㅜㅜ 무슨일이지..저놈은뉴규지..ㅠㅠ으아아아 서로 표현하는게 너무 좋네여ㅜㅜ설레구달달 ㅠㅜ으아 걱정없이 행복해져랒!
9년 전
윈태현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오열) 승윤이랑태현이같이 달달한 연애하곱네요(오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감사해요 ㅎㅎ
9년 전
독자4
승윤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태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울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휴 강남행쇼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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