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눈이 일찍 떠진 오늘이야.
죽을듯 가기 싫은 월말평가.
아침 일찍 일어난 너콘은 시계를 보며 인상을 찌푸려.
지금 당장 후다닥 준비해도 빡빡한 시간.아침은 당연히 못먹겠지.
마른 세수를 하며 지친 한숨을 내뱉은 너콘은 비척비척 욕실로 걸어가.
유난히 지쳐보이는 보습이야.
-
YG스타일하면 역시 힙합이겠지. 의상도 음악도 말야.
대충 걸쳐보며 카메라 앞에 선 너콘이 멍한 눈빛으로 말해.
"오늘은 월말평가 날입니다. 팀비...?분들을 처음 뵈는 날이기도 하죠."
스냅백을 대충 뒤집어쓴 너콘이 환히 웃어.
"파이팅."
-
숙소를 나온 너콘은 건물앞에 깔린 사람들에 흠칫 놀라.
빅뱅도 투에니원도 아닌 팀비의 팬들로 보였어.
말 없이 이어폰을 씨고 걷는 너콘의 모습은 정말로 가벼워보여. 세상 천지에 고민거리 하나 없는 아이마냥말야.
백미터쯤 걸었을까?
귀에서 들려오는 귀를 째는 함성소리에 너콘은 언듯 곁눈질해.
우르르 나오는 남자 연습생들이 벤에 올라타고있었어.
너콘은 말없이 걸었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거든.
-

"""""""안녕하세요!!"""""""
"어,그래.왔니?"
여러 남자들이 우르르. 옷 차림새로 봐선 아까 그 남자들인것 같아.
녹음했던 곡들을 반복으로 들으며 가만히 구석에 앉아있던 너콘이 넌지시 일어나. 사장님이 보고있었거든.
하필이면 가장 키 커보이는 사람 옆에 선 너콘은 유난히도 더 작아보여. 사실 160이면 그리 작은 키도 아닐텐데 말야.
왠지모르게 느껴지는 답답한 느낌에 숨을 들이마시는 너콘은 어째선지 불안해 보이기까지 해.
사장님이 운을 띄웠어.
"그래, 한달동안, 다들 잘 지냈니?
우렁차게 그렇다고 말하는 남자들에 반해 입조차 열지않는 너콘에게 여러사람의 눈동자가 돌아가.
노련한 프로듀서들도 뭐라 말할수 없어. 너콘과는 이야기조차 나눠본 적 없으니까.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힘든 기색이야.
사장님이 물어.너콘이 너도, 잘 지냈니?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너콘이야.
-
솔직히 말하자면 너콘은 그랬어.
와, 이사람들 노래 잘한다. 춤 잘춘다.
근데 나머지 셋이 묘하게 부족하다고.
아홉중 여섯은 완벽했다고 너콘은 생각했어.
춤도 멋졌고, 카메라를 통한 노래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로 들으니 생각을 뛰어넘을 정도로 좋다고.
토끼를 닮은 남자와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같이 랩을 하는것도, 둘만의 호흡이 느껴져서 정말로 신났었지.
살아있는 랩이란게 있으면 이런느낌이 아닐까,하고말야.
그래도 역시나 아까운건 세명의 조금 아까운 실력과, 랩퍼가 둘뿐이라는 점?
사장님이 말씀하시기를, 너콘이 탈락하게되면 당연 아홉에서 경쟁을 하게 될것이고
너콘이 생각하기에 아홉중 일곱을 가져가는 거라면 랩퍼는 셋정도가 적당하지않나...했으니까.
새로 들어온 세명중에서도 랩퍼가 있지않을까 했지만 셋다 보컬이었고 말야.
하지만 너콘은 신경끄고 랩퍼 두명의 공연을 관람했어.
호흡이 너무좋아서, 절로 신이났거든. 프로듀서들도 리듬타는게 적나라하게 보였고말야.
그리고 그때쯤이었지.
둘의 랩이 절정으로 치닫기 바로전, 너콘에게 말을 건게.
"저기요.

그 쪽, 저 둘보다 랩 잘해요?"
너콘은 갑작스런 남자의 물음에 얼떨떨하게 대답해.
글쎄요.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너콘의 말에 고개를 돌리고선 작게 웃는 남자야.
-
드디어 너콘의 차례가 왔어.
아홉명은 물론이고, 아까 그 랩퍼 두명, 이상한 질문이나 했던 남자도. 사장님도, 말 한번 못 섞어본 프로듀서들도
모두가 너콘을 보고있었지.
YG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엠알이 잔잔히 들려. 특유의 피아노 소리와 함께말야.
노래가 시작되고, 가만히 노래를 부르던 너콘의 목소리를 듣던 프로듀서들이 웅성거려.
어느순간부터 엠알이 절묘하게 꺾이기 시작했거든. 흡사 테이프를 뒤로 감은것처럼 말야.
솔직히 말하자면, 거꾸로 골리기를 한건가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엄연히 다른 엠알이기도 했어.
너콘이 몇달 전에 월말평가 곡에서 사용했던 엠알이니까.
-
"눈이 녹은 그 자리에 꽃은 피고
사방이 온통 변해 나만이 제자리야
눈 감은듯 뜬 눈도 캄캄한데
한치앞도 보일리 없지
얼른 다가와 한걸음만
나도 네가 보고싶었다고
Long time no see.너만을 기다렸어.
바람에 나 깎이는 줄도 모르고
이젠 날두고 가지마 my Dear
언제나 네 옆에서 있을테니
꽃이 지고 그 자리에 새 꽃이 피어도"
-
몇번이나 되고쳤던 랩이 풀린 필름마냥 느슨하고 느리게 지나가.
그저 누군가에게 동화를 읽어주듯이.
대뜸 비트 두개가 완전히 섞여 버렸어. 피아노 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정도로.
직접 쓴 노래가사들을 익숙히 부르던 너콘은 순간 당황해.
이 파트를 부르고 나면 다시 랩파트인데, 랩가사가 생각나지 않았거든.
실수로 이미 한박자 놓쳐버린 상태.
순간 보이는 사장님과, 아까 말걸었던 남자의 얼굴에 너콘은 뻔뻔히 랩을 시작해.
-
"지금이 겨울이라면 그저
눈구름 맞으며 잠기듯 죽어있다
꽃비 내릴때쯤 털고 일어서면 되는걸텐데
하필이면 이렇게 살아
내가 뱃사공이라면 넌 파도
니 앞에서 난 맥없이 엎어"
-
너콘의 노래가 끝탄 뒤는 그저 정적.
사장님은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선 입을 다물고 있으셔.
그에 당황한 너콘도 역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지.
몇초가 몇분같이 길게 느껴져.드디어 사장님이 입을 열었어.
"너콘아."
"네"
"혼내려는거 아니니까 고개들어."
그제서야 눈치보며 고개를 드는 너콘이야.
사장님은 웃고계셨어. 지나치게 싱글벙글.
뭐가 그렇게 기쁘고 좋다고.
"지금것 봐온 너콘이는, 늘 뭐든 지나치게 편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었지?근데 이번 평가에선 그런걸 찾아볼수가 없네?"
"감사합니다"
"꽤...좋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나는 생각해.전같았으면 박자 절엇을때 실수인거 그대로 다 드러냈을텐데, 이번엔 달랐잖아.
나는 그게 정말로 좋은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수고했어."
너콘 인터뷰 |
"안녕하세요,김너콘입니다. 어...오늘이 믹스앤매치를 시작하고 처음 한 월말평가인데요, 그럭저럭 대강 한것같습니다. ....솔직히 저는요, 승산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잘생긴 남정네 아홉이랑 저 하나. 팬투표에서 분명 밀릴꺼라 생각해서 저는 사실 열심히 할 맘이 별로 없습니다. 같은 기회라면, 좀 더 간절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게 옳은 것 같아요. ....그냥,그렇다고요. 그럼 안녕.잘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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