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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에기벨 전체글ll조회 1472l 1

 

 

 

내가 이 능력을 가지고 후회한 적이 있던가?

아니, 한번도 없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별로 불편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을 죽인 숫자만 알려주는 능력이니까.

 

생각해보면 참 웃기다.

나도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지.

버젓이 머리 위에 12라는 숫자를 띄운 사람과 함께 지내고있으니까.

 

심지어 그 사람이 나한테 한 짓이 있는데도 용서했으니까.

 

사람일이라는게 생각보다 단순하지가 않아서

영원히 증오하고싶어도, 그게 그렇게 안된다.


막상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을때,

눈물을 글썽이지 않는 사람도 없고

상대방에게 공감을 하지않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가슴 속에 슬픈 사연 하나쯤은 달고 다닌다.

 

 

 

 

 

 

한때 유서쓰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컴퓨터로 한번도 써본 적 없는 글을 써보기로했다.


워드를 켜고, 내 이름을 적어보았다.

 

'Julian Quintart'


뭔가 쓰고나니 오글거려서 다시 지우고,

이번에는 점 하나를 찍었다.


'.'


채워지지않는 빈 공간과 내가 쳐넣은 .하나가 마치 얼룩인듯 보여서 나는 점 역시 다시 지웠다.

그리고 다시 채워넣었다.

 

'Julian Quintart의 유서'

 

쓰고나니 살풋 웃음이 나왔다. 진지하게 쓰고싶은 마음이 1%도 없다.

 

'이 유서는 법적으로 효력이 전혀 없는, 그런 유서입니다.'

 

나는 키보드를 타닥거리며 적기 시작했다.

 

'장난삼아 쓰지만 진지합니다.'

 

'유서를 빙자한 자서전이 될 것 같군요.'

 

'네, 저는 이 글을 통해 제 삶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나는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가, 다시 써내려갔다.

 


'제 기막힌 삶을 말입니다.'

 

 

 

 

 

 

 

 

 

 

 

 

 


줄리안은 로빈을 바라보았다.

로빈은 침대 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저는 초능력이라고 하기도 뭣한, 아주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줄리안은 어렸을 때를 회상했다.

엄마 앞에서, 동그라미를 그려보이던 제 모습.

그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숫자.

 

나중에 학교에서 숫자를 배우고, 그것이 0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조차 나는 그것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친구들의 머리 위에 도넛처럼 동동 떠있는 숫자, 0

 

그리고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의 현장.

0에서 1로 바뀐 트럭기사의 숫자.

그리고 그때 깨달은 나의 능력.


줄리안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머리 위에도 0이라는 숫자가 떠있었다.

 

 


'사람을 죽인 숫자를 알 수 있는 능력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경찰을 할 걸 그랬습니다.
클럽 DJ따위가 아니라요.'

 


'내 능력을 유용한 곳에 썼어야 했는데, 여태껏 제대로 쓴 적이 없어서 신께 죄송합니다.'

 

 

로빈이 12라는 숫자를 달고 자신 앞에서 나타났을때,

줄리안은 놀랐다.


첫째로 놀란 것은 말그대로 숫자때문이었고,

두번째로 놀란 것은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무엇인가가 소름이 돋아서였고,

세번째로 놀란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위험해'라고 소리쳐서였다.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 남자와 말을 섞은 결과,

자신은 지하실에 갇혀서,

공포에 떨어야만 했지만.

 

 

 

 

 

로빈.


고등학교때 처음 만나서, 처음으로 친해졌던 친구.

내 친구.

 

비록 나를 사랑한나머지 집착하고 나는 힘들었지만 내 친구였던 로빈.

내 여자친구를 죽여버리고,

나를 가두고,

원치않는 일까지 해버렸던 로빈.

 

생각해보니, 내가 그를 용서한게 정말 이상합니다.

 


'저에겐 특별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 역시 그를 사랑하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스톡홀름 증후군.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공감하거나 연민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이라는데,

내가 그런걸까요?

 

 

'그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그를 사랑한 나 역시 정상은 아니겠지요.'

 


줄리안은 결국 창을 꺼버렸다.


'저장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오는 질문에 줄리안은 고민하다가 N를 눌렀다.

 

 

 

 

줄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밖에는 붉은 빛, 분홍 빛, 자줏 빛의 하늘이 떨어지는 해 주위로 몰려있었다.

자신이 지금 있는 이 곳은, 고향도 아니었고, 한국도 아니었고, 프랑스도 아니었다.

 

 

그 어딘가에서 줄리안은 로빈과 함께 있었다.

거의 갇혀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로빈과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나도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고,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내가 로빈처럼,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그런 고민들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나역시 황폐해졌던 것입니다.

나 역시 외로웠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실패로 친구도 없고 아무것도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 땅을 밟았던 어린 소년은

밝게 웃었지만 속은 많이 비틀려있었다.

다만 로빈은 그것이 겉으로 드러났었고, 줄리안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밝게 포장했다.

 


어쩌면 로빈과 줄리안이 줄타기하듯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끝까지 친구로 남았던 것은

둘 다, 정신적으로 채워주는 부분이 있었기때문이었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 보면, 저 둘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로빈과 줄리안은 서로를 완성시켜주는 존재다.

 


베트맨과 조커처럼?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둘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며.


Fin.

 

 

 


하고싶은 말

안녕하세요, 에기벨입니다.

사실 9화에서 완결이 났지만 제가 실수로 완결이라는 말을 안붙였더라구요..

이건 에필로그에욥. 좀 오랫동안 안돌아온것같은 느낌이 드네요.

 

소규모부족처럼 글쓰는게 행복했어요.

댓글달아주셨던 독자분들 정말감사해요.(읽어주신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로줄팬픽을 쓰면서, 멘탈이 깨진적이 좀있어서.

한동안 Bloody를 펼치지를 못했어요.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지싶어서 오늘 빠르게 적어나갔습니다.

 

수위글도 잘못쓰고, 제가 글을 잘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글은 쓰면서 느는거다 싶어서 패기로 도전했던 첫작 블러디입니다.

 

좋은 설정 망쳐놓은것같아 좀 그렇긴한데..하하

블러디를 쓰지않는 그 며칠동안 저는 다른것을 좀 구상해보았습니다.

다음작은 커플링이 없는 글일것같구요.

마이너합작도 참여하게되어서..

 

 

그런데 글쓰는게 정말 재밌긴하더라구요. 행복하고.

다음에는 줄리안을 사랑스럽게 표현하고싶네요.

좀더 성숙하고, 깊이있는 글을 써보고싶어요.

 

소재도 중요하고, 풀어나가는 능력도 중요하고,

글쓰는 것은 여러모로 힘든 것은 맞지만

독자분들의 댓글하나, 응원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되어주셨고,

네, 블러디하면서 재밌었습니다!

 

 

완결 에필로그가 좀 짧지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하하

애초에 시작을 0# 이렇게 시작해버려서 10은 채워야할것같았습니다.

분량 예상도 안하고 글을 써본 탓이지요.

첫작이니 어쩔수없죠..

 

 

아아, 말이 길어지고있네요.

이제 2014년이 얼마 남지않았어요.

곧 새해가 오겠죠.

내년에는 보람찬 1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독자분들도요.

 

 

그럼,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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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지금에야 봤네요 ㅠㅠㅠ 브금이랑 같이 들으니까 아련ㅠㅠㅠㅠㅠ 로빈이랑 줄리안 같이 있어서 해피인것 같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새드인것 같아요 .. 에필로그까지 써주시다니 ㅠㅠㅠㅠㅠㅠㅠ작가니무새해복 많이받아영
9년 전
에기벨
브금이 다행히 잘 맞았나보네욥! 항상 독자님들의 분석력에 놀라고가요ㅠㅠㅠ 에필로그가 좀 짧아서ㅠㅠㅜ죄송해욥!!ㅠ 독자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첫댓,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함당!!
9년 전
독자2
연줄이에요! 브금도 너무 잘어울리고, 에필로그가 bloody의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잘 보여준것같아요! 아 제가 잘 표현을 못하겠는데 음..에필로그 보면서 좀 줄리안과 로빈이 둘다 안쓰럽고 그랬던것같아요 애정도 많이 부족하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피폐해졌던 두명이었는데 그래도 두명이 서로를 만나서 행복해졌으니, 지금보다 더더더 행복해질거라고 믿어요^0^ 작가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용~
9년 전
에기벨
안녕하세요, 연줄님! 이 브금에 심취해서 쓴거라 다행히도 잘어울렸나봐요..ㅋㅋㅋㅋ 에필로그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마무리짓는거라, 처음부터 훑는 식으로 썼어요! 줄리안과 로빈, 둘다 연민이 가면서도, 공감이 가면서도, 이해하기힘든 삶을 살고있죠. 그둘은 아마, 자신들만의 섬에서 행복하게 살거에요. 연줄님도 감사합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욥!! 읽어주셔서 언제나 감사해요~ㅎ
9년 전
독자3
수고하셨습니다 ^^
9년 전
에기벨
넵,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ㅎ 새해복많이 받으시길 바랄게요~수고수고욥!
9년 전
독자4
작가님^^ 처음 발견하고 진짜 정신 없이 읽었네요ㅎ 너무 재밌었어요^^
9년 전
에기벨
재밌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첫작이고 많이 미흡했을텐데... 로줄이 많이 흥했으면 좋겠어요 ㅎ!! 처음부터 끝까지 댓 열심히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9년 전
독자5
작가님♡♡ 일일이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귀찮으셨을 텐데!
9년 전
에기벨
아아, 아뇨아뇨!! 오히려 기뻤어요!ㅠㅠㅠ 감사해욥 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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