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본 개는 그냥 지나치세요 04
Jeff Bernat - Groovin'
-
"...네?"
"..."
"지금 그, ㅇ,욕 하신 거...예요...?"
"...?"
"...?"
"네?"
"어...아무것도 아닙니다..."
"네..."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했다.
근데 집에 라면이 없었다. 그리고 난 여기에 오면서 봐뒀던 편의점으로 가서 라면을 사고 왔다.
그리고 엘레베이터가 열리자, 옆집 여자분이 보였다.
그리고 어떻게 나왔는지, 베리도 보였다.
그리고 여자분과 베리는 아이컨텍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적 뿐이였다.
?
(긁적)
"저기..."
"네?"
"베리가 여기 어떻게 나와있는지 아세요...?"
"베리요? 아...얘가 베리겠죠?"
"네."
"어떤 남자..."
"네?"
"아,"
"...?"
"아니...글쎄요... 저도 모르겠네요."
"그렇군요..."
집 문이 고장났나보다.
"아! 그러면 저기 여기서 만난 김에 저희집에서 라면 드시고 가실래요?"
"네...?"
-
삐리리, 여긴 박찬열의 집이다.
사람은 나랑 박찬열밖에 없다 오바.
삐리리리, 그러나 숨겨진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오바.
지금 나는 박찬열의 집 쇼파에 앉아있고, 박찬열은 부엌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다.
그리고 시베리는, 내 옆에 앉아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중이다.
시베리는 개가 아니다.
시베리는 아침에 봤던 그 남자와 같다.
그러므로 그 남자는 개다.
이게 뭐람?
진짜, 너무 놀라면 소리도 못지른다더니.
내가 그 꼴이 되어버렸다.
"뭘봐."
나는 동물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시선은 겁나 신경쓰이고 피하고 싶다.
지금은 시베리가 나를 꼬나보고 있다.
얘는 동물이지만 동물이 아니다.
고로 나는 지금 진심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싶다.
그때, 박찬열이 나를 수줍게 불렀다.
"저기 라면 다 끓였는데..."
"...아, 네"
"...드세요."
"네..."
진-짜 어색하기 그지없다.
오늘 처음 본 남자와 라면을 먹게 될 줄이야.
박찬열은 식탁을 사이로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 먹지는 않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한다.
"...왜요?"
"...?"
"...?"
"네?"
"아니 안드시고 저 쳐다보시길래...요"
"아 부담스러우셨겠구나...아니예요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드세요!"
신경 쓰지 않는걸 못하겠다구여...ㅎ
님아... 그런 시선 제가 싫어요 누르고 싶다구여ㅠㅠㅠ
"잘...먹겠습니다"
"네!"
라면은 식어가고, 이 양반은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식어가는 라면한테 미안해서 결국엔 민망함을 무릅쓰고 라면을 섭취하기로 했다.
숟가락이 있어서 다행이였다.
라면 두가닥(!!!)을 숟가락에 담고 먹었다.
최대한 추잡스러워보이지 않기 위한 노력이였다.
나 혼자 집에서 라면 먹을 땐 절대 이러지 않는다.
라면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후루룩 먹어야지 라면은.
"..."
"..."
한입 먹고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조용함이 내 목을 조르는 줄 알았다.
내 목을 조르면 목구멍이 작아져서 라면이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라면을 먹을 수가 없다.
슈발 뒤질 것 같다는 말입니당...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어색해서 습관적으로 주위를 돌아봤는데,
뭔가 요리하는 남자 스멜이 확 풍겨온다.
"저기, 그..."
"네?"
"요리하세요?"
"네? 요리요?"
"네...여기 좀 빵이 많아서..."
"빵이요? 아...진짜 빵은 아니고 그냥 모형인데 제가 요즘에 모으고있어요."
"왜요?"
"그냥... 제가 뭐 세트 모으는 걸 좋아해서요."
"아...그런 거 좋아하시는 구나..."
"네. 막 돌아다니면서 사요!"
아...그렇구나...수긍하며 말을 내뱉었다.
좀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신기하네, 모아보면 재미있나?
박찬열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모형을 쓸어담는 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실소를 지었다.
"예뻐요."
"네?"
"네? 아, 아니 여기 티세트들이요."
"아..."
"다시보니까,"
"..."
"예쁘네요."
알게모르게 미소를 짓는 이남자의 말에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년을 제압해야했다.
놀랐잖아. 나보고 하는 말인줄 알았네. 김칫국 드링킹이나 하게 말이야.
"아, 그리고 이름 부르셔도 되요."
"네?"
"아까 물어보실때 뭐라부를지 고민하셨던거 같아서요."
"아...네."
"그냥, 편하게 지내자는 뜻이예요."
"..."
"좀 시간 지나면, 찬열아. 하고 부를 수 있게요."
-
라면을 다먹고 박찬열과 나는 잠시 대화를 나눴다.
나이도 알게되고, 관심사도 알고, 연애쪽으로는 어떤지 등등, 꽤 많이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러면 모으는 거에만 관심있어요?"
"아, 모으는 거에도 관심이 있긴한데, 만드는 것도 재밌어요."
"요리같은거요? "
"네! 빵이나 뭐 그런거..."
"오...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만들어볼래요?"
"예?"
나 지금 현실당황;;;;;겁나 이끌리는대로 행동하시는 편인지?;;;;;
"재밌겠다. 지금 재료사러 가면 안되요?"
"네? 아니, 그, 빵을 지금 만들자구요?"
"네!"
"어, 어디서요?"
"여기서요! 뭐 크레이프 같은거는 만들 수 있어요."
"지금요? 만들자구요? 재료 사러 나가자구요?"
"네!"
ㅋ;;;
이 해맑은 청년을 어찌하면 좋을까...
"아, 무슨 약속같은 거 있으세요?"
"어, 아뇨!"
"그럼 같이 만들어도 되요?"
"...안될건 없지만..."
"그럼 지금 재료 사러 가요!"
뭐 그래도.
"...네"
집에서 먼지에 쌓이는것 보다,
"그럼 저 옷 갈아입고 올게요! 여기 앞에 편의점에는 재료 안팔더라구요. 좀 멀리 나가야 될 것 같아서요. 제가 지금 멀리 나가기엔 애매한 복장이라..."
잉여짓 하는 것보다,
"네. 천천히 갈아입고 나오세요."
괜찮겠네.
-
결국 나는 다시 박찬열의 집 쇼파에 앉게 되었고, 박찬열은 민망하게 웃으며 옷을갈아입으러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쇼파 한켠에는 시베리가 차지하고 있었고, 이 시베리는 데자뷰를 떠올릴 만큼 아까와 똑같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겁나 여유롭게,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면서.
"..."
"..."
"야, 시베리."
"..."
"이젠 네가 마냥 개가 아니라는 걸 알아."
"..."
"그리고 아침에 그 남자가 너였다는 것도 알았어."
"..."
"불안하지 않아? 내가 누구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닐까봐."
"..."
조혼나 포커페이스네. 해태석상인줄;;;
"큼, 별로 안불안해 보인다?"
"..."
"난 또, 겁나 빌 줄 알았지. 말하지 말라고."
"..."
"야, 시베리."
"..."
"뭔 반응이 없ㅇ,"
헉, 소리도 못지르고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지금. 시베리가 나를 덮쳤다.
아니, 남자가 나를 덮쳤다.
"겁나 쫑알쫑알, 말이많아요."
"...어?"
"안불안해. 안불안하다고."
"..."
"좀 시베리시베리 하지마. 베리라고 불러.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욕같잖아. 기분나쁘게."
"...그,그래..."
"아니면 오세훈이라고 부르던가."
"...알겠어..."
"그래. 됐다."
"..."
"존나 말하고 싶어서 뒤지는 줄 알았네."
다음에 환생하면 돌이 되어볼까?
아, 지렁이도 괜찮겠다.
아 아니면 내핵이 되어볼까.
존나 짜져살 수 있게.
-
흐어어...오랜만이예요 여러분...
진짜 글 자주 써야하는데ㅜㅜㅜㅜ이번에 겨울방학을 해서 겨울방학때 엄청 많이 쓰려구요!!
세훈이와 여주의 동선은 대강 이러합니당( 발그림 주의★ )
오홋...박력 후니...
아 그리고 찬열이의 여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뭔가 삥끄삥끄돋지않나여?!오옹ㅇ?!♥
암튼 이런 부족한 글을 봐주신 독자여러분들 오늘도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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