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본 개는그냥 지나치세요 01
김진표 - 아저씨 (feat. 제이레빗)
지금은 12시??
오늘은 알바가는 날이다!!
아이쿠! 오늘도 지각했구나!
아 잘렸었지
오늘은 알바에 잘린지 3일째고, 백수가 된 지 삼일째네!
그나마 알바가 내 돈줄이였는데 이제 또 무슨 알바를 알아보려나.
나는 말이지. 평범한 몸은 우람한 - 또는 평범하지 않은 여자랍니다!
간신히 엄마의 용돈을 받아먹으며 살고있죠.
ㅎ
"그래도 뭐... 오랜만에 집에서 늦잠자니까 좋으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으슬으슬한 분위기에 창문 커튼을 쳐보니 역시.
비가 오는게 맞다. 어릴때부터 특유의 비오는 공기를 좋아했었는뎅 헤
창문밖을 멍때리며 쳐다보다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 화면을 보니 변백현한테 전화가 와있었다.
또 이 시방새가 어떻게 부려먹을까 싶다.
"변백?"
"어 누나누나."
"엉"
"나 우산이없고든! 갖다주러 와주면 안될까?"
"아이스크림 사주면"
"알면서~ 누나 아이스크림 사줄 돈이있으면 내가 우산을 샀지"
"알았엉 끊어"
"사줄게 내일"
"오키 씨유"
"옙~"
변백현은 내가 편의점 알바를 할때 나랑 교대하면서 자주 마주쳤었다.
이새끼가 친화력은 엄청나서 어쩌다 나도 같은 병신이 되었다.
밖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가려다가 좀 추운 것 같아서 좀 길게 입었다.
긴바지에 긴팔. 누가봐도 '나 어디 나가요' 라는 걸로 알게.
천천히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을 가면서 우리집에서 쭉 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골목길이 있는데 편의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 쪽으로 익숙히 몸을돌리는데,
몸을 돌렸는데,
...돌렸는데
?
"존나...이거 뭐야?"
개가 있다. 개가있는데, 개가 일반 개가아니다.
그그..남극이였나 북극이였나 거기서 썰매 끄는 시바리..가아니라
맞아 시베리안 허스키!
ㅅㅂ그게 저기있다.
털은 아주 허연데 지저분하고, 엄청나게 큰 체구에...멀리서 보고있어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뭔가 집에서 기르던 개같은 필은 나지 않는데... 목줄도 없고, 몸도 지저분하고, 뭐지...바다건너 뛰어온것도 아닐테고...왜 어째서 여기있는거지...
뭔가 야생의 필의 확 풍겨오는데 내가 다가가면 나를 덮쳐 내 살을 물어뜯고도 남을것 같았다.
어쩔수 없네...
멀리 돌아서 가야지...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면서 골목길의 반대편쪽으로 몸을 돌리려는 순간,
해버렸다. 아이컨텍.
고마 참 잘생겼다...?허헣
근데 뭔가 나한테서 눈을 안땐다.
"아 진짜 무서워 아 무서워 어떡해 뛰어야되나"
아니야. 뛰면 쫓아올거같다. 곰을 피할때도 뛰지말고 죽은척하라그랬어.
그래 눕자. 죽은척 죽은척...
나는 그 개와 확실한 아이컨텍을 하며 영화의 악당이 최후를 맞게되는 순간처럼,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와중에 바닥 진짜 차갑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순간 놓아버린 우산때문에 비를 그대로 맞아야했다.
빗줄기 원래 이렇게 안쌨던거같은데 내 뺨따구를 계속 후린다.
아나 옷 차려입고 나왔는데 이게 뭔 상황이야ㅠㅠㅠ 머리가 젖어가잖아ㅠㅠ
시간이 지나도 아무일이 없길래 저 개는 어떻게 됬을지 궁금해서 슬쩍 저쪽을 쳐다봤는데,
어떡함...?
숨이자꾸멎는다~
네가 날 향해 걸어온다~
뭔데 씽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맘의 아우성을 못듣는건지 이 개새끼는 어느새 내 머리위에서 나를 야린다.
눈 깔아야겠다.
할짝,
할짝?? 할짝???
내 얼굴을 핥았어...///
쫄아서 깔았던 눈을 슬쩍 떠보니 얘가 아직도 나를 쳐다본다.
누군가 그랬던거 같은데 개가 막 핥으면 위협을 느끼지 않는거라고.
가만히 아이컨택을 하다가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얘가 막 으르렁 안대는거 보니까 진짜 나한테 위협감이 안느껴지나보다.
"아 놀랬네 진짜..."
내가 몇분동안 누워있던걸 본사람이 없겠지 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이 시베리를 다시 봤다.
멀리서 봤을땐 그냥 지저분한줄 알았는데 그냥 지저분한게 아니였다.
정말 가관으로. 지져스. 더럽다.
아까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땐 몰랐는데, 얘가 전봇대 아래에서 쓰레기봉투를 뜯는것 같기도 한것 같았고...
괜쓰레 몰려오는 측은감에 다시 일어나 우산을 쓰고 이 시베리에게 다른 우산을 펴 씌워주었다.
나 하나~ 너 하나~ 우리둘이 사이좋게~ 나눠나눠~
시베리한테 우산을 기부한 셈 치고 쿨가이처럼 뒤돌아 섰는데
"웚!!웚!!"
어휴 심쿵 짖는것도 우렁차시네요!
내가 뒤돌아서 가려고하니까 이 개가 막 엄청 크게 짖는다. 뭐지
다시 돌아보니 나를 향해 짖는것 같은데 왜그러지?
어느새 겁은 아예 사라져서 저 개한테 다가갔다.
그리고 쭈그려 앉아서 개의 턱 아래를 쓰다듬고 긁어줬다.
"왜그래~ 어디 뭐 배고파? 근데 나 개사료는 없어... 알바도 잘려서 돈줄도 끊겼는걸...이제 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까 시베리야..?"
내가 정말 힘들었나보다 사람말 못알아듣는 개한테 하소연을 다하고...ㅋ
근데 얘 표정도 동정심이 가득찬 것 같다
"난 너한테 해줄수 있는게 이거밖에 없어..그냥 비 그치면 쓰레기봉투 다시 뒤져봐 돼지뼈가 나올수도 있어! 이웃집에서 어제 고기 구워먹더라~어휴 냄새가 참~ 어찌나 진동을 하던지~"
"..."
"음...그럼 안녕!"
정말 알수없고 어이없는 말을 이 개한테 짓꺼린거같다.
다시 일어나서 진짜로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얘가 다시 짖었다.
이번에는 무시하고 가려는데 얘가
어느새 내 옆으로 따라왔다.
어?
따라왔다고?
아 곤란하게 정말...
"야 너 안되 나 따라오면!"
"웚!"
"아 진짜... 너를 어떡하면 좋아..."
이 개시키는 나랑 얼마나 오래봤다고 오랫동안 사귀었지만 떠나려하는 연인을 붙잡는 표정을 하고있었다.
네 암요 저희가 무려 약 20분 가량을 넘게 만났습니다 오래도 만났죠?
근데 나도 얼마나봤다고 벌써 정이들어서 얘를 놔두고 가긴 너무...
슬퍼.
ㅎㅏ
하는수 없지 그냥 따라와라.
-
내가 안된다고 해서 따라오지 않을 개가 아닐것 같아서 체념하고 그냥 따라오게 냅뒀다.
물론 얘한테 씌워줬던 우산을 들고 얘가 비 맞지않게 계속 씌워주면서.
그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는 듯 싶었다. 전화가 온듯 했다.
어씨 손 없는데
그냥 잠깐 서서 우산을 어깨에 걸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받았다.
누군지 확인 안하고 받았는데 백퍼 변백현일거다.
"누나...왜안와..?"
"아..어 미안해 백현아..."
"어..?"
"그..개가 골목에서 비맞으면서 쓰레기봉투를 뒤지고있더라구"
"누나...?"
"미안..."
"누나 지금 내가 개보다 못한대접을 받는거야?? 누나...?"
"오늘만 비맞고가!"
"아 누나 지금 뭐하자는거야 장난하는거지? 어? 누나!"
백현이의 불쌍한 목소리를 뒤로하고 전화를 끊었다.
불쌍한녀석.
그리고 다시 길을 가는데 이 개는 여전히 나를 따라온다.
"오예 마이하우스"
집이 보이자 우산을 들고 무작정 뛰어갔고 이 개도 존나 우렁차게 짖으면서 나를 쫓아 달려왔다.
엘레베이터에 탑승하면서도 과적 탑승이 되지않을까 우려했었다.
우람한 허스키 한마리와 그보다 더 우람한...
뭐 쨌든, 백년만인것 처럼 오랜만인 집이다.
-
처음 쓰는 글이라...필력이 많이 모자라고 그렇지만 그냥 갑자기 소재가 생각나서 적어봤어요...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랑귤이였습니당...ㅎ
아 그리고 세훈이가 안나왔는데 세훈이가 저 시베리안 저 개예요! 다음편에 세훈이가 나올거같아요 아마...아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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