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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좋아하세요?>



그 현준이라는 사람도 시간이 되면 언제고 이 가게를 찾는 것 같았다. 내 친구 처럼..어쩌면 자

주 왕래하다 내 친구하고 말을 해봤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사장님이랑도 꽤 안면이 있는 것 같

았다.


"저번에 수정씨랑 현준씨 친구랑 만나지 않았어요? 어떻대요? 좋은 사람끼리 좋은 인연 되면
좋을텐데~"


그 사람은 멋쩍은 듯 웃으며


"소개만 시켜줬지 그 두사람 일은 이제 몰라요~"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서 그 사람은 한 이벤트 전문 업체에 다닌다는 것을 알았다. 겨울이고 경

기도 안좋아서 회사 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라는 이야기, 애인이랑 헤어진지 1개월쯤 되었다는

이야기 등.. 꽤 사적인 얘기도 서스럼 없이 나눴다.


"그때 같이 왔던 여자분이 애인이었죠? 예쁘게 생겼던데.."

"헤헤..다 제 잘못이에요..제가 너무 외롭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
는데..^^;"



난 그사람의 사랑얘기 따위에는 흥미가 없었다.

나는 언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다. 왜 언어를 공부하느냐 하면..글쎄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

내가 처음으로 접한 외국어는 영어였다. 물론 내가 영어를 좋아하거나 잘한다는 건 아니다.

자음 모음으로 엮어져서 제각기 다른 발음을 내는 과학적인 한국어와 달리 자음이든 모음이든

조합이 아닌 옆으로 길게 늘여적고 늘상 먹는게 버터 여서 그런지 아닌지 혀는 왜그렇게 굴려대는지..

영어는 내 체질이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외국어는 일본어와 중국어로, 일본어는 일본 드라마가 재밌어서 혹은 좋아서,

일본 노래가 듣기좋으니까 가 아니라 일본의 우익들이 싫어서 내 머리에서 생각하는걸 내 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직접적으로..

그래서 일본어를 공부했다. 처음부터 언어쪽으로 진로를 정한 건 아니었지만 동기야 어쨌던 간

에 일본어를 공부한지 얼마의 기간이 지나고 어떤 일본인에게 내 생각을 속시원히 전달하고 나

서야 언어의 신비함을 몸소 체감했다.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았었다면 말한마디 못하고 지

나갔을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그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했다는 것...그것은 빙하의 날카로

운 단면처럼 내 안에 깊숙히 들어와서 지워지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을 할때 전공을 일문으로 하려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일본어를 공부하

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영어를 할바에야 중국어를 하겠다. 어차피 한자는 어려서 부터 공부 많이 해왔고,

일본어공부한 덕분에 한자에는 익숙하니까 '

하는 이유에서 전공을 중국어로 선택했다.

그런 사정으로 나는 중국어 공부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에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는 bar의 끝 쪽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시간이 있을땐 같이 아르바이트 하는 언니는 책을 읽고, 나는 전공 공부를 했다.)

홍차 전문점이라고 해도 허브티를 비롯한 녹차도 팔고 있었으므로 허브티나 중국이나 일본 전

통 녹차 주문이 들어오면 알바들이 손수 했지만,

홍차를 끓이는 방법은 꽤 숙달되어 있지 않으면 알바에게 시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사장님은 일본의 한 대학원에서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차(tea)에 관한) 학위를 받고 오셔

서 홍차 뿐만 아니라 모든 차 종류에는 조예가 깊으신 분이었다.

실제로 이상하게도 사장님이 끓여주신 차는 일반인이 끓이는 것과 다르게 향이 풍부하고 색도

제대로 우러나왔다.

사장님은 손님들이 들어오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를 나갈때까지의 모든 일들은 알바에게 깊

은 주의를 요구했다.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주문된 차가 테이블 위에 올려지고 손님들이 자신들의 세계 안의 이

야기에 빠지는 때였다.

오디오에 내가 좋아하는 duke jordan trio 째즈 시디를 넣고 책을 펴 들었다.

두 시간이 지난 후에 그 남자 손님은 돌아가겠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만 가봐야겠네요. 오래간 만에 잘 마시고 돌아갑니다."

"잘가요~ 또 놀러오세요^^"

"네 이제 자주 올게요."

"수영씨 손님 계산 부탁해요. 난 스콘(scone: 홍차를 마실때 간단히 곁들여 먹는 tea food)

을 오븐에 넣어둬서.."


난 자리에서 일어나 문 옆에 있는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는 제과점에서 케잌을 보관해 두는

것 같은 쇼케이스 였는데 거기에는 가게에서 파는 차잎들을 (사장님이 일본에서 수입하시는) 덜

어서 포장해 팔거나 전문 회사에서 나오는 홍차들을 손님들이 사갈 수 있도록 진열해 놓았다.

" 7천원 입니다. "

나는 사무적으로 계산을 하고 손님이 지갑을 열기를 기다렸다. 그 남자는 한참 쇼케이스를 보더


"캔디(홍차의 한 종류) 좋아해요?"

라고 나한테 물었다. 순간 멍하니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네?"

"아, 캔디 좋아하시냐구요."

"무난하니까 잘 마시는 편이에요."

"그렇군요, 여기요. 다음에 또 뵙죠^^."

"안녕히 가세요."


정면으로 봤다..그의 웃는 얼굴..

웃는 얼굴이 멋있는 사람이었다..솔직히 순간 두근거렸다.


그것이 나와 그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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