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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쓰니공 | 인스티즈

"영어로는 신음소리 어떻게 내요? 그냥, 궁금하잖아." 


 


 


 

양아치 나 X 모범생 너 


 

성적은 이미 개나 줘버린 지 오래라 신경도 안 쓰고 살다 특별반에 넘어가게 됩니다. 


 

공부 부족한 애들끼리 방과 후에 남아서 공부한다나 뭐라나. 


 

애초에 들을 생각조차 없었던 저는 우릴 가르쳐 준다는 애가 누군지는 보자 싶어 기다리는데, 그 때 널 처음 보게 됩니다. 


 

순진하게 생기고, 저와 제 친구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저희를 보고 안녕, 하는 순간 아, 이거 재밌겠다. 라고 생각한 건 저 뿐만이 아니였겠죠. 


 

물론 공부에는 하나도 집중 안 하고 너한테 장난만 치는 중. 


 

오늘은 어울리지 않는 안경까지 끼고서 널 놀릴 심산으로 꽤 진지한 표정을 하고 네게 묻는 말. 


 

가리는 낯 없으니까 편하게 오고, 네 나이는 나와 같거나 나보다 한 학년 선배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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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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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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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어, 어? 영어로? 어... 음, 미안해. 내가 그거까지는 모르겠어. 그리고 수업 시간엔 그런 거 물어보지 말아줘... 오늘 챕터 하나는 넘어가야 진도 맞출 수 있단 말이야.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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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아, 왜 그걸 몰라요. 다른 건 다 알면서. 형이 모르는 거 있으면 꼭 물어보라며. 오랜만에 궁금한 거 생겼는데 좀 가르쳐줘요. 얘들아, 궁금하지. (제 친구들을 향해 부러 큰 소리로 말하자 큭큭 대는 친구들이 끄덕이기에 다시 너 보는) 거 봐요, 나만 궁금한 거 아니잖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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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도통 수업에 집중할 기미는 안 보이고 당황스러운 질문만 하니 안절부절못하며 너를 바라봐 얼굴을 잔뜩 붉히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아니... 나 정말 모르는데. 어, 아마 한국하고 비슷하지 않을까? 그리고 얘들아 제발 우리 수업 하면 안 될까? 오늘도 진도 못 나가면 나 선생님한테 혼나서 그래.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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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얼굴 붉히며 잔뜩 당황해하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너에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턱을 괸 채 네 얼굴 빤히 바라보는) 한국이랑 비슷해요? 어떻게 비슷한데? 형, 예시 잘 들어주잖아요. 그리고 이것도 수업의 일종 아닌가, 뭐. 아, 예시 들어주면 진짜 다른 소리 안 할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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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니, 그건 진짜 오바인데... (고개 푹 숙이고 소란스러운 소리만 듣고 있다 다른 소리 안 한다는 네 말에 입술 깨물며 고민하다 주먹을 꽉 쥐는) 흐응, 아, 앙? 흐읏. 이, 이런 거 아니야?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되도 않는 신음소리를 따라 하다 박장대소하는 네 모습에 아뿔싸 싶어 네게 또 당했단 생각과 수치스러움에 눈물이 차오르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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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제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곧 입을 열고 어색한 신음소리를 내뱉는 너에 눈 동그랗게 뜨다 결국은 웃음 터뜨리는) 와, 형 신음소리 죽인다. (부러 놀리듯 말하고는 배 잡고 웃다 널 바라보는데 어느새 눈물이 가득한 네 눈에 잠시 당황하는) 아, 왜 또 울고 그래요. 알았어, 알았어. 수업해요, 이제. (여전히 상황 파악하지 못한 애들이 웃고 있자 뒤돌아 애들을 향해 말하는) 그만 좀 웃어, 새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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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애써 심호흡을 하고 입술을 꾹 깨물고 있다 고개 끄덕이다 너와 눈을 맞추는) 이제 진짜로 수업 들을 거지... (애절하게 말하며 눈물이 흐르려는 것을 꾹 참아 다시 교과서에 적힌 문장들을 읽기 시작해 침착하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계속 버벅거리며 같은 문장에서 멈춰있는) 어, 그게. 그러니까 이 문장에서는, 어... 어 응, 모르는 단어 있으면 그거부터 체크해봐 나 잠시만 화장실 다녀올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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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하더니 교과서 문장을 읽는 너에 감흥 없이 교과서 보며 펜만 손으로 굴리다 자꾸만 똑같은 문장을 반복하는 듯한 너에 고개 올려 널 바라보는) ... 뭐야. (잠시만 화장실 다녀온다며 나가버리는 너에 잠시 고개 갸웃하다 종 치는 소리에 맞춰 우르르 일어나 가방을 챙기는 아이들에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 안 가냐는 친구들의 말에 손을 내저어 보이는) 오늘은 먼저 가라.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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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도망치듯 교실에서 나와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무슨 감정인지 모를 이유로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벅벅 닦아내는) 미친 새끼...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닌 딱히 주어 없는 말을 흘리다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잔뜩 받아 고갤 처박고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있다 고갤 들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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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텅 빈 교실에 저도 가방을 챙기고 책상에 걸터앉아 널 기다리는) 뭐 하느라 아직도 안 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 너에 잠시 미간 찌푸리다 아까 전의 벌게진 네 눈가가 떠올라 살짝 볼을 긁적이는) 아,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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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몇 번이나 숨을 참다 조금 진정이 되자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 교실로 다시 돌아와 예상과는 다르게 텅 빈 교실에 앉아있는 너에 놀라는) 뭐야, 왜 아직 안 갔어? 뭐 할 말이라도 있어? (애써 침착하게 웃으며 물어보다 네가 머뭇거리자 고갤 갸웃거려 제 가방을 뒤적여 종이 한 장을 꺼내 들고 적어내리기 시작하는) 내일은 수업 들을 거지? 내일은 장난치지 말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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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화장실이라도 가볼까, 하고 폰 액정에서 눈을 뗀 순간 들어온 너와 눈 마주치자 작게 웃는) 형이야말로 뭐하다 이제 와요. 애들 간 지가 언제인데. 나, 형이랑 같이 집 가려고. 저번에 보니까 같은 방향이던데요, 우리. (종이에 무언갈 적어 내려가는 널 흘깃 보다가 네 말에 피식 웃는) 내일 주말인데?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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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주말이란 말에 놀라 교실 벽에 걸린 달력을 확인하고 멋쩍게 웃어 수업 보고서를 작성하며 조금 인상 쓰다 대충 몇 자 끄적이곤 짐을 챙기는) 월요일엔 진짜 진도 나가야 돼. 그럼 너 여기서 조금 기다릴래? 나 이거 때문에 교무실 갔다가 가야 돼. (가방을 챙기고 대충 모서리가 접힌 종이를 들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교무실로 가 담당 선생님께 보고서를 드리지만 돌아오는 건 타박뿐이라 어색하게 웃는) 아이, 그래도 애들도 열심히 하는데. 조금 느린 거예요. 공부하는 습관이 안 돼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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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주말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더니 곧이어 멋쩍게 웃는 너에 저도 가볍게 웃는) 맨날 공부에만 매달려 사니까 내일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죠. 형은 좀 쉴 필요가 있어. (제 말에도 그저 웃기만 하다 교무실로 들어가는 너에 저는 교무실 앞에서 기다리는데 들려오는 담임의 타박 소리에 잠시 표정 굳혔다 작게 중얼거리는) 지랄하네, 지가 관리 못 한 애들 이민형한테 떠넘긴 거면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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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늘어지는 잔소리에 고개만 끄덕이다 계속 진전이 없으면 장학금 명단에서 제외된다는 말에 놀라 표정을 굳히는) 아, 아니에요. 정말 할 수 있어요 선생님. 네, 진짜 더 열심히 할게요. 죄송해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씹다 가보라는 말에 가볍게 목례를 하곤 나와 문 앞에 서있는 널 보고 놀라 곧바로 환하게 웃는) 교실에서 기다리지, 왜 여기서 기다려. 얼른 집 가자.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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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7에게
(장학금이 제외된다는 소리에 네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아니라며 연신 죄송하다는 말에 괜히 기분 이상해져 표정 더 굳히다 네가 나와 부러 절 보며 환하게 웃는 것에 널 빤히 바라보다 말하는) 형, 오늘 안 바쁘시면 제 자취방 오실래요. 아무래도 내가 그거 공부라는 거, 좀 해야 될 것 같아서. 그래야 형이 좆같은 소리 안 들을 거 아냐.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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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어? 진짜로? (공부를 하겠다는 말에 놀라 커진 눈으로 널 바라보다 머릿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다 이내 아쉬운 표정으로 널 보는) 근데 어쩌지... 형 오늘은 안 돼. 형 알바 가야 돼서... 공부할 거면 내일 시간 돼? 응? 형이 너희 집으로 갈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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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진짜냐며 커진 눈으로 제게 물어보는 너에 작게 고개 끄덕이는데 금세 아쉬운 표정 지어 보이며 고개 젓는 너에 널 바라보는) 내일도 상관없긴 한데. 알바도 해요? 공부만 할 거 같더니. 진짜 새삼 바쁜 형이었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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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음... 뭐, 그렇지. 아, 핸드폰 줘봐. (어색하게 웃으며 눈을 피하다 네 핸드폰을 받아들어 제 번호를 입력해주고 네게 돌려주는) 이거 내 번호. 내일 몇 시에 갈까? 형은 아침 빼면 다 괜찮아. 여기로 너희 집 주소 알려줘. (네가 공부를 한다는 말에 금방 또 신이 나 네 손을 꼭 잡고 종알거리기 시작하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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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핸드폰을 달라는 너에 쉽게 건네주고는 제게 돌려주는 것에 통화 버튼을 눌러 네 핸드폰에도 제 전화번호를 남긴 뒤어야 제 주머니에 넣는) 형 편할 때 와요. 나도 뭐, 아침 빼고는 다 괜찮으니까. (제가 공부한다는 소리에 꽤 신이 났는지 제 손을 잡고 이어가는 네 말에 괜히 감정이 미묘해져 손 빼는) 알바는 뭐 해요? 많이 늦게 마치나. 사실은 오늘 공부하다 자고 가라고 하려 했거든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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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알바? 형, 저기 역 앞 편의점에서 알바해. 음 그리고, 알바는 항상 열시에 끝나. 늦지? 가끔 야간까지 할 때고 있고. (누군가에게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 신이 나 얘기하다 곧바로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을 확인해 조금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 형 이제 알바 가야겠다. 내일 꼭 공부 하기야, 진짜로! 무르기 없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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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꽤 늦게까지 하네요. 거기 역 골목은 어둡던데. (네 말에 고개 끄덕이며 말하다 곧 네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에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 것에 저는 여전히 천천히 걷는 채로 다시 고개 끄덕이는) 알았어요. 연락해요. (네게 손으로 전화 모양을 해 보이고는 뛰어가는 네 뒷모습을 보다 괜히 네가 쥐었던 제 손을 폈다 쥐었다 하는) 손은 왜 잡고 난리야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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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급하게 교문 밖으로 뛰어나와 빠른 걸음으로 편의점까지 걸어가 다행스럽게도 늦지 않은 시간에 숨을 돌리며 자연스럽게 교복 위에 유니폼을 입고 카운터를 지키기 시작하다 폐기로 나온 빵 하나를 까 입에 넣고 울리는 핸드폰에 전화를 받는) 응, 엄마. 어? 아니야, 나 완전 잘 있지. 밥도 잘 챙기고 이번 학기에 장학금도 받아. 아빠는 좀 어때? 깨어나셨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전화 너머로 주고받다 손님이 들어오는 탓이 급히 전화를 끊고 입에 있던 빵을 급하게 삼키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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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담배라도 하나 피며 갈까 생각하고는 주머니를 뒤지는데 아까 점심시간 이후가 마지막 개비인 걸 이제야 알아채고는 머리 헤집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씩 웃으며 네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절 보고 놀란 듯 눈을 깜빡이는 너에 피식 웃고는 네 앞에 서는) 담배 사러 왔는데. 해줄 거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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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와... 너 너무 당당한 거 아니야? 교복이라도 벗고 오지... (당당하게 제게 담배를 달라는 너에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리다 매장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살피고 네 귓가에 바짝 붙어 작게 소근거리는) 너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야. 다음부터는 진짜 짤 없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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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어차피 형인데, 뭘. (당당하게 담배를 요구하는 저에 실소를 터뜨리더니 곧 제게 바짝 다가와 귓가에 소곤거리는 너에 네 숨결이 간지러워 작게 몸을 비틀다 고개 끄덕이는) 아, 알겠어요. 좀 떨어져요. 뭐가 그렇게 조심스러워. 아무도 없는 거 확인하고 들어왔거든요. (괜히 귀 끝 붉히며 제가 자주 피던 담배를 손으로 가리키고는 카드 내미려다 네 옆에 빵이 남아있는 걸 보고 잠시만요, 하고는 초코 우유를 가져와 같이 계산하고는 네게 건네는) 나 좀 잘 봐달라는 뇌물. 그럼 내일 봐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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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담뱃값도 비싼데. 이 기회에 끊는 건 어때? (제 제안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충 답하는 너에 입술을 조금 내밀다 네가 우유를 건네자 멀뚱히 봐 뇌물이란 말에 크게 웃으며 고갤 끄덕이는) 아 뭐야. 알았어, 알았어. 진짜 내가 엄청 잘 알려줄게. (밖으로 나가는 너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곤 네가 준 우유를 빤히 쳐다보다 아껴 먹으려 구석으로 밀어놔, 시간을 때우며 일하다 퇴근 시간이 되자 가방과 우유를 챙겨 익숙하게 골목길로 들어서 왜인지 모르겠는 서늘함과 불안함에 발길을 재촉하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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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제게 손까지 흔들며 인사하는 너에 피식 웃고는 저도 작게 손 흔들고 뒤돌아 집으로 향하는, 오늘따라 휑한 집안이 괜히 마음에 안 들어 얼른 씻고 자자,라는 생각으로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가볍게 샤워하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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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집으로 가려면 지나야 하는 유흥가 거리를 지나면서 제게 몇 번이나 일을 하라고 권했던 술집 사장이 제게 아는 척을 하며 다가와 얼굴을 굳히곤 뒷걸음질 치는) 저 진짜, 진짜 돈 없어도 그런 일은 안 해요. 그리고 저 학생이라니까요? (제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이끄는 탓이 손을 뿌리치고 다시 골목길을 통해 편의점까지 빠져나와 벌벌 떨리는 손으로 네게 전화하는) ... 어, 그, 동혁아. 형 혹시 지금 너희 집 가도 될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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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씻고 나와 누워도 통 잠이 오지 않는 것에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며 친구들 톡에 답장 없이 읽기만 하다 걸려오는 네 전화에 잠시 고개 갸웃하고는 받는) 여보세요. (전화를 받았음에도 잠시 대답이 없는 너에 형? 하고 되묻자 그제서야 말해오는 네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작게 인상 찌푸리는) ... 뭔 일 있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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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데. (떨리는 목소리며 차오르는 눈물이며 감출 수도 없이 모든 것들이 묻어나와 먹먹해지는 목소리로 널 부르는) 동혁아, 형 한 번만. 진짜 딱 한 번만 살려주라. 오늘 하루만 재워줘, 제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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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뭔 일 있냐는 제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금세 울먹이는 투로 한 번만 살려달라는 네 말에 벌떡 일어나 역 근처로 달려가며 여전히 전화는 끊지 않은 채로 네게 말하는) 밝은 곳에 있어요. 편의점 앞에. 나 지금 가고 있으니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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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이제는 네 말에 대답도 못 하고 골목길 앞에 쭈구려 앉아 무릎에 고갤 파묻어, 이내 누군가 제 앞에 있는 인기척이 느껴지자 천천히 고갤 들어 그게 너라는 게 확인이 되자 벌떡 일어나 너를 꽉 껴안고 눈물만 뚝 뚝 흘리는) 형, 형 한 번만 도와줘...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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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대답도 없이 훌쩍이는 너에 입술 꾹 깨물며 슬리퍼를 신고 있으면서도 빠르게 달려 골목을 지나자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네가 보여 잠시 숨을 고르다 작게 한숨 쉬는) 밝은 곳에 있으라고 했잖, (제 말이 끊기기도 전에 저를 꽉 껴안으며 도와달라는 너에 잠시 놀라다 어깨가 축축해져 오는 것에 손을 어디다 둘지 몰라 어색하게 네 등에 손 올리는) ... 왜 울어요. 도와주러 왔잖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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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펑펑 울지도 못하고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널 안고 있어 어느 정도 울음이 잦아들자 눈가를 닦으며 네 옷깃을 잡는) 일단, 응, 일단 너희 집 가면 안 될까...? 가면 다, 말해줄게. (울음에 뚝뚝 끊기는 말을 이어가다 네 뒤에 바짝 붙어 걸어 아까와는 전혀 다른 길로 걷지만 주위 눈치를 계속해서 살피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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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울음이 먹혀 들어가는 소리에 네가 참고 있구나 싶어 등에 올려뒀던 손으로 어색하게 몇 번 토닥이다 곧 제 옷깃을 잡고 저희 집으로 가자는 것에 고개 끄덕이고는 제 뒤에 바짝 붙는 널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앞을 바라보는) 저쪽 길로 갔죠. (홍등가 쪽을 가리키며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에 다시 한숨 쉬는) 좀 돌아가도 밝은 길로 다녀요. 사람이 겁도 없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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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네 말에 대꾸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리다 다 왔다는 네 말에 고갤 들어 깨끗하게 지어진 신축 건물에 작게 감탄하곤 조심스럽게 너희 집에 들어가는) 고마워, 동혁아... (네 눈치를 보며 먹혀 들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하다 고개 푹 숙이는) ... 중학교 입학하는 날에, 아빠가 일하다 쓰러지셨어. 그때부터,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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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집에 도착해 소파에 앉는 널 보고는 음료수라도 내와야 하나 싶어 잠시 머뭇거리다 조용한 목소리로 네 얘기를 시작하는 너에 가만히 널 바라보다 네 옆에 앉는) ... 그래서 형이 그렇게 장학금 받으려고 했구나. (장학금을 받으려 열심히 저희들을 가르치려던 네 모습에 제 장난기 어린 모습들도 같이 겹쳐져 뒷머리 긁적이는) 그런 줄은 몰랐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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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너에 배시시 웃어보이다 고갤 젓는) 아니야, 그래도 너희는 수업에는 열심히 들어오잖아. (무릎 위에 올려놨던 네 손을 겹쳐 꼭 잡고 있다 다시 고갤 푹 떨구는) 근데, 알바 시작하고. 그 근처 술집이나 바 같은 곳에서 오더라고. 아마 사장님이 내 사정 얘기하신 것 같아. 돈 없다고, 돈 번다고... 그래서 올 때마다, 만날 때마다 일하라고 그러더라. 근데 오늘은, 오늘은 진짜 너무 위험했던 게. 나도 모르게 그러겠다고 할 것 같았어. (축 처지는 목소리로 얘기하다 이런 저가 너무나도 구차하고 구질구질해 다시금 울컥하는 걸 애써 참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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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수업, 열심히 들어야겠네요. (아니라며 제 손을 꼭 잡아오는 너에 이번에는 빼지도 못하고 널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숙이며 다시 이어가는 네 말에 가만히 들어주다 마지막 말에 작게 미간 찌푸리는) ... 거기가 어디라고 들어가려고 해요. 오늘 제 장난만 해도 벌벌 떨던 형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털어놓는 것이 구차해 보이는 것인지 입술만 꾹 깨물며 다시 울음을 참으려 하는 너에 저도 모르게 네 입술로 손 뻗어 아랫입술 꾹 누르는) 입술 자꾸 씹는 거, 안 좋은 버릇이에요. 그만 물어요. 다 터지겠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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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입술을 누르는 너에 고갤 들어 너와 눈 맞추다 작게 웃는) 고마워, 정말로.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자 둘 사이에 퍼지는 적막이 어색해 목을 몇 번 가다듬고 교복 셔츠 끝을 만질 거리는) 그... 너희 집까지 오긴 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웠지, 미안해. 너 불편하면 나 이제 집 가도 돼. 미안해,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해서 불러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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