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her, Teacher!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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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후로 계속 같은 표정을 지은 찬열은 입에서 나오는 말도 다 같았다. 시발, 아 짜증나. 오늘도 역시나 인상을 팍 찌푸리고 나 기분 좆같아요. 하는 포스를 풍기며 세훈과 함께 돌아다녔다. 기분이 나아질래야 나아질 수 없는 이유가 세훈이 가는 곳은 곧 교무실이오. 그 백구를 봐야하는 즉, 기분이 더 다운되는 곳이다.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세훈이 백현을 만나던 좋다고 실실 웃으며 쫓아다니는 것도 알 바가 아니였기에 무시하고 그저 옆에서 할 일 하고 말 걸면 건성건성이라도 대답했었는데 오후부터 확 잡치더니 오늘까지 이러는 게 아닌가! 그것도 이유도 모르고!!
세훈이 백현을 쫄랑쫄랑 쫓아다닐 때마다 찬열은 곰곰히 짜증을 누르고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왜 기분이 하루도 아니고 맨날 좆같지? 생각하면서 눈이 절로 감기던 게 떠지고 옆에 있는 세훈의 뒷통수를 탁! 때렸다. 아, 왜 때려!! 하는 소리는 커녕 헤실헤실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찬열은 세훈의 표정을 보고 기겁을 했다. ㅇ,오세훈 왜 이래. 그래서 나온 결론 세훈 때문은 아니였다.
"야 박찬열, 머리 염색 안 푸냐."
"쌤 지금 머리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제 기분이요."
"이게 돌았나. 풀어와라."
지나가던 학주가 고민하는 샛노란 찬열의 머리를 탁 치고는 겁을 주고 다시 지나갔다. 찬열은 또 생각에 깊이 빠졌다. 저 새끼 때문인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분명 아니기 때문에, 확실할 수 있는 것이 학주 때문이였다면 1학년 때부터 줄기차게 기분이 나빴기에 그러나 이것은 한순간에 나타난 것이기에 찬열은 학주는 아니다. 결론을 짓고 복도를 돌아다녔다.
용의자3 저기 멀리서 보이는 새카만 딱 봐도 김종인이다. 찬열은 아! 하고 손바닥을 내리쳤다. 그래 내가 기분이 좆같은 건 바로 김종인이였어. 하고 힘껏 종인을 째렸다. 소심한 찬열은 종인이 지나가자 바로 욕을 뱉었고 속 시원하게 뱉었으나 기분은 그대로였다. 머리를 헝클고 반으로 들어갔다. 결론, 김종인도 아니다.
"야 박찬열 무슨 일 있냐. 아님 차였다던가?"
"아 좀 닥쳐봐, 이 형이 기분이 지금 매우 좆같거든?"
"그것보다 야 나 변백현이랑 문자한다. 존나 부럽지. 개 귀여워 시발!!"
"박찬열, 오세훈 나가."
진정하는 의미에서 깊은 숨을 내쉬고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옆에 싱글벙글거리는 세훈을 애써 웃으며 쳐다보았다. 세훈은 쫓겨나도 좋은지 백현과 문자하기 바빴다. 야, 박찬열 변백현은 내 사랑인가봐. 존나 설렌다. 그때 아까와 같이 기분이 확 더러워졌다. 찬열의 머리는 새하얘졌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아까까지 해왔던 생각을 모두 정리했다.
오세훈을 쳤는데도 기분이 더러웠다. 학주가 지랄하는 건 원래 짜증났다. 김종인 욕하면 기분이 나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더 안 좋아졌다. 그런데 오세훈이 문자하는 거에 짜증이 확 났다. 오세훈 문자 상대는 변백현이다.
결론은 변백현이다.
찬열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성을 질렀고 그에 놀라고, 빡친 선생님께서 찬열에게 웃으며 내려오라고 했다. 어디로? 웰컴 교무실.
"병신아 반성문 잘 써라, 오빠는 간다."
"개새끼야 좀 기다려줘."
"오늘은 이 오빠야가 좀 바빠서 그러게 좀 잘하지."
"좆같은 새끼."
괴성을 지른 댓가로 찬열은 교무실 앞 복도에 쭈그려 앉아 반성문을 쓰고 있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발이 보였고 개의치 않다는 듯 찬열은 계속 반성문을 써내려가는데 누군가 앞에 덩달아 쭈그려 앉았다. 기다려봐요, 다 써가니까. 글씨가 평소에도 악필인 찬열에게 글씨가 뭐냐고 다시 써라고 해야 할 선생인데 아무 말이 없자 궁금증에 찬열은 고개를 들었다. OMG! 고개를 들면서도 볼펜을 쥔 손이 움직이다 멈추었고 머리도 다시 멈추었다.
"이제 다 써가? 팔 아프겠다."
"..."
"조금만 쓰고 집에 가. 내가 대신 검사 맡아줄게."
"..."
"너무 늦었다. 가자 집에."
나긋한 목소리, 휘어접히는 눈꼬리하며 조물조물 말하는 입술까지 3요소를 다 갖춘 선생님. 바로 백구다. 아니, 시발 뭐래. 변백현이였다. 백현은 찬열의 손에 들린 볼펜을 빼주고 손을 꾹꾹 눌러주었다. 그리고는 찬열이 써내려가던 흰 종이를 가져가고는 읏차, 일어나서 웃음을 보이고 자신의 가방을 가리켰다. 넋놓고 백현을 쳐다보는 찬열이 부담스러우면서도 머쓱한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찬열과 눈을 마주쳐 헤실헤실 웃었다.
"뭐해, 찬열아 집에 같이 가자고."
"예?"
"가방 챙기고 운동장으로 나와, 열아."
무언가에 홀린듯 같은 표정으로 반에 들어가 가방과 신발을 챙기고 운동장으로 뛰어내려갔다. 반성문 쓸 때에도 기분은 매우 나빴는데 왜 갑자기 좋아지는지 찬열은 아까의 추리를 끼워맞췄다. 이것도 변백현 탓, 저것도 변백현 탓. 모든 것의 원인은 변백현이였다. 교문에 다다르기까지 둘은 아무 말도 없었고 백현은 오른쪽, 찬열은 왼쪽으로 가야했기에 헤어지려던 참에 찬열이 꾹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
"변백현"
"어? 선생님 이름을 막 부르면!"
"쌤"
"ㅇ,응 찬열아."
"데려다줄게요."
"너는 반대편이잖아. 늦었어."
"위험해."
"응?"
백현의 되물음에 아무 말도 없이 백현의 방향, 오른쪽으로 묵묵히 향했고 그 모습을 보던 백현이 같이 가! 하며 쫄랑쫄랑 찬열의 뒤를 쫓았다. 다리 길이부터 차이가 나는지 찬열이 걸을 때 백현은 뛰어야했다. 그거에 힘이 들어 백현이 헥헥거리며 멀뚱히 서있었다. 뭐해요, 응? 너무 빨리 걷잖아. 손 잡아요. 내밀어진 손을 잡은 백현이 또 다시 헤실헤실 웃었다. 집이 어디예요? 이제 다 왔어! 뭐야 도경수 집 근처네. 백현이 집에 다다르자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찬열에게 손을 흔들었다. 찬열아, 잘 가! 고마워 조심히 가!
백현이 쏙 들어갈 때까지 멍하게 쳐다보던 찬열이 집으로 향했다. 꽉 잡고 있어서 아직도 남아있는 온기를 간직한 채.
[야오세훈]
[ㅇ]
[ㄴㅏ좋아하는사람생김]
[변배켠보다안예쁨ㄲㅈ]
[존낭예뻐ㅅㅂ]
[헐누구임]
[안갈켜줘ㅋㅋ]
찬열은 세훈과의 문자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백현을 생각했다. 백현을 생각하면서 흐뭇하게 지어진 웃음의 의미도 이제 알아차렸겠다. 오늘 밤은 왠지 백구가 꿈에 나올 것 같았다.
아 변백현, 찬열은 침대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 백현처럼 헤실헤실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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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왤케망한것가툐ㅠ
빠른전개죄송함다
제가글은첨써봐스요ㅠㅠㅠㅠㅠㅠㅠㅠ아우짬이망한걸
암튼봐주시는모든ㅁ분들감사합니다람ㅈ뉘
암호닉다기억하고있쬬사랑함다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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