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치는 여름의 방학이 끝나고 개강을 했어. 시끄러운 매미 소리도 줄어들고, 끓는 듯한 더위도 멈추는 듯하고. 선선한 바람도 많이 불어.
1학년 입학식 전 부터 친한 박지민이 군대를 갔다가 복학하는 날이기도 하고, 가끔 군대 면회도 갔지만 또 학교에서 보는 기분은 또 새삼 달라.
새내기들도 많이 들어오고, 학년의 거의 끝 번에 서게 된 너와 박지민. 너는 3학년 2학기를 준비하고, 박지민은 1학년 2학기를 준비하는 거야.
오랜만에 학교에 오더니 친구들과 못다한 얘기도 하고, 괜히 엄마 미소도 지어져.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가 너와 눈이 마주치면 눈이 초승달 모양이 되게 웃어.
가끔 나이 많은 오빠들이 아직도 박지민이 너 좋아하냐며 놀리곤 했지만 본인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아닌데 뭘 좋아하냐며 웃어넘기기도 하고.
그러면 가끔 굳는 표정을 보이는 박지민에 가끔 당황하는 건 네 몫. 그 동안 장난으로 오빠 돌아올 때 까지 남자친구 사귀지 말아라. 했던 생각도 나고.
새로 들어온 남학생이 네게 고백을 해왔지만 아닌 것 같아 만나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냥 친하게 지내는 중. 가끔 학식도 같이 먹고, 공강 시간에 같이 놀러도 다녀오는 정도로.
그 장면을 몇 번 보여줬더니 박지민이 잔뜩 화가 나서 그렇게 얘기해. 넌 그 남자애가 아직도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같이 놀러다니냐고.
그러다 또 고백하면 어쩔 거냐고, 선을 그으려면 확실히 그으라며. 다짜고짜 화만 내는 박지민에 이해가 안 되는 너도 같이 성질을 내.
너 군대 갔다 오더니 사람 무시하는 게 심해졌다고. 그렇게 얘기하면 마음이 편하냐고. 왜 갔다 오더니 더 멀어진 거 같냐고.
둘 다 서로 못 참아서 터진 말들에 서로 미안함과 상처를 가지고 기숙사로 돌아가. 저를 아래로 불러내는 박지민에 투덜거리며 아래로 내려갔는데.
제가 1학년 때 한참 사려고 아르바이트 하다 다른 곳에 돈을 다 쓰고, 못 산 구두가 바닥에 놓여있어. 뭔가 하고 보니. 박지민이 네 발을 구두에 신겨주며 그래.
"아무도 안 사귀고 있었다며, 꽃신이야. 내가 군대에서 돌아 올 동안 아무도 안 만난 상이야."
돌아와서 신겨주는 꽃신이 아니라.
그 동안 숨겨왔던 지민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꽃신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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