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살던 정 들었던 집을 떠나서 조금 멀리 이사오게 된 너. 낯선 동네라도 이사했다는 기분에 하나라도 도울 일이 없을까 하다가.
이웃 집에 떡이라도 돌리라는 엄마 말에 신나게 달려. 비록, 차림은 그냥 편하게 입는 티하고 운동복 바지에 질끈 묶은 머리지만 아랫집, 윗집 다 돌아다니며 떡을 나눠줘.
이웃들이 다 착하고 좋은 거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아져. 남은 떡 하나를 들고 옆 집 문을 똑똑 거리는데, 아무도 안 나와.
혹시 못 들었나 싶어서 벨을 누르려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나와.
너의 똑똑거림이 잠을 깨우기라도 한 건지 표정은 한껏 찌뿌려지고 미간엔 주름이 잡혀서 감정 없이 쳐다보는 거야. 순간 쫄았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건네. 옆 집에 이사왔다고, 잘 지내보자고. 잠을 깨운 거면 미안하다는 소리도 빼놓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고개만 까닥 거린 그 사람이 들어갔고.
시간이 좀 흘러 이사온 집에도 적응을 하고, 새로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도 적응을 하고, 그런데 엄마가 학교에 다녀온 너에게 한마디를 해.
근데, 다른 집은 접시를 다 돌려줬는데 옆 집만 안 왔네? 좀 가서 받아올래? 뭐, 그걸 어떻게 받아오냐며 투덜대던 너지만 그래도 받는 게 맞다는 생각에 옆 집으로 향해.
또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잠에서 막 깬 듯한 그 사람이 나와. 뭔가 깜빡 까먹은 듯한 표정으로 미안하다는 말만 연발하면서 접시를 가지러 들어가는 거 같아.
밖에서 바닥을 신발코로 툭툭 차며 기다리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초코파이가 잔뜩 쌓여있는 우리 집 접시를 주면서 얘기해.
"이제야 받으러 왔네. 초코파이 줘서 보내니까 다른 음식도 가져다 줄 거지? 그럼 또 접시 받으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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