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과 함께 들으셔도 좋습니다-
'야-오늘은 성공했냐?'
식판을 한 손에 들고 힙합스타일로 인사를 해 오던 세훈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언가에 넋 빠진 듯 숟가락을 입에 물고 오물거리고 있는 백현을 보자 ' 이 새끼 또 까였어. 불쌍한 놈.' 혀를 끌끌 차며 급식판을 백현의 앞 자리에 내려 놓았다. 어째- 존나 다크다크한 분위기 풍기면서 구석에 쳐박혀 있더라니. 세훈이 눈을 굴려 주위를 슥- 둘러보니 변백현 반경 4m 내에는 아무도 자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백현은 숟가락만 빨고 있고, 아- 시발. 먹다 체하겠다.
"야, 변백현놈아."
몇 번을 불러도 대답없는 백현에 국을 퍼먹던 숟가락으로 이마를 한 대 졸라 쎄게 때릴까.. 하다 변백현 이마를 때린다-> 변백현의 개기름이 내 숟가... 까지의 공식이 성립되자 눈 높이 까지 올라갔던 숟가락을 바로잡고 다시 맛있게 국을 퍼먹었다.
" 아.. 박찬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백현은 갑자기 히- 하고 미소지었다. 소름돋는 백현의 모습에 세훈은 식판에 쳐박고있던 고개를 슬쩍 들며 '미친 새끼..' 하고 중얼거렸다.
![[찬열X백현]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내가 어떻게 싫을 수 있지?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422/1504245d6c6074f1c19d83e91a8617b2.gif)
"박찬열 잘생겼어..."
아- 뉘에뉘에- 니 그 멋진 박찬열님이 언제는 안 잘생겼던 적이 있으십니까,
"그래서, 오늘은 박력있게 성공했냐?"
아니-.. 그건 아닌데.. 백현은 급 우울 모드에 빠져 중얼중얼 거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것도 잠시, 갑자기 백현은 예의 그 넋빠진, 세훈의 말을 빌리자면 정신나간, 웃음을 흘리며 헤실거렸다.
"근데-"
".....?"
"오늘은 좀 달랐어."
"뭐가."
"뭔가, 찬열이가 날 보는 눈빛이 달랐다니까? "
허공을 바라보며 바보처럼 웃는 백현에 세훈은 위장 깊숙한 곳에서 지금까지 먹었던 급식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근데 까였잖아."
아니, 이 씹새끼가.
시발. 오늘은 달랐다고-.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는데.. 원래 더 대차게 까였는데, 오늘은 좀 덜 까였어.
드디어 밥을 퍼먹으려 하던 숟가락을 다시 입에 감싸 물었다. 아까 진짜 좋았는데.. 나랑 찬열이랑 아이컨택도 하고.. 또..
#
"나랑 사귀자, 찬열아. 응?"
밑에서 저를 올려다보며 방긋방긋 웃고있자 찬열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부끄러워 시선을 슬쩍 피할 때 쯤 찬열은 그 잘생긴 입술을 달싹였다.
"....싫어."
으윽- 역시나, 오늘도. 안그래도 처진 눈꼬리가 더 처지는 것이 느껴졌다. 울상을 지으며 내린 시선을 다시 맞추려 고개를 드는 순간 찬열의 시선과 묘하게 어긋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날 보고 있다가 급하게 시선을 책에 두는-..
"찬열아, 요즘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어."
그리고 나 좀 봐 주고..
"이 거 핫팩이니까, 가지고 있어. 내가 아까 학교오면서 열심히 흔들어 놨으니까 따뜻 할거야-"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데워진 핫팩을 찬열의 책상 위에 놔두고는 시계를 힐긋 쳐다 보았다. 아, 좀 있으면 종 치겠다. 나 갈게- 자리에서 일어나 뒷 문으로 향했다. 나가려 뒷 문을 열어 젖힐 때 쯤 떠드는 소리, 시끄러운 소음 사이로 낮게 울리는 하나의 음성이 귀에 박혀왔다.
"핫팩, 고마워-..."
문고리를 잡던 손 끝이 일순간 멈칫하였다. 내가 잘못 들은거겠지 싶었다.
"..백현아."
눈이 동그랗게 떠지고 아무런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서른여명의 사내자식들이 떠들고 뛰어다니는 교실이지만 머릿속에선 둘 만 있는 것 같이 주변이 하얘지고, 조용해지는 것을 느꼈다.
잘못 들은게 아니야-. 라고 말해주듯 내 이름을 부르는 찬열에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을 뻔 했다. 문을 잡고 있어서 망정이지.. 쪽팔릴 뻔했어. 그리곤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생각들에 눈을 꾹- 감았다 떴다. 찬열이가, 내 이름 불렀어. 고맙다고 해줬어. 으- 내 이름 부르는 찬열이 섹시해.. 인생살이 17년 살면서 내 이름이 이렇게 섹시한지 처음 알았어...아,미친. 욕나오게 좋아..
쿵쾅거리는 가슴에 숨을 가다듬으며 벌개진 얼굴로 뒤로 빙글 돌아 찬열을 보았다. 비록 찬열은 날 보고 있지는 않지만, 근데 지금 보면 무지 쪽팔릴 것 같아. 차라리 다행이지. 하지만 터져나오는 웃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주책없는 입꼬리는 하늘을 찌를 듯 위로만, 계속 올라갔다. 그치만.. 정말 너무 너무 좋은걸.
"응- 찬열아. 나도,"
나도, 고마워 내 이름 불러줘서.
"갈게!"
종이 치는 소리와 함께 무작정 뒷 문을 닫고 나와 버렸다.아직도 후끈한 느낌에 차가운 복도 벽에 기대어 섰다. 더워- 화끈거리는 얼굴에 손부채질을 열심히 하고, 손등을 발그레한 볼에 갖다 대었다.
오늘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았다.
#
백현이 붉어진 얼굴로 밝게 웃으며 뒷 문을 나갈 때, 아니 백현이 까꿍- 하며 밑에서 저를 쳐다볼 때, 그 때 부터 뻣뻣하게 굳은 찬열이 그 뾰족한 귀를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게 물들인 것을 백현은 알고 있을까. 슈렉의 고양이 처럼 귀엽게 똘망한 눈동자로 올곧게 자신만을 바라보는 백현에 일순간 멍해졌다. 찬열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귀만 붉히고 책의 활자만 주구장창 읽는 것 이었다.
백현이 후끈 거리는 얼굴을 식히려 손 부채질을 하고 있을 그 때, 찬열은 한 손에는 백현이 준 따뜻한 핫팩을 꾹 쥐고, 넘어가지 않는 한 페이지만 하염없이 읽고 있었다.
핫팩 때문인지, 백현이 때문인지- 찬열의 얼굴은 더욱 더 붉어져만 갔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ㅎ... 2편 되게 빨리 들고 왔네요ㅎㅎ
사실 제가 연재 속도 엄청 느린데 2편 까지 써놓은 김에 이렇게 올립니당!!!!
3편은 과연 언제 다써질지..
댓글 주시면 정말 좋을 텐데 .....☆☆ 정말 힘이나요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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