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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맞아여...

 

-

 

 

 

비가 그쳤다, 고 생각했다. 그것은 고작 생각에 미쳤지만 곧 그것이 현실로 다가온 것은 그의 연인이 죽은 것과 마찬가지의 충격이었다.

 

 

 

 

 

 

찬디 리버스

 

 

 

 

 

 

 

 

 

 

 

 

 

 

정말 지독하게 비가 왔다. 비는 자고로 내릴 때 우악한 소리를 내며 나름 천박한 자연재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라는 것은 곧 나를 옭아매는 매개체 중 하나였고 그 매개체는 어떤 것과 함께 작용을 했다. 믿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끝에는 결국 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것을 알고있기때문에 금방 포기하고 몸을 늘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비와 함께 있으면 언제든지 정신을 잃고 말았다. 금방과 같이.

 

 

"도경수!!!"

 

 

그러면 그 사람이 뛰어온다. 그 긴 허우대를 뭐가그리도 급한지 아주 힘겹게 눈꺼풀을 떠 피식 웃는다. 뛰어오는 모습이 퍽 우습다.

 

 

 

 

항상 같은 식의 반복이었다. 나는 비가 싫었고 찬열또한 비가 싫었다. 우리는 어렸고 어리석었다. 단지 그 이유뿐이었다. 어렸고 어리석어서 비라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나는 비만 내리면 이유 없이 아프곤 했다. 머리가 양 옆에서 누가 밀고있는 듯 쪼그라 드는 것 같았고 온 몸에 쥐가 난듯 바르르 떨렸다. 그러면 밭은 기침을 내뱉고, 몸을 심하게 떨며, 더 해서 구토나 심지어는 쓰러지기도 했다. 나에게 비는 그랬다. 아주 우악하고 천박하지만 결국엔 무서운 것이었다.

 

 

"괜찮아?"

"놔."

 

 

찬열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나 그가 실망을 하고 또, 나에게 기대를 했는지. 우리는 연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한참 어릴때였다. 다섯살이었나. 노란 유치원 복을 입고있었던걸 보니 아마 다섯살이었나보다. 그 날을 유치원에서 토마토 농장에 토마토 수확 체험을 하러가는 날이었다. 찬열은 주머니에서 제 주먹만큼 큰 토마토를 두개 꺼내어 흙을 슥슥 닦았다. 선생님 몰래 가져온거야. 순수한 찬열은 식, 웃으며 경수에게 그 토마토를 하나 쥐어줬다. 찬열의 주먹 만하던 토마토는 결국 경수 두 손에 얹혀졌다. 아까보다 토마토가 더 커진 것 같다.

'우리 나중에 결혼하는거다!'

그리고 경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러자. 우리 꼭 결혼하자.

 

분명 다른이었다면 웃어넘길 유년시절의 유사한 추억이지만 나에게는 그 토마토와의 약속이 꽤나 효과가 있었나보다. 자신과 찬열은 결혼 할 것이라는 자신감과 든든함, 그리고 그 뒤로 조금의 부담감도 있었다. 사실 나에게만 그것이 작용한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것은 찬열또한 나에게 결혼할 상대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약은? 먹어야겠어?"

"신경 꺼."

"야 도경수."

 

 

나는 늘 찬열에게 차갑다. 이 속내를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말 걸지 마."

"할 말 있어."

"난 없어."

 

 

나는.

 

 

"너는, 내가 아무리..."

"말 걸지말라고!"

 

 

죽을 날이.

 

 


"도경수!!"

 

 

 

언젠지 알고 있거든.

 

 

 

찬열이 결국 소리를 질렀다. 비가 오늘날이면 녹진녹진하게 붙어있는 경수를 알면서 찬열이 소리를 질렀다는 것은 이성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찬열은 우악스럽게 경수의 팔목을 잡고 얼굴을 마주했다. 꿈틀거리는 눈썹이 화가 남을 말해줬다. 경수는 겁을 먹을법도 한데 표정은 이상하게도 여유로웠다. 마치 종당에는 화르르 허무하게 불이 꺼지 듯 찬열도 꺼질것을 알고있다는 것처럼.

 

 

"왜이렇게 이기적이야."

"나 원래 이기적이야. 알고있잖아. 박찬열 너도."

"나는 너한테 최선을 다 하고 있어."

"알아."

"나는 너를 배려하려고 해. 너 때문에 모든 걸 다 포기했어. 대학, 가족, 친구, 사회. 그리고 심지어는 나도 포기했어."

"그래서?"

 

 

찬열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경수의 말은 찬열의 머리를 푹 찔러들어왔다. 순식간에 총에 맞은 듯 온 몸이 너덜너덜해졌다.

 

 

 

"내가 언제 너한테 배려해달래? 너한테 모든걸 다 포기해달래? 날 위해서 살아달래? 아니잖아?"

"씨발, 도경수."

"그런데 넌 왜 항상 네 멋대로야. 이렇게 날 챙겨주는건 고마운데."

"....."

"이건 예의가 아니야. 남의 동의도 없이 니 멋대로 생각하고 니 멋대로 행동하고."

"....."

"니 멋대로 속박하는거."

 

 

 

찬열의 손에 힘이 풀리자 경수는 자연스럽게 손목이 떨어졌다. 온 몸이 욱신거린다. 오늘은 아무래도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할 것 같다.

 

 

 

찬열에게는 어쩔 수 없이 차갑게 구는 것이다. 사실 찬열이 몰래 밤잠을 설치며 흐느끼고 있을 때면 뒤들돌아 안고싶다. 한 아름 안아서 엉엉 울고싶다. 좁은 방안인 눈물로 가득 차 잠겨 죽어버릴 때 까지. 그러면 행복할까.

왼쪽 팔뚝 안쪽에는 희미하게 숫자가 써 있다. 3.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 결국.

 

 

 

 

"박찬열."

"어?"

"너 나 좋아하냐"

 

 

그럼 찬열은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씁쓸하다. 카카오 99% 초콜렛을 한 웅큼집어 입에 넣은 것 같아 씁쓸하다. 너에게 주는 내 사랑도 씁쓸하다.

결국에는 불에 타 없어질걸 알면서도. 씁쓸한 이 사랑을 그냥 입에 주워담는다. 그래야 너는 나중에 이 한웅큼의 초콜렛을 먹지 않을테니까.

 

 

"나 여행가고 싶다."

"바다?"

"글쎄."

"바다면 같이가자. 나 바다 좋아한-"

"혼자 갈래."

"비오면?"

"...."

"우기잖아."

 

 

찬열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따라갈까?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그럼 여행이 무슨 소용이야. 이리도 부딪혀보고 저리도 부딪혀봐야지.

찬열이 웃는다.

 

 

"요즘 왜이렇게 부드러워."

"뭐가."

"전엔 까칠하더니."

"싫냐?"

"결혼하자"

 

 

평소라면 닥쳐.하며 웃을 수 있는데 대답을 할 수 없다. 찬열아.

 

 

 

+

 

 

 

 

마지막 날이다. 정말 마지막 날. 환생이라는 것은 미친듯이 달콤하다. 나는 그래서 환생을 택했다. 새카맣게 어린 찬열을 내려다보며 나는 환생을 결심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이었다. 우리는 어렸고 어리석었다. 나는 우산을 좋아했다. 비를 맞는 것을 좋아했다. 우산을 손에 쥐고 머리위로 떨어지는 비를 좋아했다. 언제든지 막을 수 있는 우산이 있지만 나는 괜찮았다. 그리고 그 버릇은 이내 빨갛게 물들어 꽃송이를 흩뿌렸다. 횡단보도의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본다. 어쩜, 어린앤데.... 안타까워하는 음성과 연민을 주는 눈치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119나 112에 신고를 해주지 않았다. 나를 치고 처참히 돌아가 버린 뺑소니는 그 날 두 다리를 쭉 펴고 잠을 잘 수 있었을까. 어린 아이를 치고 가버린 아이를....

 

나의 장례식은 이틀을 걸쳐 진행되었다. 부모가 없는 나를 길러준 찬열의 부모님은 결국 이틀장을 열었고 찬열은 한없이 울기만 했다. 픽픽 쓰러지기도 했으며 떼를 쓰기도했다. 경수, 경수 데려와, 응? 엄마, 말, 말, 잘들을게! 어머니는 가엾인 찬열을 안아주었다.

가슴이 뻥 뚫린 나는 팔 한 쪽을 잘라냈다. 그것을 노예계약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왼 팔에 새겨진 날만큼 살 수 있어. 쪼그마할때 죽었으니 세상에 한이 많을 수밖에. 그 뺑소니 잡으려고 들지마. 너만 속상해. 그리고 비오는 날은 죽은 날 처럼 아플거야. 그래도 비 오는 날 죽은걸 감사히 여겨. 햇빛 짱짱하게 든 날 죽은 사람들은 거의 하루종일 아파. 비나 눈 오는날 빼고 낄낄.'

 

왼팔에서 들려온 음성이었다. 그가 누군지는 모른다. 나는 결국 찬열의 곁으로 내려왔고. 간 밤에 찬열와 함께 집을 뛰쳐나온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박찬열."

"왜 자꾸 불러."

"박찬열."

"아 왜!"

"박찬열."

 

 

찬열은 결국 나를 돌아보았고. 나는 울먹거렸다. 코가 시큰하네.

 

 

"키스해줘."

 

 

말을 끝으로 다가온 찬열의 얼굴이 생소하다. 들짐승 같기도 했고 하얀 도화지 같기도 했다. 찬열아. 손가락이 서서히 저려온다. 비는 오지 않는다. 어제는 정신이 혼미했다. 점점 숨이 가빠오고 찬열의 느낌이 아득하다. 난 팔뚝의 숫자를 보고 결국 여행을 포기했고 찬열과 함께보내기로 했다. 그 편이 찬열에게는 더욱 잔인한 일이겠지만 끝까지 이기적인 나는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넌, 그 초등학교때 있었던 일 믿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 죽었었잖아. 차에 치여서. 7884."

"아, 응, 믿지."

"그럼. 내가 지금 없어져도 믿겠네."

"응, 믿지."

 

 

너는 덤덤하다. 나는 너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사실 뺑소니 아니야 찬열아. 찬열이 웃었다. 알아. 나는 그제서야 너의 품에 안겨 시원하게 울 수 있었다. 환생 이후 처음 겪는 일이었다.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찬열의 어깨가 젖어올때까지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었다.

 

 

 

 

그리고 모든 감정은 어린 날의 감정과, 조금은 생소한 감정과 점점 닮아가, 결국에는 연소되었다.

 

 

 

 

 

 

 

 

7884. 찬열의 아버지의 차 번호였다. 그리고 경수를 친 뺑소니 범의 차였다. 그 범인이 찬열의 아버지 차를 훔쳐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굣길에 천천히 따라오던 승용차는 경수를 계획하고 쳤다. 그는 눈엣가시였다. 찬열의 아버지는 경수를 그렇게 생각했다. 어린것이, 애미애비잃어 남의 집에 얹혀산다. 퍽 미웠다. 그래서 그랬다. 어린 아이는 미웠다.

 

 

 

찬열은, 비를 맞으며 생각했다. 환생은 존재한다고. 그리고 나도 환생을 할 것이라고. 비가 오며 온 몸을 내치는 바람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경수는 이 바람을 맞아본 적 없겠지. 찬열은 그닥 슬프지 않았다. 경수가 또 한번 환생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아, 여기서 환생은 찬열의 눈 앞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땅으로 환생이 아니라, 찬열이 위로, 위로, 끝없이 위로 가는 것도 포함된다. 그것도 경수를 만날 수 있는 환생의 방법이니까.

 

 

 

 

 

 

아, 바다는 푸르렀다.

 

 

 

 

 

 

 

 

 

 

 

+)해석.

 

경수는 초등학교4학년 때 비오는 날 뺑소니로 죽음 (여기서 뺑소니 범인은 찬열의 아버지.)

죽었던 경수는 하늘에서 울고있는 찬열을 보고, 환생을 결심함. 일찍 죽은 즉, 요절한 사람에게는 일생을 살게해주는 한번의 기회를 줌.

그래서 왼쪽팔을 악마에게 잘라내어주고 환생을 하게 됨. 대신 죽는 날이 왼쪽팔에 적혀있음.(왼쪽팔은 악마와 교환을 한 것.)

경수가 살아돌아왔다고 믿는 사람은 찬열 뿐. 그래서 모든것을 포기했다고 함.

 

환생을 하고 비오는 날이면 항상 아픔(본문참조)

경수는 죽는 날이 다 되어 죽었음.

찬열은 딱히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음.=자신도 곧 따라갈 것 이라서.

 

 

그리고 마지막 '아, 바다는 푸르렀다' 하고 한 것은 찬열이 좋아하는 바다를 경수에 비유한 것임.

곧 찬열에게 바다=경수

경수는 푸르렀다.

 

대충 이렇게 해석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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