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때문에 오히려 집중이 깨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bgm은 넣지 않겠습니다*
"김여주! 일어나! 학교가야지!"
아 뭔 소리야 엄마..나 이제 21살이야.
"일어나래두? 오늘 새학기 인데 지각하면 어째?"
아야,아야, 아 진짜!
"엄마 딸 올해 21이야! 재수긴 하지만! 대학 입학 할 나이라고!"
"얘가 잠이 덜 깼나, 너 고등학교 입학식 하잖어! 당장 일어나서 씻고 나와."
에이씨..무슨 일 있나, 왜저렇게 나를 깨우려드냐. 수능 끝난 지 얼마나 됐다, 헐.
달력을 보니 2011년 3월. 아닌데..?어제 자기 전 까진 2015년 1월 이었는데?
잠이 진짜 덜 깼나? 눈을 비비적 대다 씻고 나와서 정신 들고 보자 싶어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근데 왜 이렇게 방이 휑하지?
아. 벽면에 다닥다닥 붙여 놨던 포스터들이 싹 다 사라졌다. 이게 뭔 일이야. 엑소! 어디갔어, 내 앨범들!
"엄마! 엄마! 내 포스터들 다 어디갔어! 응? 엑소 다 어딨어어!"
"아 정말 얘가, 뭔 포스터야. 그런거 어디가서 주면 받아오지도 않은 애가. 와서 밥 먹고 빨리 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 2011년 3월 처럼 어제까지는 꽉꽉 엑소 물품으로 차있던 방이 텅텅 비었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식탁에 앉았다. 앉아서 국을 한입 떠 먹는데, 아니 오빠가 왜 여깄어? 오빠 군대갔잖아...
"야 김여주, 너 제발 걔 본다고 우리 반 오지 마라. 엉? 죽어 진짜. 개 쪽팔린다고."
걔라니 무슨 개같은 소리야 오빠... 근데 엑소중에 우리 고등학교 나온 애 있었지 않나?
"오빠. 오빠가 내 포스터 다 떼갔어? 여친 줄려구? 진짜면 너 죽는다. 빨리 말해."
"미친 얘가 뭐래냐, 엑소가 뭔데? 암튼 너 걔 보러 우리반 오면 혀 깨물고 죽을거다. 나 먼저 등교함."
손을 흔들고 현관문을 나가는 오빠는 머리가 길었다. 오빠 머리 밀었는데? 군대 간다고. 오빠가 현관문 앞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시시덕 거린다.
'야 너 임마, 올해 데뷔 한다며? 짜식 축하한다. 어휴 내 동생이 너 보러 다닌다고 난리가 났어 아주그냥."
뭐래 병신이. 니 친구중에 잘생긴 애가 어딨다고. 누구 한명 보러 다닌 것 같긴 한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났다.
방금 전에 오빠가 이름을 말했던 것 같은데 못 들었다. 시발 존나 억울해. 두달 전에 수능 쳤는데 이게 뭐야.
꿈이면 깨어나게 해 주세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영원히 다신 안 입을 줄 알았던 교복을 꿰입었다. 아 이 사이즈 작은데. 진짜 고생했는데 고3동안..
이게 웬 걸? 숨을 못 쉴 정도로 작던 치마가 한번에 쑥 들어갔다. 심지어 마지막칸에 잠궜는데 넉넉해.
진짜 고1로 돌아간건가..? 그럼 엑소도 데뷔하기 전이야?
실감이 안 나서 뺨을 소리나게 짝짝 때렸다. 아 씨발 개 아파.. 꿈은 아닌건가? 꿈이라면 깨게 해 달라구요...
엑소 못 보는데 내가 사는 이유가 어딨냐.
텅 빈 방을 둘러보며 생각을 곱씹었다. 그래도 학교 가면 애들이 알겠지 엑소..
으르렁으로 그렇게 대박 치고 또 중독때도 인기 정말 많았는데.
핸드폰을 찾아 들었다. 세상에 이게 뭐야; 폴더폰? 어떡해 나 진짜 타임워프 했나봐…
놀라움에 입이 헤 벌어졌다. 멍할 시간도 잠시, 밖에서 아빠가 꽥꽥 불러댔다.
"김여주! 가자! 오늘 차 태워줄게! 빨리 나와-"
어,어- 어거지로 대답하고 신발을 구겨 신었다.
신발도 나이키 에어가 아닌 캔버스화. 진짜 내가 입학할때 샀던 신발인데.
차에 올라타서 노래를 들으려 오디오를 켰다. 무의식적으로 엑소노래를 찾았다.
"어? 아빠 엑소노래 없어?"
"응? 엑소가 뭔데?"
흥얼거리던 아빠가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빠 왜,왜 이래 어제까지는 중독 괜찮은 것 같다면서 맨날 틀고 다녔잖아,
"딸- 다 왔어. 모르는 애들 많다고 기 죽지 말구, 첫날인데 잘 하고와-"
"응 아빠, 고마워."
...아빠..내 기억에 나는 첫 날부터 눈 마주쳤다고 나 갈구는 여자애 머리채 잡았던걸로 기억해.
암튼 긴장해서 학교로 들어갔다. 그럼 나 학교 6년 다녀? 진짜 좆같다 고3이 두번이라니...수능을 세번 친다는 건가..
엑소 보면서라도 참아야지. 배정된 1학년 나 반에 들어왔다.
아직 나 반이면 2반이겠지, 나 원래 1학년때도 2반이었으니까. 익숙하지만 앳된 얼굴들이 빽빽하다.
옆 자리에 앉은 예진이에게 말을 붙였다.
"안녕?"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는데.
"어..안녕...하하.." 이러는 거다. 맞다 얘 낯 엄청 가렸었는데.
"저기 너도 엑소 좋아해?"
첫날에 위아원을 하는 당당함.
"응? 무슨 소리야..? 엑소가 뭔데?.."
아..주여...제발.....난 우리 가족이 잠시 정신이 나간 줄 알았다. 말 그대로 멘붕.
"엑소가 뭐냐니? 너 어제까지 나랑 같이 빨았잖아, 경수..."
"미,미안 난 그런애들 몰라." 하고는 얘도 폴더폰을 꺼내 열었다 닫았다 열었다 닫았다 한다.
아 맞아. 지금 2011년이었지 씨발.
세상에서 엑소를 아는 게 나 밖에 없다는 게 조금 우울했다.
사실 많이. 어제까지 그리 빛나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모든 이가 모르는 사람들이 돼 버리다니. 존나 우울해.
"어 아냐, 나 좀 잘게. 선생님 오면 깨워줘."
엎드려서 멍하니 생각을 했다. 그럼 세상에 엑소를 아는 건 나 밖에 없고 아직 데뷔도 안했다 이건가?
아 복잡해 진짜. 그럼 그 멋지던 순간을 아는 게 나 밖에 없다는 거잖아.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하는 순간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고개 안 들어도 알아. 이미자 쌤이겠지 뭐,
고1 첫 담임이 이미자라니... 저 쌤 완전 싸이콘데. 할머니가 저렇게 거침없다니.
"거기 엎어져 자는 새끼 누구야?"
후 나겠지. 죄송합니다-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불쌍한 척을 하면 저 쌤은 순해진다. 다시 앉으라기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엎드렸다.
반 년간 지금 앉은 이 자리대로 진행한댄다.
에라이 예진이 낯 존나 가린다고..그래서 내가 처음 1학년 반년 내내 적응을 못 했지.
아 몰라, 쌤이 나가자 마자 매점으로 직행했다. 매점을 가는 길에 중학교 동창을 만나 팔짱을 꼈다.
괜찮아 미영아 이런 날엔 친한척 해도 돼.
소시지 빵을 사서 터벅터벅 다시 반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뭔가 있다.
내 3미터쯤 앞에는,
친구들 틈에 끼어서 과자 한 봉지를 사들고 오는 오세훈이 있었다.
헉, 숨이 찼다. 그래 우리오빠랑 같이 학교 다닌...허....오세훈......와.... 나 진짜 다시 만날 줄 몰랐어.
2015년에는 면봉만하게 봤던 오세훈이 2011년 데뷔 전에는 183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근데 데뷔하고 키가 좀 더 컸나, 183은 안 돼는것 같,
오세훈이랑 눈이 마주쳤다.
놀라서 순간 입을 뻐끔거렸다. '엑 소'
오세훈도 눈이 왕방울 만큼 커졌다. 그래 너 데뷔 전인데 그룹이름을 아는 게 믿겨지지 않겠지.
놀란 건 줄 알았던 오세훈이 동그랗던 눈을 반달로 접었다.
그리고 입모양으로, '안 녕'
아....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
커밍 쑨 여러분!! 다음편에 만나요 이건 빙의글이랍니다. 엑소 전 멤버에요.
한 멤버를 만났으니 이제 다른 멤버도 만나야겠죠? +수정 조금 했어요. 재수한걸로 나옵니다!
암호닉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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