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아이] 연애를 한다는 것은 (8)

〈 연애를 한다는 것은 >

W. Arti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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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Bobby

연습실을 도망치듯이 빠져나와 정처없이 길거리를 떠돌아다녔다. 아직까지도 내가 본 것이 과연 진실인지 잘 모를 정도로 머리에 혼돈이 왔다. 하지만 환상이라기엔 너무나도 생생한 너의 신음 소리와 준회의 움직이는 몸, 그 밑에 깔려 느끼는 너. 적극적으로 혀를 감아 키스하는 너. 환상이라면 이렇게 생생할리가 없는데. 차라리 누가 말해줘. 이 모든건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었고, 난 미친놈이며 병원엘 가야된다고.

내가 상상한 게 너무나도 웃기고 말도 않되는 일이잖아. 준회가 너랑 섹스를? 말도 안돼. 그럴리가 없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하지만 내 마음 속에 작은 악마는 속삭인다.

- 왜 너랑 한빈은 돼고 준회와 한빈은 안된다고 생각해? 어쩌면 한빈도 네가 싫어 피한걸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생각해봐, 준회는 키도 크지, 얼굴 잘생겼지, 노래 잘하지, 앞날 창창 하지. 너 보다 낫잖아. 넌 참 자만하고 이기적이구나. 그깟 쇼 한번 우승하고 데뷔 확정되니까 누구나 널 좋아할 줄 알았어?

- 그건 크나큰 오산이야.

" 닥쳐!!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없다고. 한빈이가 그럴리가 없어. 그 애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

- 과연 그럴까? 김한빈은 네 생각보다 훨씬 더럽고 추잡한 사람이야. 너와 똑같은, 아니 이제 더 질 나쁜 회색이라고. 넌 김한빈이 순결한 검음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이제 그만 수긍하지 그래? 김한빈은 널 버리고, 밀쳐내고, 밀어낸후 다른 남자와 잤어. 이정도면 명확하지 않나?

- 이것 까지 꿰뚫어 보지 못한다면 넌, 정말로 인간까지도 아닌거야.

정말 그런건가? 그런거야? 너는 원래 준회를 좋아하지만 내가 드라마의 흔히 있는 악역들처럼 그 사이에 끼어든 거야? 너의 준회만을 위한 몸을 내가 강간하려 든거야? 넌 비련의 여주인공, 난 그런 주인공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남자, 그리고 구준회는.. 그런 여주인공의 손을 잡아 이끌고 종국에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주인공.

- 그 악역들은 원래 많이들 주인공에게 짓밟히지. 처절하게.

악마가 왜인지 살랑거는 음성으로 말했다. 내 머릿속에서 말하는 악마도 사실은 내가 지어낸 상상일 것임에도 왜인지 그가 하는 말은 너무나도 잔혹하고 잔인하다. 하지만 사실임에 한치 오차도 없다.

- 그러니까- 네가 먼저 외면하면 돼. 악역이 되서 주인공들에게 처연하게 밣히느니, 그들과 상관없는 타인이 되면 돼. 물론 같은 팀이라 힘들겠지만, 그들과의 관계를 최소화 시켜. 말도 하지마. 잠은 소파에서. 작사/작곡은 다른 사람이나 작사까지는 네가 할수 있잖아. 식사도 같이 하지마, 연습은 꼭 같이 해야될 부분만 하고. 팀내에서 그들에게만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그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겐 좋은 동생, 믿을 수 있는 형, 천재 래퍼, YG 의 아티스트. 대중들에겐 아이콘의 일원이자 유명한 래퍼가 되면 돼.

- 마치 지나가던 행인 1 처럼 말이야.

소악마가 덧붙였다.

- 그리고 종국에는 그들의 입지를 좁혀, 너 혼자서 주인공을 독식하는 거야. 너에게 크나큰 상처를 입힌 그들에게 복수하는 거지. 빛나는 왕관을 쓰는 거야. 어때? 멋지지 않아? 끌리지 않아? 하고 싶지? 그렇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주인공도 아냐, 리더 자리도 아냐, 빛나지만 무거운 왕관도 아냐. 다만,..그저 한빈이의 사랑, 애정을 원할 뿐인데.

- 아 그만 포기하라니까! 언제까지 구질구질하게 다른 사람을 찾아떠난 짝사랑을 할건데! 정말 지긋지긋하고 구질구질하고 멋 없어! 넌 정말 짜증나는 남자야!

" 뭐야, 김지원. 여기 있었어? "

어? 누구지?

" 진환이 형? 형이 왜 여기에? "

" 글쎄,.. 숙소 나간 세놈이 아직까진 안들어 오길래, 두놈은 이미 잡아넣었고, 마지막 한놈이 안들어 오길래 잡으러 왔다고 하면 설명이 좀 될라나? "

나 때문이군.

" 형, 혹시 김한빈하고 구준회 봤어? 둘이 어때보였어? "

망할놈의 호기심. 이꼴이 나서도 물어보다니. Damn'it!